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한총련 수배자 18명을 비롯한 대학생과 수배자가 가족 130여명은 3일 오후 1시30분경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수배자 18명은 기자회견 후 각 관할 경찰서로 자진출두했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이하 한총련) 수배자 20여명이 3일 수사기관에 자진출두했다.

지난 8월 12일과 20일 경상대 소속 두명의 수배학생 및 유영업 한총련 수배해제 모임 대표 등 6명의 학생이 각각 자진출두한 데 이은 세번째 공개 출두다.

한총련 수배학생 27명은 3일 오후 1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대검찰청 앞에서 현재 구속 중인 유영업 수배해제 모임 대표의 석방과 한총련 수배 전면해제 및 합법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뒤 수사기관에 자진출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경희대·단국대·동국대·연세대 등 4개 대학 한총련 수배자 18명 및 수배학생의 가족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월 25일 대검이 이른바 '한총련 수배해제 조치'를 발표한 이후에도 수배학생에 대한 연행이 계속된 데 대해 강력히 항의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장은 "헌신과 희생을 지켜왔던 청년 학생들을 어떤 조건으로도 죄인으로 취급하면 안된다"며 "검찰은 한총련 수배자들을 불구속기소하고 불구속 수사한다는 원칙을 반드시 지키고 계속되고 있는 강제연행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현재 구속 수사를 받고있는 유씨의 석방 및 한총련 수배자들의 전원 수배해제도 촉구했다. 그간 한총련 수배해제 모임을 이끌어온 이산라(28. 한총련 5기 지역간부. 01년 단국대 총학생회장)씨는 "최장기 수배자였던 유영업씨가 가장 먼저 자진출두한 이유는 한총련 합법화 및 수배해제를 바랐기 때문"이라며 "검찰이 애초의 전향적 조치를 밝힌 취지를 살려 유씨를 하루속히 석방하고 나머지 수배자들에 대해서도 전향적인 조치를 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 서영건 군의 어머니 김미옥씨는 "더도 덜도 말고, 모자라지도 않게 담담한 자세로 인격을 갖춰서 (수사기관 조사에) 답변하길 바란다"면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고 당부의 말과 함께 아들 손을 꼭잡아줬다.
ⓒ 오마이뉴스 유창재
3년째 수배생활을 해온 주진완(동국대)씨는 "그간의 수배생활을 마감하고자 오늘 이 자리에 서게됐다"며 "그간 수배생활로 몸과 마음이 병드는 등의 고통을 겪으면서도 '탈퇴서'를 쓰지 않고 견딘 것은 한총련의 활동이 정당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라고 소회했다. 이어 주씨는 "이제 변화해야 할 곳은 바로 '공안당국'"이라며 "이 역사적인 순간에도 유영업 대표를 가뒀다는 데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수배자의 가족들도 심경을 밝혔다. 경희대 소속 수배학생 정현익(26. 경희대)씨의 아버지 정재진(51)씨는 "지난 7월 25일 검찰은 불구속 수사대상인 79명은 물론 나머지 수배 학생들에 대해서 건강상태 등을 참고해서 불구속수사를 발표했었다"며 "그런데도 7년동안 수배생활을 해온 유영업군을 구속 조사했다는 점은 불합리하다"고 비난했다.

서영건(제10기 한총련 대의원. 02년 동국대 사회대 학생회장)씨의 어머니 김미옥씨는 "당당한 자세로 인격을 갖춰서 (수사기관 조사에) 답변하길 바란다"며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산라씨의 어머니 김낙희씨도 "지금까지 옳은 일을 해왔으니까 부끄러움도, 두려움도 없을 것"이라며 "당당하고 비굴하지 않은 태도로 떳떳하게 수사에 응하라"고 아들에게 힘을 실어주기도 했다. 기자회견 도중에 수배자들의 어머니들은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추석 전후 자진 출두 이어질 듯

한총련 측은 이날 서울지역의 18명 한총련 수배자 외에도 부산에서는 부산대 이만호씨 등 9명이 자진출두하며 이튿날인 4일에도 고려대 서창캠퍼스의 송용한·진영하씨와 충남대 김세룡씨가 자진출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산라씨는 "전국의 한총련 수배자들은 3·4일을 시작해 민족 명절인 한가위를 전후로 출두계획을 가지고 있고, 이중에는 검찰이 발표한 불구속 수사대상자에 포함되지 않은 수배자도 상당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추석 전후로 한총련 수배자들의 자진출두 움직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수배학생들은 서울지검으로 출두하려 했으나 경찰이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을 것을 권고해 용산경찰서, 서대문경찰서, 중부경찰서 등으로 각각 이동해 조사를 받았다.

다음은 이날 서울 대검 앞 기자회견에서 자진출두 의사를 밝힌 수배학생 18명이다.

김선근·박종범·김황경산(이상 경희대)·이산라·조영수·안은미·김선미·김창근·한재헌(이상 단국대)·주진완·오선임·이상현·서영건(이상 동국대)·정진웅·김현정·김진숙·김정숙·이석현(이상 연세대)

관련
기사
검찰에 자진 출두하는 한총련 최장기 수배자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용산 대통령실 마감하고, 서울을 떠나 세종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진실 너머 저편으로...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