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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후
기자회견에서 이 이사장은 '송두율 교수의 입국과 관련한 나의 입장'이라는 글을 배포했다. 이 이사장은 송 교수의 귀국 추진과 관련해 "송 교수의 초청에 관한 일체의 프로그램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만들었다"면서 "나는 나병식 상임이사의 요청에 의해 단순 동행한데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단순동행' 이유에 대해 이 이사장은 '인간적 차원'임을 강조했다. 그는 "송 교수와 오랜 지인 관계"였고 "외로운 삶을 살고 있는 옛 동료를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KBS의 '한국사회를 말한다'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이 이사장은 "이 프로그램과 관련해 KBS 내 어떤 인사와도 사전에 협의한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직접 출연해 인터뷰를 한 것에 대해 "KBS 이사장 자격이 아닌 해외 민주화운동 경험이 있는 사람의 자격으로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기자회견 말미에 "의혹이 사실이라면 명예와 자존심을 걸고 책임지겠다"며 "이 문제에 대해 끝까지 (진실을)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자회견 시작전 이 이사장은 "가능하면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넘어가려 했는데 팩트도 맞지 않는 얘기를 막 써댄다"며 "조선일보 때문에 이걸(기자회견) 한다"고 말해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해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다음은 이종수 KBS 이사장과 기자들이 나눈 일문일답 내용.

-독일에서 송 교수에게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국내사정을 설명했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국내사정을 어떻게 설명했나?
"한국이 엄청난 민주화와 발전을 하고 있는데 해외에서는 아직도 감지를 잘 못하는 부분이 있다. 여기에 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얘기하려고 노력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참여정부로 넘어오는 과정들. 송 교수가 입국했을 때 참여정부에서 어떤 생각을 가지고 받아줄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는가.
"그 정도로 얘기하지 않고, 우리는 원칙적으로 한국의 실정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리고 국내에 들어오면 조사를 받아야 된다는 것을 분명히 얘기했다."

-가장 첨예한 논점이 송 교수가 김 주석 사망 당시에 후보위원으로 통보 받았는가인데 그 이야기는 베를린에서 오간 적이 있나?
"그 얘긴 나도 매스컴을 통해서 재판과정을 지켜봤기 때문에 아무리 친구사이지만 예민한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는 것이 해외의 관행이다. 그래서 그 부분은 특별히 얘기하지 않았다."

-같이 간 다른 사람들도 그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나?
"그 이야기는 못 들었다."

-현지에서 KBS 제작진이 올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나?
"몰랐다."

ⓒ 오마이뉴스 이승후
-'한국사회를 말한다'는 프로그램을 보면 자격이 KBS 이사장이 아니라 광주대 언론홍보대학원장 직함으로 나왔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실은 여러 번 요청이 들어왔지만 나는 거절했다. KBS이사장이 KBS인터뷰에 출연하는 것이 부적절하기 때문에 수차례 거부했다.

그러나 당시 민주인사들이 대거 들어온 상황에서 한국사회의 분위기 등을 봐서 제작진에서 좀 더 욕심을 냈던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집요한 요청이 들어왔다. 때문에 나는 이사장 자격이 아닌 해외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사람의 자격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혀 KBS 이사장이 아닌 광주대 교수 자격으로 인터뷰를 하게 됐다."

-KBS 일부 간부의 얘기인데, (이종수 이사장이) '송 교수와 해외 민주화 운동 인사들의 입국에 의미부여를 위해서 KBS가 일정부분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증거가 있으면 제시해 보라. 그런 말 한 적 없다."

-그 당시 KBS '한국사회를 말한다'에 출연한 것이 송 교수 개인 때문이었나 아니면, 해외 민주인사들의 전체적인 입국과 관련해 의견을 말한 것이었나?
"그 당시엔 해외 민주인사 수십명이 입국한 상태였었고 국내에서도 환대하는 분위기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는 해외에서 여러 사정으로 귀국을 못한 사람들이 들어오게 돼 개인적으로 기쁘게 생각했다. 앞으로도 한국 사회가 이런 사람들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역량, 발전상이 다른 의견을 가지고 해외에서 살았던 사람들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제는 동북아시대를 지향하는 노무현 정권차원에서 지금까지 소원한 관계에 있는 해외인사들을 끌어안아야 하지 않겠는가라는 얘기를 한 것이다."

-KBS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언제쯤 알았나?
"나는 몰랐다. 왜냐면 나는 이사장이고 수많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걸 내가 어떻게 다 관여하나. 그리고 프로그램 관여는 순전히 PD나 담당자들의 책임이지 그 누구도 관여하지 못하는 게 KBS인데…. 노조에 가서 물어보라. 요즘은 그런 세상이 아니다."

-프로그램이 제작되고 방영된 이후에 국정원 조사나 분위기가 상당히 많이 바뀌었는데, 프로그램을 만든 방향과 이후 상황전개와 비교했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가?
"유감스럽게도 그동안 바빠서 프로그램을 아직 못 봤다. 그리고 내가 인터뷰 했을 때도 어떤 프로그램이 나갔는지도 몰랐고 누가 했는지도 모른다. 사실 거기에 대해 안 적도 없고 무슨 프로그램인지, 언제 나올지도 몰랐다."

-송 교수가 처음에 입국할 때와 조사 후 상황이 국민 여론이 많이 변화됐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한마디로 유감스럽다. 왜냐면 만약 이런 사안들을 우리가 사전에 인지했다면, 적어도 이런 문제들을 최소화시킬 수 있었지 않는가라는 생각이 든다.

73년도 입북문제 및 노동당 가입이 본인이 (판단하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기자회견을 통해서 털어라'고 권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그런 것을 몰랐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송 교수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면서 하나씩 드러나는 사실들이 있고, 이 교수가 몰랐던 사실도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아까 회견문에서 '진상이 밝혀지기 바란다'라는 대목이 있는데 무슨 뜻인가?
"이 사건에 대해 매스컴을 통해서만 알고 있지 송 교수와 얘기를 나누지 못해 개인적으로 당혹스럽다. 어떤게 진실인가 알고 싶다. 나는 이 상황에서 누구를 두둔한다는 차원을 떠나 어디까지가 진실인가를 알고 싶다."

-어떤 프로그램이 제작됐는지 몰랐고 인터뷰를 수차례 거절했다고 말했는데 정황상 수차례 제의가 들어왔을 때는 무슨 프로그램인지 알아볼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KBS 이사장이라는 자리가 한가한 자리가 아니고, 광주와 서울을 오가기 때문에 KBS에 사는 것이 아니다. 한 달에 이사회가 두 번 있다. 많은 사람들이 KBS를 회사와 같다고 생각하는데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KBS 이사들은 막강한 파워를 가진 세력들이 아니다.

확실한 것은 사회에 알려진 것과 같이 막강한 자리도 아니고 KBS가 돌아가는 자세한 상황을 모른다. 상근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밥 벌어 먹고사는 곳은 광주대학교다. 이사회는 가끔 나간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물어보지도 않았고 몰랐다."

-8월26일에 베를린에 갔는데 출국 전 당국과 협의한 적이 있나?
"당국은 고사하고 송 교수를 초청한 기념사업회와도 얘기하지 않았다. 왜냐면 송 교수를 초청하기로 결정하는 곳은 그쪽이었지, 나는 송 교수를 어떻게 초청됐는지에 대한 과정도 몰랐고 이후 프로그램도 몰랐다. 순수한 지인의 입장에서 간 거다."

-송 교수가 입국한 이후에 국정원에서 여러 혐의사실을 발표했다. 혐의점에 대해 사전에 알거나 들었던 것이 있었나?
"몰랐다. 어느 신문을 보니까 부인까지도 몰랐다고 그러더라. 나는 거듭 밝히지만 그런 점을 (송 교수가) 미리 밝혔으면 '이런 물의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면 그런 사정들을 모르고 송 교수에게 '이제는 한국 사회가 송 교수를 받아들일 수 있으니 입국해도 될 시점이다'는 권유를 했나?
"지난 번 (송 교수가) 한국에 오려고 하다 좌절된 적이 있었잖나. 그래서 '이 사람이 한국에 들어오려 했을 때는 자신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도 같은 입장에 있다가 한국에 들어와서 살고 있다. 사실 해외에서 민주화 운동했던 사람들은 한국에 들어와도 큰 문제가 없다. 나도 한국에 들어와서 안기부에서 조사를 좀 받았다. 조사를 받을 때 오히려 내가 해명할 기회가 돼서 조사가 잘 됐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

-송 교수가 '북한 중앙당 김철수'라는 주장이 계속 나왔는데 거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다. 왜냐면 노동당 정치부 후보자리는 상당히 높은 자리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남한출신 해외 인사에게 설마 그런 자리를 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이 교수가 송 교수의 기획입국과 '한국사회를 말한다' 프로그램 제작에 깊이 관여했다는 의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거듭 얘기하지만 KBS의 메커니즘을 모르고 한 주장이고 의도적으로 음해하기 위한 주장이다. 만약 이런 문제가 있다면 내 자존심과 명예를 걸고 책임지겠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삶과 앞으로의 인생을 생각할 때 이런 식으로 살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사회가 이런 문제로 무고한 사람을 매도하고 조직에 흠집을 내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나는 평생동안 사회정의와 인권, 민주화를 위해 힘써온 사람이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끝까지 해명하고 밝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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