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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윤영

“자전거타기를 생활화 하면 건강도 좋아지고, 환경도 맑아지고, 교통난도 해소됩니다. 좋은 환경사업이고 자전거와 관련해서 할 일이 많기에 자전거가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자리 잡는 그날까지 계속 할 생각입니다.”

온 도시를 집어삼킬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오후, 대전 탄방동에 위치한 (사)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 사무실을 방문하자 원성연(41) 대전본부장이 반갑게 사람을 맞았다.

지난 99년에 시작한 이 일에 지금껏 시간과 열정을 투자하고 있는 그 역시 자전거 마니아.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자전거로 출퇴근하려고 합니다. 토요일은 가급적 자전거로 출퇴근 하고, 볼 일도 볼 때도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하고요. 단체를 운영하다보니 보람도 있고, 즐거워하는 사람들도 많네요.”

(사)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 대전본부에서 실시하는 자전거 무료강습회를 통해 거쳐나간 회원수만 해도 무려 500여 명에 이른다.

강습용 자전거 40대를 갖추고 초보자를 대상으로 매달 자전거 무료강습회를 진행하고 있어 간편한 복장으로만 오면 누구나 배울 수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40%가 자전거를 타지 못한다니 주부들을 비롯해 꾸준히 사람들이 찾고 있다. 또 매주 일요일에는 정신지체장애학생 10명에게 자전거 강습을 지도하고 있다.

“전부터 장애인들에 관심이 있었는데, 그들에게도 자전거를 가르쳐보자는 생각으로 올해 4월부터 무료강습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10명이 배우고 있는데 9명은 이제 자전거를 탈 수 있어요. 연말까지 가르칠 생각입니다. 수료식도 할 계획이고요.”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캠페인 진행, 어린이 자전거 안전운전 교육, 자전거도로 모니터, 세미나 개최 등 자전거 저변확대를 위해 (사)자전거사랑전국연합회에서 진행하는 일은 다양하다.

원 본부장을 포함해 세 명의 인원이 꾸려 나가다 보니 자연스레 그의 일도 많을 수밖에 없다. 한 달에 한번 야외 하이킹 투어를 마련하고, 두 달에 한번 소식지도 발행하고 있다. 소식지 내용을 구성하는 것과, 홈페이지를 관리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지난해까지는 시에서 관심을 나타내지 않았는데 올해부터는 자전거가 교통난과 환경의 대안으로 시는 물론이고 환경단체의 관심이 늘었습니다. 솔직히 그동안 홍보가 어려웠죠. 무료 강습하는 것을 많이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전거를 배웠으면 좋겠네요.”

비영리단체. 돈벌이도 안 되는 일을 그는 왜 이토록 열심히 하는 것일까.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힘든 것도 괜찮아요. 운영비는 이사들이나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주기도 하니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자전거를 배워 행복해하는 사람들이나 하이킹 투어를 갈 때마다 설렌다는 사람들, 쇼핑갈 때 자전거를 타고 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며 보람을 느끼죠.”

ⓒ 권윤영

자전거 무료강습의 수료를 마친 회원들은 ‘행복한 자전거’, ‘즐거운 자전거’ 등의 별도의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하기도 하고 매주 진행하는 장애인 강습시 자원봉사자로 도움을 주기도 한다. 그렇기에 그는 혼자 가는 길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해 연말에는 회원들과 좋은 일을 해보고자 송년회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금산군 추부면에 위치한 향림원이란 시설에 자전거 10대를 기증하기도 했어요.”

그는 현직 대학강사이기도 하다. 대학원에서 사회체육을 전공한 경력을 살려 현재 대전대에서 산악자전거라는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이 과목은 전국 최초로 그가 가르치기 시작한 과목이기도 하다.

그의 자전거 사랑이 전해졌기 때문인지 그의 딸과 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그의 쌍둥이 아들 동환이와 동후는 지난 2001년 월드컵홍보자전거대행진 전국투어에서 10세의 나이로 최연소 참가 했을 정도.

“가족들끼리 함께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주부가 타면 아이들에게도 권하고 아빠도 타게 되고 가족단위로 저변 확대가 됩니다. 대화가 단절되는 요즘, 자전거를 함께 탐으로써 대화도 나눌 수 있죠.”

4년간 자전거와 함께 하다보니 자연스레 자전거 전문가가 됐다는 원성연 본부장. 그는 자전거와 함께 인생의 페달을 밟아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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