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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원생들과 장병들의 협연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인 원생들과 장병들의 협연 ⓒ 조수일
늦가을의 청취가 깊어가는 지난 1일 오후, 금정산 밑자락에 자리잡은 사회복지법인 새들원(www.sadeul.or.kr. 원장 김중석, 동래구 온천2동) 잔디밭에서는 색다는 음악회가 열렸다. 새들원 원생과 이곳 출신 대학생,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유빌루스 합주단(단장 허기식, 부산대 강사)'의 여섯 번째 정기 연주회인 '숲속 작은 음악회'에 53사단 군악대 장병들이 초대를 받아 이들과 협연을 펼친 것.

합주단이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으로 공연의 막을 열고 원생들과 장병들은 2시간동 선율로 깊어가는 가을 오후를 수 놓았다. 유빌루스 합주단은 또 장미성(18,동호정보고 3년)양의 바이올린 협주, 손지영(10,풀룻)영과 허정용(9,바이올린)양이 펼치는 2중주에 잔디밭을 메운 관객들로부터 아낌없는 갈채를 받았다.

이어 계속 펼쳐진 음악의 향연에서 홍종대(32) 대위가 지휘한 53사단 군악대 장병들은 영화 주제가 '타잔'을 비롯한 4곡의 음악을 관악기 특유의 웅장하고 힘찬 선율을 선사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새들원 합주단과 군악대원이 함께 무대에 올라 연주한 무용음악과 행진곡 협연이었다. 현악기의 섬세하고 맑은 음과 관악기와 타악기로 이루어진 군악대의 힘차고 패기에 찬 음악이 빚어내는 하모니는 "어느 오케스트라 공연 못지않다"는 관객들의 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관객들이 아쉬움으로 자리를 뜨지 못하자 전 출연진들이 무대와 잔디밭에서 '아침이슬'과 '사랑으로'를 협연. 이날 피날레를 장식하였다.

라틴어로 '환희'라는 뜻의 유빌루스(Ubilus) 합주단과 장병들이 인연을 맺게된 것은 지난해 말 군악대 장병들이 봉사활동차 이곳을 방문하면서 부터이다. 봉사활동 중 원생들이 매년 정기연주회을 연다는 얘기를 들은 홍대위가 함께 공연을 갖자는 제안을 원장이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되기에 이르렀다.

1945년 11월 1일 고 안음전 여사가 설립한 아동복지시설인 새들원은 4세∼18세의 아동 125명이 생활하고 있다. 10여년 전부터 음악을 통해 원생들의 정서순화와 시회로부터 받은 도움을 다시 되돌려주고자 바이올린 등 현악기 위주로 합주단을 구성, 연습을 해오다가 1998년부터 매년 가을 정기연주회를 갖게 되었다.

그동안 병원, 각종단체, 노숙자돕기 음악회 등 매년 10차례이상 연주회를 통해 실력을 키워왔다. 그리고, 여섯 번째를 맞이하는 이번 공연에는 초등학생에서부터 이곳 출신 대학생과 자원봉사자,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19명이 함께 모여 공연을 준비해왔다.

현악기 위주로만 편성되어 다소 아쉬웠는데 군악대의 관악기가 웅장한 힘을 보태 어느 오케스트라도 부럽지 않다는 김종석(70) 원장은 "원생들이 군악대 장병들과 협연을 펼치게 되어 큰 기대를 가지고 연습을 해왔다"며 "연주회를 통해 자신감을 가지는 한편, 절도있는 연주에 강점을 보이는 장병들의 모습과 힘찬 연주실력에 많은 것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군악대장 홍대위는 "그 어떤 연주회보다 보람있는 공연이었고 원생들과의 협연이 1회성으로 그치지 않고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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