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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가 인터넷 소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그럼에도 인터넷 소설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우선 인터넷 소설이 가지는 신선함과 신속성이 요즘 세대들에게 어필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도 오프라인 상에서는 많은 작품이 출판되고 있으며, 여러 출판사에서는 신진 작가들을 뽑고, 매해 최고의 작품과 작가를 찾는다.

그러나 그런 작품과 작가들에 독자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매스컴에 크게 광고되거나, 널리 알려진 작가가 아니면, 그 소설에 관심의 초점이 맞춰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 안의 많은 문학 홈페이지에서는 새로운 글들이 끈임 없이 올라오고 있고, 그 내용 또한 다양한 작가들만큼 다양하다.

사람들은 힘들게 도서관에서 또는 서점에서 책을 찾아보지 않아도, 인터넷 안에만 들어가면, 다양한 소재와 사람을 대상으로 쓰여진 소설들을 만나게 된다. 그것도 무료로 말이다. 그 소설들은 현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고민이 담겨 있으며, 시대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내용들로 충만하다.

이들 소설에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동일화의 과정을 통해, 나의 이야기, 또는 내 주위 친구들, 가족의 이야기를 보는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진다. 그리하여 그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지고 또다시 클릭을 하게 되는 것이다. 다양한 작가들의 다양한 가치관과 사고방식을 만나면서 자신과 맞는 작품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자유로움까지 독자들은 누릴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소설의 분량이나, 내용, 형식이 기성 소설과는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드러낸다. 보통 단편보다도 짧은 소설이 등장하기도 하며, 기성 소설의 두 권 분량의 소설이 연재되기도 한다. 그 이상이 되는 경우도 많다. 대부분 출간된 인터넷 하이틴 로맨스 소설은 두 권으로 묶여 나왔다. 내용은 남, 녀간의 사랑을 노래한 로맨스 소설로부터 추리를 가미한 소설, 사회의 문제에 침작한 작품 등 다양한 작품들이 인터넷에 올라오고 있다.

형식적인 면에선 중·고등학생들의 작품이 여타 기성 소설과 많은 차이를 드러내는데, 이들은 한글의 파괴 등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사건 중심의 서사를 살려 소설의 속도감을 높임으로써, 요즘 세대들의 취향에 발 맞추고 있고, 인물묘사나 장소 묘사들을 자제하여 지루함을 최대한 억제하려 하고 있다. 이 부분이 긍정적으로 작용할는지 아직 확실하게 평가 내릴 수 없으나, 젊은층의 책 읽는 것에 대한 기피의식을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는 가능성에선 긍정적 평가를 내릴 수 있다.

기성 소설은 소설이 완결된 경우, 그것으로 한 소설에 대하여 막이 내려지지만, 인터넷 소설은 번외편을 새로 만들어 독자가 원할 경우, 주인공 외의 인물에 대해 소설을 써 나가기도 하고, 소설이 마감된 그 후의 이야기를 써내려가는 등 자유로운 소설 쓰기가 이뤄진다.

이것은 독자가 소극적으로 소설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차원에 머물렀던 오프라인 소설과는 달리, 적극적으로 작가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소설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능동적인 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에서 인터넷 소설에 대한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6. 인터넷 소설의 전망

앞으로 인터넷 소설이 발전할지, 아니면 쇠퇴할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판단 내리기가 어렵다. 그러나 중국을 통해 우리 나라의 인터넷 문학의 미래를 엿볼 수는 있다. 중국은 현재 인터넷 문학이 차지하는 위상이 상상 그 이상이다.

한 예로 우리 검색사이트의 문학 안에는 온라인 문학의 카테고리가 거의 없지만, 중국 검색사이트(야후 중국) ‘문학 종류별’ 아래에 ‘인터넷 발표문학(網上發表文學)' 카테고리가 있는데, 하부에 관련 포탈 사이트만도 수백 개가 링크되어 있다. 인터넷이 문학 작품을 감상하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등단하는 가장 중요한 수단임을 말해준다.

또한 인터넷 문학 사이트 롱수에는 170만에 달하는 소설이 투고 됐다고 한다.(오마이뉴스) 이것은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인터넷 사용인구와 더불어, 쉽게 작품을 올릴 수 있는 인터넷이 중국의 작가들에게 새로운 터전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독자는 물론, 작가에게도 인터넷이 활발히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소설은 한정된, 신문이나, 문학지를 통해 등단한 작가들만이 쓸 수 있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소수 작가의 작품을 많은 독자들이 감상하였다. 하지만 인터넷이 생기면서 이런 현상은 균열되기 시작한다. 인터넷 안의 문학 사이트는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카페나 커뮤니티 사이트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과 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모여 글을 즐기고 만들어 나갔다. 새롭고 참신한, 또는 엽기적인 이야기로 무장한 소설은 순식간에 사람들의 관심을 촉발시켰다. 그리하여 지금의 인터넷 소설이 유행하게 되었고, 그것이 오프라인으로 출판되기에 이른 것이다.

다음 카페에 들어가 보면, 하루가 멀다하고 자신의 작품을 읽고 평가해 달라는 초보 작가들의 글을 볼 수 있다. 이제는 카페에서 글을 읽는 독자가 바로 글을 쓰는 작가이다.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우리들 모두 참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재미있게 각색할 재주를 가지고 있다면, 작가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글을 읽고 쓰는 것 자체가 하나의 놀이로 정착하고 있다. 기성 소설은 돈을 내고 사서 보던지, 아니면, 도서관에서 빌려 보지 않으면 읽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소설을 읽고 싶으면 사이트를 검색해 들어가면 된다. 거기서 마음에 드는 제목을 골라 읽으면 된다.

지금도 하루에 2∼3시간은 컴퓨터 앞에서 시간을 보내는데, 앞으로는 더욱 그런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고, 종이에 쓰여진 글을 읽기보다는 인터넷 화면을 통해 글을 읽는 빈도가 증가할 것이다. 그것은 인터넷 소설의 이용 빈도가 지금보다 더 활발해 질 것이라는 전망을 낳게 한다.

우리 나라도 중국의 경우처럼,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서 등단하는 경우가 일반화 될 것이고, 네티즌들에게 검증을 받은 작가들이 유명작가 대열에 오르게 될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유명한 작가들은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서 많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인기 있는 작가들이 자신의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지만 그곳에 작품을 등재하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인가, 그런 작가들은 인터넷 안에서 만들어지는 소설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나아가 기피하는 분위기마저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종이로 된 소설을 읽는 독자 상당수가 인터넷 안으로 흡수되어 그곳의 문학 작품들을 감상하고 있는 현상을 간과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호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 하는 것이다.

인터넷 소설이 갖는 문제점, 예를 들어, 수준하락, 장르 획일, 한글 파괴 등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새로운 형태로 발전을 모색하고 있고 이에 대해 독자들이 반응을 하고 있다는 것을, 기성 작가들은 놓쳐서는 안 된다.

또한 인터넷 소설이 안정적으로 발전되기 위해서는 기성 독자들의 온라인 작가와의 꾸준한 교류와 함께 그들을 끌어안고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인터넷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작가들은 겨우 20대 초반이거나, 10대 후반의 젊은 사람들이다.

그들이 꾸준히 자신을 갈고 닦아 나간다면 훌륭한 작가가 될 수 있는 소지가 충분히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설 분야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후배에 대한 투자와 교육이 필요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 10대에게 인기 있는 인터넷 소설이 다양한 층의 독자들에게 어필될 수 있고, 더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이 등장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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