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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의 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문화연대 주최로 '지상파방송 연예오락프로그램, 구조적 문제점'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지난 25일 서울 광화문의 영상미디어센터에서는 문화연대 주최로 '지상파방송 연예오락프로그램, 구조적 문제점'을 놓고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 이재환
지상파 방송3사의 선정성 및 가학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문화연대의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방송영상산업 진흥원 송종길 연구원은 "지난 7월과 8월 지상파 방송3사를 모니터 한 결과 10분 단위로 선정적인 장면과 가학적인 장면이 나올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에서 송 연구원이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선정적인 언어 사용 빈도와 신체적인 가학의 유형 빈도 등에서 KBS2가 MBC나 SBS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낸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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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오락프로그램 가학성 위험수위

송 연구원은 선정적인 언어의 기준을 성적 분위기나 성적인 행위 또는 성적 매력을 강조하는 말이나 자막을 의미한다고 전제한 후 "분석결과 KBS2는 성적 분위기를 강조한 언어가 54건이었고, MBC와 SBS가 각각 11건, 25건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또 가학성의 경우, TV출연자(연예인)들에 대한 신체적인 불편을 초래하는 가학행위의 빈도가 가장 높았다면서 "KBS2는 폭력적 가학이 482건, MBC와 SBS는 각각 86건과 191건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어 송 연구원은 "청소년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할 때 폭력적인 가학성의 경우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방송사들은 가학적이고 선정적인 장면을 통해 일회적이고, 비상식적인 즐거움을 주기보다는 다양한 포맷과 형식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분석 결과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이화여대 주철환 교수는 가학성의 기준도 보는 관점이나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제한 후 "폭력성이나 가학성의 '2003년 식(새로운) 해석'이 필요하다"며 "관점의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TV의 가학성이나 선정성의 기준도 보는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으며, 그에 따른 비판이나 대응도 달라 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주 교수는 연예인들의 에드립이나 행위 등이 문제가 될 경우, 시청자 단체나 시청자들은 감시자의 입장에서 제작진에게 지속적인 항의 표시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KBS의 예능국의 오광선 CP도 "PD들도 시청자 단체나 시청자의 의견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면서 "시청자 단체들은 잘못된 담론 문화를 형성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시청자 단체들이 비판을 위한 '비판'에 함몰되지 않아야 하고, 또 시청자의 의견을 대표할 수 있는 대표성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방송사 책임이 더 크다"

그러나 미디어세상열린사람들 윤혜란 사무국장은 일부 연예인들의 '겹치기 출연' 문제를 지적하면서 "한정된 스타가 보여주는 재능은 그 한계가 금새 드러난다"며 "연예 오락 프로그램의 문제는 방송사의 책임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의 하윤금 연구원도 하루 평균 TV시청 시간이 3-4시간에 이르는 '한국 시청자의 특수성'을 지적하며 "우리 나라 처럼 TV에 의한 대중 문화 의존도가 높은 나라도 드물다"면서 "TV의 연성화된 웃음 속의 메시지를 비판하는 일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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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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