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정보통신부 건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정보통신부 건물 ⓒ 오마이뉴스 공희정

정통부의 의도적인 IT 기업 죽이기인가, 아니면 도덕적 해이에 빠진 한 기업의 억지 주장인가.

정보통신부 전파방송관리국 소속 공무원 10여명이 사업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주부터 검찰에 조사를 받으면서 '정통부의 SK텔레콤 위성DAB(디지털오디오방송)사업 특혜 의혹'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무선전송망 사업자인 한국멀티넷(대표 정연태)은 지난 4월 정통부 전파방송관리국 전·현직 공무원들이 자사의 사업행위를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과정에서 명예훼손과 허위공문서작성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검찰에 형사고발 했다.

이에 따라 지난 9일 서울지검 형사4부는 정통부 전파방송관리국 공무원을 피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중이다. 이와관련 청와대 민정 수석실에서도 진상파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성DAB와 위성DMB?

'위성DAB'는 '위성 디지털오디오방송'의 줄임말로 인공위성을 이용해 CD수준의 음질을 가진 라디오 방송을 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기술발전에 따라 차량용 방송, TV방송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차세대 통신·방송 융합 서비스다.

'위성DMB'는 '위성 디지털미디어방송'의 줄임말로 개인휴대용 수신기나 차량용 수신기를 통하여 언제 어디서나 다채널 멀티미디어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신개념의 위성방송 서비스다.

현재 위성DMB 사업을 준비중인 SK텔레콤는 사업권 획득을 위한 컨소시엄을 준비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3일 위성DMB사업설명회를 통해 "7월까지 방송사, 자동차제조사, 장비제조업체, 유통사, 통신업체 등 위성 DMB관련업체를 총망라한 최고의 컨소시업을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공희정 기자
결국 지난해부터 정통부와 한 인터넷 중소기업간 지루하게 공방이 이루어지던 '2.5GHz 대역 사용권 관련 특혜 의혹'의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지게 됐다.

한국멀티넷은 지난해부터 "정통부는 지난 97년부터 SK텔레콤의 위성DAB 사업에 특혜를 줬으며, 이같은 사실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자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공무원들이 조직적으로 회사업무를 방해했다"고 주장해왔다.

한국멀티넷은 지난 95년 설립된 기업으로 자본금 140억원(순수 자본금 80억원)에 이르는 유망 벤처 중소기업이었다. 한때 직원이 100명까지 이른 적이 있으나 위성CATV 사업이 지지부진해지면서 현재는 직원 수가 20명까지 줄어들었다. 또 멀티넷은 지난해 10월 전파사용료 체납을 이유로 정통부로부터 무선CATV용 무선국 허가를 취소 당한 상태다.

한국 멀티넷 주장 'SKT 특혜의혹' 논란 진실은?

한국멀티넷 홈페이지
한국멀티넷 홈페이지
SK텔레콤 위성DAB사업 특혜시비의 핵심은 2.535 GHZ에서 1.655 GHz이르는 120 MHz대역에 대한 사업권이 누구에게 있느냐는 것이다.

지난 97년 4월 SK텔레콤과 데이콤, 한국 멀티넷 등 15개 회사는 정통부에 무선 케이블TV 사업을 신청했다. 하지만 외환위기이후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한국 멀티넷을 제외한 나머지 회사들은 사업성 자체에 회의를 갖게 되면서 사업에서 손을 뗐다. 결국 이듬해 98년 10월 한국멀티넷만 정통부로부터 무선국 허가를 받게 됐다.

하지만 지난 2001년 10월 정통부는 SK 텔레콤에 2.5 GHz 주파수 대역에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사용 허가를 내주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2.5 GHz 대역에는 이미 한국 멀티넷이 무선 케이블 TV 사업에 100억을 투자하는 등 사업이 진행중이었기 때문이다.

멀티넷쪽은 이에 대해 정통부가 SK텔레콤쪽에 전파법과 관례 등을 무시하고 특혜를 주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멀티넷 관계자는 "정통부는 DMB 도입 당시에서 사업 타당성 조사나 공청회 등 의견 수렴 절차 없이 SK텔레콤의 말만 듣고 (우리쪽에서) 상용화중인 주파수 일부를 실험국으로 허가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멀티넷쪽은 SK텔레콤이 위성 디지털오디오방송(DAB) 사업권을 따 놓고도 자동차나 PDA, 휴대전화를 통해 동영상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당초 사업 목적과도 다르다고 주장했다.

즉 최근 SK텔레콤이 진행하고 있는 위성DMB 사업은 방송위성업무까지 포함돼 있어 97년 당시 규정한 지상파 DAB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SK텔레콤의 위성DAB 사업은 특혜 아니다"

이와 관련 정통부는 이같은 한국멀티넷의 주장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정통부는 특히 2.5 GHz대역 사업 우선권과 관련, 정통부는 "지난 97년 4월 9일 공시된 '무선 CATV전송용 주파수 분배고시'에 따르면 2.5 GHz의 주파수대역은 DAB용에 우선권을 주며, 이 대역을 사용하려는 시설들은 DAB도입에 지장이 없도록 정한 사용조건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고 적시되어 있다"면서 "한국멀티넷의 주장은 말도 안 되는 억지"라고 주장했다.

정통부 전파방송관리국 조규수 주파수 과장은 "무선국 허가증을 내줄 당시 부관사항을 통해서도 향후 도입될 DAB의 혼선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조건이 있었다"며 "2.5 GHz대역은 향후 DAB용으로 사용할 예정인 대역이므로, DAB 도입시 소요량(60MHz)를 즉시 반납하는 조건으로 무선국 허가를 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97년 작성된 공시에 DAB라는 명칭만 있고 위성이라는 용어가 빠져 있는 것과 관련해 "국제통신연합(ITU)의 분배규정에 따라 해당 주파수는 위성DAB로밖에 사용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위성 DMB는 디지털라디오방송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한국 멀티넷의 주장에 대해 정통부는 "지난 93년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규정한 내용에 따르면 차량, 휴대, 고정 수신기로 수신 기능, 주파수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위성망·지상망 모두 활용 가능, 데이터, 정지화상, 동영상 등 서비스 제공 가능 등위 내용이 명시돼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