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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볼트모트?
부시는 볼트모트? ⓒ 박주연
평화를 노래하는 사람들

지난 8월 15일 오후 8시부터 11시까지 한강공원 뚝섬지구에서 <평화페스티벌>이 열렸다. 이 날 참여한 가수는 이상은, 권진원, 이적, ‘안치환과 자유’등이었다.

가수 이상은씨는 "우리들 각자가 자기의 자리에서 열심히 일을 한다면 통일은 자연스럽게 될 것"이라며 통일을 기원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대구 유니버시아드 응원단 <아리랑>이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자 관객들도 "우리는 하나다"를 따라 외쳤다.

한강 뚝섬시민공원에서 열린 <평화페스티벌>에서 시민들이 한반도기로 파도타기하는 모습.
한강 뚝섬시민공원에서 열린 <평화페스티벌>에서 시민들이 한반도기로 파도타기하는 모습. ⓒ 박주연
발전기가 나가서 공연이 잠시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졌지만 시민들은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안치환과 자유’와 불독맨션의 공연을 보던 관객들은 무대 바로 앞까지 뛰어가서 환호하며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이날 공연은 시민들과 가수들의 평화를 위한 기원이 하나된 자리였다.

도라산역에서도 콘서트가 펼쳐졌다. 문화일보, MBC, 경기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주최한 <평화콘서트>에는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이상벽 아나운서와 가수 성유리의 사회로 진행된 이 콘서트는 전인권과 ‘윤도현밴드’가 열차에서 노래 ‘행진’을 부르는 것이 대형스크린을 통해 비쳐지면서 시작됐다. 이어서 보아가 열차 ‘평화호’를 타고 도라산역에 내려 무대로 올라가자 객석은 관객들의 환호로 가득 찼다. 뒤를 이어 세븐, 빅마마, 플라이투더스카이, 이미자 등이 무대에 올라 평화를 노래했다.

이미자씨는 ‘동백아가씨’를 부른 뒤 남북을 하나로 잇는 상징적인 노래들을 차례로 불렀다. 사회를 본 이상벽 아나운서는 “모든 분들과 함께 열차를 타고 신의주까지 달리고 싶다”며 그날의 콘서트를 끝냈다.

"볼드모트는 부시를 연상시킨다"

영화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를 촬영중인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뉴스위크(8월 4일자)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는 볼드모트가 부시와 후세인을 합해 놓은 것 같다며 “이들은 모두 이기적이고 권력을 사랑하며 주변환경을 경시하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들은 사람들을 조종하기 좋아하는 것 또한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또 쿠아론 감독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를 코넬리우스 퍼지 마법부 장관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 이유로 "그는 어쩔 수 없는 정치인이고 많은 것들을 부정한다. 또 모든 것을 자신의 개인적인 권력을 위한 것으로 생각한다. 이라크 사태의 처리과정은 퍼지가 일을 처리하는 방식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영화 속에서 외치는 반전과 평화의 메시지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8월 29일부터 9일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 <국제평화영화제>는 반전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다.

참여연대와 SBS가 주최한 이 영화제에서는 <버마의 하프> <아름다운 사람들> <하얀 전쟁> <지옥의 묵시록> <돌아오지 않는 해병> <일본 악마들> <웨더 언더 그라운드> <이것은 사는 게 아니다> <투쟁하는 자매들> <침묵의 외침> <감춰진 전쟁> <피아니스트> 등 13편의 영화를 상영했다.

한국영화를 먼저 살펴보자. 베트남 전쟁을 우리 시각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한 정지영 감독의 <하얀전쟁>은 월남전 후유증에 시달리는 두 참전용사를 통해 전쟁의 참상을 고발했다. 안해룡·박영임·김정민우 공동감독의 다큐멘터리 <침묵의 외침>은 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을 통해 전쟁의 희생양이 된 여성을 다루었다. 이만희 감독의 <돌아오지 않는 해병>도 전쟁의 비극을 실감케하는 영화다.

외국영화부문에서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피아니스트>를 다시 만나볼 수 있다. 이 작품은 유대인 피아니스트를 통해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피어난 예술혼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프란시스 F 코폴라 감독의<지옥의 묵시록: 리덕스>는 전쟁으로 영혼이 황폐해진 인간을 적나라하게 묘사했다. 1979년 작품에서 삭제되었던 53분이 추가된 2001년 판이다. 자스민 디즈다르 감독의 <아름다운 사람들>은 전쟁의 상처를 사랑과 관용으로 극복하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다룬 영화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의 만행을 고백한 마쓰이 미노루 감독의 <일본의 악마들>도 사람들의 많은 주목을 받았다.

팔레스타인 여인들의 삶을 통해 전쟁이 할퀴고 간 상처를 그린 다큐멘터리 <이것은 사는 게 아니다>, 걸프전 당시 미국의 야욕을 고발한 <감춰진 전쟁>, 앞에서는 평화를 외치면서 돌아서서 폭력을 휘두르는 미국을 적나라하게 그린 <웨더 언더그라운드>도 상영됐다.

인권운동사랑방에서는 매년 인권 영화제를 연다. 올해 인권영화 정기 상영회 <반딧불>에서는 <파워 온 테러> <감춰진 전쟁> <웨더 언더그라운드> 등을 상영했다. 관객은 매년 1만명 정도에 달한다.

인권영화제 담당자 김정아씨는 "인권영화제가 국내 유일이라는 것, 그리고 인권영화제를 진행하면서 인권영화를 만들려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는 것에서 보람을 느낀다"며 이렇게 말했다.

"반전운동이 대중화되고 있어요. 막연히 반전 평화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것이 반전평화 운동은 아니에요. 가수들의 콘서트 몇 번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꾸준한 반전 평화 운동이 있어야 해요."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부산국제영화제 포스터 ⓒ PIFF
2003년 10월 2일부터 10일까지 열리는 <제8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아프가니스탄 영화가 조명된다. 이 단편전의 이름은 <무지개를 기다리며...>다. 이 외에도 이란의 영화감독 파로허저드를 조명하는 <뉴 이란 시네마의 누이, 파로허저드를 기억하며>전도 열린다.

지난 9.11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은 가난과 전쟁, 그리고 테러의 위협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해왔다. 아프가니스탄 특별전 <무지개를 기다리며...>에서는 아프가니스탄 감독의 작품과 아프가니스탄을 소재로 다룬 작품이 상영된다.

이 영화들을 통해 미국이 조명하는 아프가니스탄이 아닌 아프가니스탄이 조명하는 아프가니스탄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될 것이다. 닐루파 파지라 감독의 <칸다하르로의 귀환>, 사미라 마흐말바프 감독의 <오후 5시>, 사디그 바르막 감독의<오사마> 마이클 윈터보텀의 <인 디스원드> 등 장편 7편과 단편 5편이 상영된다.

<뉴 이란 시네마의 누이, 파로허저드를 기억하며>전에서는 현재의 이란영화계를 이끌고 있는 인물들에게 많은 영향을 주고 요절해 버린 파루흐 파로허저드를 조명한다. 시인이자 감독인 그녀의 생애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검은 집> <거울과 영혼> 등이 상영되며 그녀의 시집도 판매된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에 이란의 모흐센 마흐말바프 감독을 선정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부터 마련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은 지난 한 해 아시아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가장 많은 활동을 한 영화인에게 수여된다.

아프간 어린이 교육과 문화재건운동에 전력을 기울여 온 마흐말바프 감독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의 참혹한 현실을 다룬 '칸다하르'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었다. 최근 그는 탈레반 정권 이후 최초의 아프간 장편 극영화인 사디그 바르막 감독의 <오사마>를 제작해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스페셜멘션>에 선정됐다.

그가 세운 아프가니스탄 어린이 교육운동(ACEM)은 지난해 한 해 200만달러의 후원금을 모금했다. 또 그는 <카불필름> 설립을 지원했고 아프간 젊은이 20명에게 영화제작을 가르쳐왔다.

THE WAR IS OVER!

서울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는 지난 9월 4일까지 오노 요코(70)의 순회전이 열렸다. 오노 요코는 비틀즈의 멤버였던 존 레논의 일본인 부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코는 40년 이상을 주류문화와 주변문화를 넘나들며 활동해온 예술가다. 그녀는 작곡, 설치미술, 퍼포먼스, 지시문 작업 등으로 알려져 있으며 반전주의자이자 페미니스트다.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의 반전 침대시위
오노 요코와 존 레논의 반전 침대시위 ⓒ 루드 호프 사진작가 소장
이번 전시회에서는 설치, 오브제, 비디오, 영화, 사진자료 등 126점이 전시됐다. 그 중 눈에 띄는 것은 존 레논과 요코의 신혼여행 중에 <평화를 위한 침대시위> 장면을 비디오와 사진으로 남겨 놓은 것. 이 이벤트와 그 해 크리스마스에 있었던 <전쟁은 끝납니다!> 광고 게시판으로 두 사람은 국제 평화운동의 우상이 되었다.

오노 요코의 작품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과 함께 하고 있었다. 부유한 명문가에서 태어났지만 모든 기득권을 벗어 던지고 반전과 평화, 사랑을 주창해왔던 오노 요코. 뉴욕에 이어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존 레논에 가려져 미쳐 보지 못했던 요코의 자유로운 예술 세계를 볼 수 있었다.

전시회를 관람하던 한 관객은 이렇게 말했다.

“옛날에는 미국이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의 경찰국가였지만, 지금은 깡패국가 같아요. 유엔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죠. 마음에 들지 않는 나라는 무조건 공격하잖아요.”

미국이 변했다. ‘세계의 경찰’이라고 자타가 인정하던 그들은 이제 ‘깡패국가’라 불린다. 자신들의 마음에 들이 않으면 전쟁을 일으키고 UN에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들은 ‘악의 축’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것을 막겠다는 미국 중심의 패권주의에 젖어 있으며 각종 문화상품으로 세계인들에게 자국을 정당화시킨다. 평화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예술인들의 노력이 빛을 발해 한반도에 평화가 자리잡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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