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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검찰청송광수안대희팬클럽의 운영자인 정성근(사진 왼쪽 두번째)씨와 회원인 문태석(사진 왼쪽), 박운호(사진 왼쪽 세번째)씨 등 4명은 보약 10첩과 칼국수 1인분, 햅쌀 10kg 1포대를 준비해 검찰에 전달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송짱! 안짱! 보약 햅쌀 칼국수 먹고 힘내세요!"

"송짱! 안짱! 부패정치인과 싸우려면 보약 먹고 힘내세요."

29일 오후 4시30분경.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앞으로 다섯 명의 시민이 찾아왔다. 이들은 최근 정치자금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송광수 검찰총장과 안대희 중수부장에게 '뇌물'이 아닌 '격려의 마음을 담은 선물'을 전달하기 위해 직접 나선 인터넷카페 팬클럽 회원들.

인터넷카페 '대검찰청 송광수 안대희 팬클럽(cafe.daum.net/newgumchal)'의 운영자인 정성근(39·벤처기업 대표) 문태석(46·칼국수집 운영)씨, 박운호(40·영농법인대표)씨 등 4명으로 보약 10첩과 칼국수 1인분, 햅쌀 10kg 1포대를 준비해 검찰에 전달했다.

처음 카페를 개설한 정성근(카페 닉네임: 자유검찰)씨는 팬클럽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지난 24일 9시 뉴스에서 송 총장이 '수사와 관련해 외풍을 막는 것도 검찰총장의 임무다'라고 한 말을 듣고는 갑자기 멍해지는 기분이었다"며 "바로 대검 홈페이지 게시판에 가봤더니 상당한 의견이 올라오는 것을 봤고, 결국 다음카페에 팬클럽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씨는 "카페 회원들은 송광수 검찰총장을 '송짱'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을 '안짱'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면서 "카페를 개설한지 1주일도 안되서 회원수가 500여명이 넘었으며, 연령층도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하다"고 말했다.

"보약, 칼국수, 햅쌀에 부패정치 척결 의미 담아 전달"

송 총장과 안 중수부장의 팬클럽 회원들이 가져온 세 가지 선물은 공무원들이 3만원 이상이면 '뇌물'이 되기에 각각 3만원이 안되는 '선물'.

'보약' 10첩의 경우 팬클럽 회원 중 한의사가 있어 2만9000원에서 3만원 사이로 조제해 보내왔고, '햅쌀'은 2만7500원짜리 10kg 1포대, 칼국수는 칼국수집을 운영하는 문씨의 부인이 직접 만들어 보냈다고 한다. 그리고 이들은 자신들이 준비한 선물에 각각의 의미를 담았다.

문태식(닉네임: 월석)씨는 "칼국수는 여야 구분없이 뇌물을 수수한 정치인들을 검찰의 '칼'로 사정없이 잘라내고, '국수'처럼 길게 오래오래 외압에 흔들리지 말고 끊이지 않게 수사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준비했다"면서 "수사가 잘되면 송짱과 안짱에게 무료로 영원히 우리 집에서 손님으로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운호(닉네임: 박부장)씨도 "보약은 어려운 시대에 부패한 정치인들을 수사하시느라 기력이 쇠진해질까봐 보양하시라는 뜻"이라며 "끝까지 완전히 부패정치인이 정리되는 날까지 수사하길 바란다는 당부의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햅쌀'을 준비한 것에 대해 정성근(닉네임: 자유검찰)씨는 "묵은 정치를 청산한다는 의미에서 묵은 쌀을 드시지 말고 햅쌀 드시고 수사하라는 의미"라며 "네티즌 뿐만 아니라 국민들 모두가 지켜보는 것을 잊지 말고 뇌물받은 정치인들을 사정없이 수사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 팬클럽 회원들이 준비한 선물들. '보약' 10첩의 경우 팬클럽 회원 중 한의사가 있어 2만9000원에서 3만원 사이로 조제해 보내왔고, '햅쌀'은 2만7500원짜리 10kg 1포대, 칼국수는 칼국수집을 운영하는 문씨의 부인이 직접 만들어 보냈다고 한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하지만 팬클럽 회원들이 준비한 선물에 대해 송광수 총장과 안대희 중수부장은 정중히 거절했다.

대검 공보실 관계자는 "(송 총장과 안 중수부장은) 현재 수사중이고 해서 선물을 받은 것은 적절치 않으며, 마음만을 받는 것도 충분히 고마움을 갖고 있다"면서 "충분히 팬클럽 회원들의 마음을 알고 있으니까 정중하게 거절하는 것을 이해해달라"고 전했다.

이에 팬클럽 회원들은 "우리는 팬클럽이기에 부담을 드리면 안될 것 같고, 우리의 뜻을 잊지 말고 수사를 끝까지 해서 부패정치를 청산해주길 바란다"며 "이런 염원을 충분히 전달했으니까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겁지 않다"고 답변했다.

팬클럽 회원들은 준비했던 선물은 잘 보관했다가 수사가 마무리되면 전달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면서 "송짱, 안짱 그리고 검찰 파이팅"을 외치며 밝은 모습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돌아가는 길에도 "검찰 중도에 수사가 끝나지 않고, 수사를 놓고 타협하지 않길 바란다"며 "끝까지 부패정치를 뿌리뽑는 것을 지켜보겠다"고 재차 당부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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