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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이경해씨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헌화하고 있다.
18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된 고 이경해씨의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이 고인의 명복을 빌며 헌화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고 이경해씨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정의 한농연 의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8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 앞에서 장례일정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고 이경해씨 장례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서정의 한농연 의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18일 오후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된 빈소 앞에서 장례일정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제2신: 18일 오후 5시>

빈소 마련된 아산병원 추모객 발길 이어져
장례위 "19일 광화문 대규모 추모대회·20일 장수군청 앞 노제"


18일 오후 고(故) 이경해씨의 빈소가 마련된 송파구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현재 고인의 유족들과 한농연(한국농업경영인연합회) 역대 회장단들이 빈소를 지키며 조문객들을 맞고 있다.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빈소를 찾은 대부분의 농민들은 비참한 한국 농촌현실과 시장개방 압력에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도 농민회 소속 한 농민은 "미국은 언젠가는 '곡물 전쟁'을 벌일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미국의 시장 압력에 굴복하는 것은 농민의 생존권 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생존권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며 정부의 자주적 협상 태도를 촉구했다.

그는 또 "고인은 한국 농업을 살리기 위한 작은 불씨가 되기 위해 자신을 희생했다"면서 "고인의 뜻을 이어 우리 농민을 다 죽이는 다국적 거대 농업 자본의 세계화를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고 입술을 꽉 다물었다.

이홍기 전 한농연 초대회장은 "아직 귀국하지 않은 한농연 시도 지부장들이 돌아오는대로 고인의 희생을 기념하고 그의 유지를 받들기 위한 사업 추진에 대해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9일부터는 고 이경해씨를 추모하는 추모대회 및 노제가 열리게 된다.

고 이경해씨 장례위원회(위원장 서정의, 이하 장례위)는 장례위원회 측은 이날 오후 3시께 빈소 앞에서 고인의 장례 절차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구체적인 장례일정 및 향후 계획에 대해 밝혔다.

장례위는 19일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농민연대와 각계 시민단체들이 참가하는 추모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20일 있을 영결식 후에는 장지인 전북 장수군청 앞에서 추모노제를 열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례위 측은 또 18일부터 22일까지를 '농민 운동가 고 이경해 열사 추모기간'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또한 한농연과 전국 농민연대는 고인의 죽음을 계기로 오는 11월19일 서울에서 '농민운동가 고 이경해 열사 정신계승과 WTO 반대 농민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하는 등 WTO 반대 투쟁및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저지를 위한 강력한 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기사 이어집니다.)


지난 11일 멕시코 칸쿤에서 WTO 협상에 반대하며 자결한 고 이경해씨 유해가 18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11일 멕시코 칸쿤에서 WTO 협상에 반대하며 자결한 고 이경해씨 유해가 18일 오전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고 이경해씨의 유해가 도착한 18일 오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고인의 유족들이 부둥켜 안은 채 오열하고 있다.
고 이경해씨의 유해가 도착한 18일 오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에서 고인의 유족들이 부둥켜 안은 채 오열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제1신: 18일 오전 9시 30분>

"벼랑 끝 한국농업 현실 보여준 것"
[현장] 고 이경해씨 시신 오늘 도착...서울 아산병원에 안치


18일 오전 8시 5분, 멕시코 칸쿤에서 WTO각료회의에 항의하며 자살한 고 이경해씨의 운구행렬이 거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인천국제공항 화물 터미널 앞에서 새벽부터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전국 각지에서 모인 500여명의 농민들은 무거운 침묵 속에 운구행렬을 맞았다.

이역만리의 땅에서 유명을 달리한 이씨의 유해는 수속을 마치고 항공사 관계자로부터 8시 30분경 유족에게 인계됐다. 유족들이 오열하는 가운데 태극기가 덮힌 이씨의 유해는 서정의 한농연 회장을 비롯한 11명의 농민단체 대표들에 의해 공항 화물터미널 앞에 임시로 마련된 분향소에 곧바로 안치됐다.

이어 유족과 한농연 서정의 회장, 민주당 정세균 의원, 농민단체 회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추모행사가 열렸다.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는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행사에서는 농민연대 단체장들, 한농연 역대회장들의 분향에 이어 민주당 정세균의원의 분향이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장례위원회측(위원장 서정의)은 '고 이경해 열사의 운구를 맞는 장례위원회의 입장'발표를 통해 정부에게 "WTO와 강대국들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하지 말고 400만 농민의 입장을 대변하라"고 촉구했다.

장례위원회측은 "고 이경해 열사의 죽음은 단지 한사람의 한국 농민의 죽음이 아닌 벼랑 끝에 몰린 한국 농업의 현실을 보여준 것이었으며, 나아가 자유무역이라는 시장경제에 의해 희생되어온 전세계 농민의 고통을 대변한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정부에게 "WTO농업 협상안에 약소국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면 12월25일 개최되는 WTO협상에 참가하지 말고 만신창이가 된 농촌의 현실을 직시하고 농업과 농촌이 회생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추모행사가 열린 공항 화물 터미널 앞에는 'WTO에서 농업을 제외하라' '열사의 뜻 이어받아 한국 농업 사수하자'라는 글귀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고 이경해씨의 운구를 맞이하고 추모행사에 참석한 민주당 정세균 의원은 "우리 지구당 부위원장이기도 한 이씨의 죽음으로 나뿐아니라 농업계도 큰 일꾼하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며 "고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 이경해씨의 운구행렬을 맞이하기 위해 18일 오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앞에서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고 이경해씨의 운구행렬을 맞이하기 위해 18일 오전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앞에서 농민단체 관계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서정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회장이 '고 이경해씨의 운구를 맞는 장례위원회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서정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한농연) 회장이 '고 이경해씨의 운구를 맞는 장례위원회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오마이뉴스 남소연
고 이경해씨의 운구행렬을 맞이하기 위해 오늘 새벽 상경한 한국 여성농민회 경북지부 소속의 한 농민은 "우리 나라에서 농민들은 가장 소외된 계층"이라며 "농민들이 고생한 만큼 대접을 받는 세상을 위해 이경해 열사가 희생 한 것"이라고 고인의 죽음을 애도했다.

추모행사를 마치고 고 이경해씨의 운구 행렬은 검정색 추모 리본을 단 차량 100여대와 함께 빈소가 마련될 서울아산병원으로 향했다. 또 19일 밤부터는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비롯한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린다. 영결식은 20일 오전 10시 같은 장소에서 세계농민장으로 치러질 계획이다.

서정의 한농연 회장은 "고인의 고귀한 뜻이 관철될 때까지 정부, 미국, WTO를 상대로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서 의장은 또 "11월19일 서울에서 농업사수와 농민생존권 보장을 위한 전국농민궐기대회를 여는 등 농민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위해 극한투쟁도 불사하겠다"라고 말했다.

[미니인터뷰]추모행사 참석한 민주당 정책위 의장 정세균 의원

▲ 정세균 민주당 의원
- 오늘 직접 고인의 운구행렬을 맞이하러 나온 이유는?
"고 이경해씨는 내 지구당 부위원장으로 나와는 정치적 동지다. 전북 도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함께 정치활동을 해오면서 친분을 쌓게 됐다."

- 생전의 고인에 대해 가지고 있는 기억은?
"그는 농업과 농촌밖에 모르는 사람이었다. 당내 활동을 할 때나 도의원 활동을 했을 때나 항상 농업이 최우선이었다. 너무 아까운 일꾼을 잃어 버렸다. 그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 한·칠레 FTA 비준안이 올 정기국회에서 통과될 것으로 보는가?
"아직 회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판단하기 힘들다."

- 현재 논의되고 있는 농업지원 정책은 어떤 것들이 있나?
"FTA로 이득을 보는 측이 손해를 보는 측에게 보상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FTA로 민주당 정책위 의장으로서 이득을 보는 산업계에 기금을 내놓으라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 또 기금마련방법은 FTA로 이득을 보는 쪽이 직접 출연하는 방법, 국가에서 세금을 더 거둬들여서 기금을 만드는 방법 등 여러 가지가 검토되고 있다.

앞으로 FTA가 하나로 그칠 것이 아니기 때문에 농촌을 지원할 기금의 확보와 안정적인 운용이 필수적이고 이를 위해 현재 다양한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 또 국회에 'FTA이행특별법'이 상정되어 있고 현재 500억이 농업 지원금으로 내년도 예산안에 배정되어 있기도 하다."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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