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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썽이 일자 다시 학교로 옮겨 심은 소나무
말썽이 일자 다시 학교로 옮겨 심은 소나무 ⓒ 정거배
지방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학교 관상수를 자신의 집에 무단으로 옮겨 심어 물의를 빚고 있다.

전남 무안군 모 초등학교 김모(57) 교장은 최근 학교 조경공사를 하면서 파낸 소나무와 동백 등 관상수 10여 그루를 무안군 일로읍 죽산리 자신의 고향집 정원에 옮겨 심었다.

특히 이 수목 가운데 소나무의 경우 50년 이상 된 것으로, 높이가 3m 정도로 보존가치가 높고 값비싼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지난 9월 1일자로 이 학교에 부임한 김 교장은 해당 교육청의 예산책정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경공사와 교문 신축 공사를 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부임 직후 예산에 없는 공사진행 논란

이 학교는 주차장을 확보한다는 목적으로 기존 화단 100여평을 없애는 대신 잔디를 심어 운동장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필요한 사업비 3500만원을 교육청 정식 예산이 아닌 기금을 통해 확보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올 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정문 신축공사는 학교 운영위원 4명이 사비를 들여 신축하기로 하고 최근 완공한 상태다.

이와 관련 김 교장은 "지난 9월 부임 직후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조경공사와 정문 신축공사를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학교 체육관이 지역의 중요한 행사 때마다 활용되고 있지만 주차장이 비좁아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어 학교 운영위원회에서 화단을 없애는 조경공사를 하기로 의결했다"고 해명했다.

"잠시 옮겨 심었다" 해명

그는 “공사 과정에서 파낸 수목들의 대부분 다른 화단에 옮겨 심었고 마땅한 장소가 없어 고향집에 잠시 심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장집 정원, 50여그루의 관상수가 심어져 있다.
김 교장집 정원, 50여그루의 관상수가 심어져 있다. ⓒ 정거배
이 학교 운영위원회 박강석 부위원장은 "조경공사 등은 운영위원회에서 하기로 결정한 것이어서 사업 추진상 하자는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운영위원 이모씨는 "당초 조경공사를 무안교육청에서 추경예산을 확보해 추진하기로 했으나 이미 공사를 시작해 예산확보가 어렵게 됐을 뿐"이라며 운영위원들이 앞으로 관련 사업비를 충당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학교 관상수를 교장 집 정원에 옮겨 심은 것과 관련 "당초에는 교장 소유 밭에 임시로 심기로 했었으나 장소가 변경돼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교육청 "학교재산 무단 취득"

그러나 무안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회계상에도 없는 공사를 한 것은 드문 일"이라고 지적하고 "사업비를 충당하는 과정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무안교육청 관계자는 더구나 수목도 학교재산임에도 임의로 교장 집으로 옮겨 심은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25일까지 사실조사를 통해 엄중 문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말썽 일자 학교로 원위치

한편 김 교장은 말썽이 나자 24일 오전 자신의 고향집 정원에 심었던 소나무 등을 다시 학교로 옮겨 심었다. 무안군 죽산리 김 교장의 고향집은 정원만 100여평으로 사람은 살지 않지만 개나리와 철쭉 등 수목들이 심어져 있다.

그런데 김 교장은 전에 재직했던 무안군 일로읍 모 초등학교에서도 3년 전 관할 교육청으로부터 정식 예산을 지원받아 화단 등을 없애고 운동장에 잔디를 심는 등 조경사업을 했던 것으로 밝혀 졌다.

이번 일과 관련, 김 교장의 고향 마을에 사는 김모(71)씨는 "교육자가 나무를 기증하지 못할 망정 학교 나무를 자기 집에 심은 것은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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