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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은 "KBS 몇 개 프로그램이 한나라당 입장에서 불리한 성향을 과시한다고 해서 KBS의 공공성 자체를 궤멸시킨다는 것은 정치를 아는 사람의 자세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도올은 "KBS 몇 개 프로그램이 한나라당 입장에서 불리한 성향을 과시한다고 해서 KBS의 공공성 자체를 궤멸시킨다는 것은 정치를 아는 사람의 자세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 문화일보 PDF
도올 김용옥이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하려는 한나라당의 처사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도올은 문화일보 30일자 '도올담세-한나라 추진 '수신료 분리징수' 정당한가'에서 KBS의 공공성 강화를 주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그는 우선 보수주의자의 정체성부터 언급했다. 본시 보수주의자란 나라의 공공자산 증대를 최고 목표로 삼는다는 것. 공공자산 증대를 통해 국력을 일사분란하게 결집시키는 한편, 민족자결의 국방력 강화를 통해 국가 역량을 강화시키려고 노력하는 게 보수주의자의 원래 모습이라는 설명이다.

'공영방송 지키기 방송연대' 발족
31일 발족... 한나라 방송법개정 시도 저지

범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가칭)'공영방송 지키기 국민연대'(방송연대)가 발족한다.

이번 '공영방송 국민연대'에는 30일 오후 8시 현재 전국언론노동조합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민중연대, 민주노총, 시민연대회의, 문화연대, 전교조, 민변, 전국연합, 참여연대, 4대 종단 등 100여개 단체가 참여 의사를 밝혀왔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오는 31일 오전 11시30분 한나라당 앞에서 '방송연대(준) 발족식을 갖고 한나라당의 정략적인 방송장악 음모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다.

또 방송의 공공성을 지키기 위해 한나라당이 추진하려는 방송법 개악 기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 신미희 기자
그는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의 보수주의는 민족이 빠져 있다"면서 "외세에 의존하는 반민족주의와 반공만을 그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고 미국말만 듣고 미국 흉내만 내는 것을 지고의 가치로 삼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제 그들은 우리나라의 공적 자산마저 허물어 버리려고 광분하고 있다"며 "참으로 국정의 위기를 실감한다"고 개탄했다.

그는 이같은 맥락에서 수신료 분리징수를 위한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안 제출에 대해 "국가대계를 염려치 않는 경박한 처사"라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한나라당이 언제나 야당을 하리라고 생각치 않는다"고 전제한 뒤 "여당이 되었을 때 국가의 대간을 이루는 공적 자산을 허물어뜨려 놓은 그들이 과연 어떤 식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고 반문했다.

KBS 문제는 정책이나 이념노선의 호오와 다른 차원에서 생각돼야 한다는 지론이다. 국가의 공공성 즉 국력 집결과 관계되는 매우 근원적인 문제라는 인식이다. 이에 따라 그는 "KBS 몇 개 프로그램이 총선을 앞둔 한나라당 입장에서 볼 때 불리한 성향을 과시한다고 해서 KBS의 공공성 자체를 궤멸시킨다는 것은 정치를 안다고 하는 사람의 자세일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KBS의 수신료 분리징수는 징수율 저하와 징수비용 증대를 가져와 결국 KBS라는 공영방송을 상업주의의 경쟁구조로 휘몰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나마 유지되었던 공익성이 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한편, 도올은 KBS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61년 개국이래 KBS가 공공성 명분에 합당한 프로그램의 성격과 수준을 유지하지 못했다는 게 대표적인 사례이다. 내부 멤버로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조직 속에서 많은 부조리도 발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지금 KBS는 변하고 있다는 게 그의 평가이다. "오늘 KBS의 움직임은 이러한 부정성을 긍정성으로 바꾸기 위한 노력"으로 해석한 그는 정연주 사장에 대해서 "의로운 다중과 함께 뛰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도올은 "한나라당이 정연주와 코드가 맞지 않는다고 해서 KBS의 공공성 그 자체를 파멸시키려 한다면 한나라당을 파멸시키는 길일 뿐"이라고 단언하면서 "한나라당은 방송법 개정안을 하루 속히 철회하고 폐기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국민들에게 "단돈 2500원에 우리가 누리고 있는 KBS라는 문화적 혜택을 과연 아깝다고 해야 할 것인가"라고 묻고 "영국인들은 BBC를 위하여 월 2만원을 내고 있는데 KBS 수신료를 올려서 우리 사회의 공익성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도올은 "모든 것이 상업화되어 가면 갈수록 KBS와 같은 공영성은 보강되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펄펄 끓는 물속의 얼음조각처럼 급속한 해체의 일로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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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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