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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전 의원
김민석 전 의원 ⓒ 오마이뉴스 남소연
김민석(40) 전 의원의 민주당 복당이 가시화되고 있다.

헤럴드경제의 10월 21일자 기사에서 김민석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을 떠나면서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하나가 되자'고 강조한 입장에서 어쨌든 복당은 원칙적인 방향이고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며 "정국이 다소 어수선하긴 하지만 아무리 늦어도 이달 중에는 민주당에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대선 선거 전날 정몽준 후보의 노후보 지지 철회 사건 이후, 한 때는 정치를 그만둘 생각까지 했다는 김민석씨가 다시 정치인으로 돌아올 날도 멀지 않았다.

현재, 김민석씨가 복당을 원한다는 민주당은 분당 이후 노령화 된 것이 사실이고 또한 언제부터인가 개혁세력으로부터 '한나라당의 2중대'라는 비판까지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민석 의원의 민주당 복당은 내년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세 과시와 스스로의 색깔 정립을 위해서도, 그리고 자숙의 시간을 끝내고 기회를 바랬던 김민석씨 개인에게도 필요한 일일 수 있다.

김민석씨 입장에서는 2004년 총선을 여섯 달 정도 앞둔 시점에서, 더군다나 재신임과 이라크 파병, SK 비자금으로 정국이 뒤숭숭한 이 시점이 조용히 민주당으로 복당할 가장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대선이 끝난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현재의 정국이 아무리 어수선하더라도 김민석씨의 민주당 탈당으로 인한 충격과 선거 전 날 정몽준 의원의 노무현 지지 철회로 인한 충격이 아직 유권자들의 머릿속엔 선명히 남아 있다. 그 때 우린 김민석씨의 "정치적 생명은 끝났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했고, 어느새 김민석씨는 철새 정치인 '김민새'로 인터넷에서 조롱당했다.

그의 인터뷰 기사 언론에 소개될 때 마다 그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안티 김민석' 세력으로부터 자숙하라는 도배글이 이어졌다.

김민석씨는 자숙의 시간이 충분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내년 총선을 그냥 지나치면 또 다시 몇년을 기다려야 한다는 조바심이 생겼을 수도 있다. 여덟달 정도되면 유권자들이 이미 다 잊어버렸겠거니 판단할 수도 있다. 또 한편으로 단순한 판단 착오로 인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이 단절되는 것은 너무 억울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그가 쉽게 말해 왔던 그 때의 '판단 착오'는 아쉽게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과 과정의 옳고 그름은 필요 없다'는 논리와 닮아 있다. 그는 지금까지 함께한 정치적 동지들마저도 쉽게 배신하고 마는 이른바 '철새 정치인'의 표상이 되어버렸고, 언제나 자신의 판단을 국민과 유권자의 판단으로 포장해버리는 기성 정치인들의 아집과 닮아있다.

지금 이 시점에서 다시 복당을 언급하는 것은 (신물나도록 지겹게 보아왔던) 물의를 빚은 정치인들이 슬그머니 정계 복귀하는 것과도 일치한다. 그의 정치적 참신함과 젊음, 그리고 그가 가져올 개혁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에 예전 정치인들에게서 느끼던 감정보다 훨씬 더 큰 실망과 절망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그가 복당을 선언했다. 아니 복당 선언 전부터 이미 그는 정치적 활동을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노무현 정권은 제왕적 독재 코드이며 재신임은 불필요하다는 그의 정치적 발언은 결과적으로 거대 야당인 한나라당의 입지를 강화시켜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민석씨는 민주당으로 복당행의 근거를 "잠시 헤어졌다가 다시 하나가 되자했으니 복당은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의 모습은 뉴스를 보다 채널을 돌리게 했던 예전 정치인들의 지독한 '아전인수'와 '뻔뻔스러움'과 다를 바 없다.

복당을 선언한 김민석씨는 필자가 판단하기에는 민의를 읽지 못하고 근시안적인 것에 집착하며, 정치적 승부를 던져야 할 적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어느 인터뷰에선가 그는 "정치를 다시 시작하면 한 걸음 한 걸음을 무겁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그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이것이다.

"제발 정치를 다시 시작하기 전부터 무겁게, 한 걸음 한 걸음 무겁게 생각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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