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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욱
인도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

'인도'라는 나라의 이름을 들었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아마도 가난한 나라, 더러운 나라 정도가 아닐까 싶다. 신문을 펼쳐봐도 인도에 관한 기사라고는 고작 '힌두교도와 이슬람교도간의 충돌', '폭탄테러', '열차사고', '살인적인 폭염'과 같은 것들 뿐이다. 과연 사람 사는 나라가 맞나 싶을 정도로.

그런가 하면 마치 삶과 죽음의 경계선상에 있는 신비로운 이미지로 그려지기도 한다. 널리 알려진 류시화의 <하늘호수로 떠난 여행>을 비롯해서 인도와 관련된 많은 서적들이 은연중에 이런 이미지를 심고 있다.

한달동안 인도를 배낭여행했지만 인도를 알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일 뿐이었다. 우리가 '비정상'이라고 느껴왔던 인도의 현실을 현지에서 보면서 어쩌면 그들이 아닌 우리가 '비정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한국-인도 수교 30주년 기념공연 열려

▲ 전통의상을 입은 인도인들도 이번 공연을 많이 찾았다.
ⓒ 김상욱
인더스 문명의 발상지인 인도는 오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1996년 이후, 한국의 많은 여행자들이 인도를 찾았고, 지금도 찾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발리우드'라고 불리는 인도영화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올해는 인도와 우리가 수교를 맺은 지 30주년이 되는 해라고 한다. 수교 30주년을 기념하는 공연이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지난 9월 1일부터 4일까지 열렸다.

카탁댄스의 일인자 케야 찬다(Keya Chanda)의 공연은 인도에서조차 경험하기 힘든 전통민속춤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카탁은 북인도와 서인도에서 가장 대중적이면서, 고전적인 춤의 하나라고 한다. 신에 대한 숭배의식의 하나가 힌두음악과 결합해 춤으로 완성된 것이다.

타블라(Tabla), 시타르(Sitar) 등의 인도 전통악기가 내는 구슬프면서도 리듬감 넘치는 소리와 결합한 춤은 현란함 그 자체였다. 구슬방울을 발목에 끼고 나와 빠른 발놀림을 하면서 소리를 만들어 냈다. 특히 손으로 치는 북 형태인 타블라의 열정적인 연주는 인상적이었다. 경쾌한 리듬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인도인들이야 영화관에서도 정의로운 주인공의 등장에 박수를 치며 열광하는 사람들이다. 이 공연에서 역시 박수는 계속됐지만 흥겨워하는게 인도인들만은 아니었다. 한국인들도 이미 그 경쾌한 리듬에 빠져들고 있는 느낌이었다. 전통 의상을 입은 인도인들도 제법 눈에 띄었지만 관람객의 80% 이상은 한국인들이었다.

마치 신들린 무당을 보는듯

▲ 케야 찬다의 카탁댄스(KATHAK DANCE)
ⓒ 김상욱
아홉개의 춤이 선보였는데 그 나름대로의 의미와 이야기를 담고있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춤은 탈리(금관접시)를 이용한 춤이었다. 금관접시의 가장자리에 두발을 올려놓은채 춤을 췄는데, 인도에서도 사라져가고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접시 위에선 계속해서 춤을 췄다. 접시와 함께 돌기까지 했다. 바닥에서 발을 구르는 것조차 쉽지않아 보이는데 접시위에 발바닥을 올려놓은 채 다양한 춤을 보여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숨을 가쁘게 쉬면서도 몰입한 모습을 보면서 마치 칼 위에서 춤추는 무당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신들린듯이 빠져든 모습만은 분명 비슷했다. 과연 일인자다운 열정이 느껴졌다.

할리우드 영화와 팝음악으로 대표되는 미국이 만들어낸 대중문화뿐만이 아니라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는 더욱 많이 소개되어야 한다. 그리고 보고 이해하려는 노력 또한 계속되어야 한다.

'인도, 춤과 리듬의 대향연'은 새로운 볼거리에 눈과 귀의 즐거움이 가득했던 공연이었다. '이번 공연이 인도에 대한 선입견을 깨뜨리는 계기가 됐으면'이라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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