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석희열
특히 조사대상 병원 중에는 하루 병실료가 1인용 병상의 경우 25만원, 특실병상의 경우 최고 84만원인 곳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병실료는 호텔 숙박료보다 훨씬 비싼 것으로 환자 가족들은 치료비보다 병실료에 더 많은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병원 노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환자 가족들은 병실료와 식대 등 보험적용을 받지 못하는 부대비용이 치료비보다 많아 이중, 삼중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비보험 영역에 대한 보험적용 확대와 병실료 인하가 절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1~2인실 병실료는 지방 국립대병원에 비해 2~3배 이상 높으며, 민간 사립대병원 평균보다도 비싸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다인실 부족으로 어쩔 수 없이 상급 병실에 입원하는 환자들이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단기 입원환자에게 다인실을 이용하게 하는 '단기병상제' 실시로 인해 장기 입원환자의 병실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년부터 장기환자를 줄이고 병상가동률을 높여 병원수익을 증대시키기 위해 단기병상제를 실시해오고 있는 서울대병원에 입원하고 있는 대부분의 장기환자들은 다인용 병실로 옮길 수 있는 기회조차 없어 불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환자와 직원 사이에 갈등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반 이상이 퇴원을 고려할 정도로 병실료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답해 대책수립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병상제도에 대해서는 "병실료 비용을 증가시키므로 폐지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46%로 다수를 차지하였으나 "단기환자를 위해 필요한 제도이다"와 "빠른 시일안에 입원해서 좋다"라는 응답도 각각 33%와 10%나 나왔다.

이밖에 서울대병원은 다인실 비중이 42.8%로 충남대병원(46.8%)과 함께 전체 병상수의 50% 이상을 통상적인 일반병상으로 확보하여 운영하도록 규정한 의료법령 기준도 위반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 결과 드러났다.

ⓒ 석희열
조사대상 병원의 다인용 병상(또는 일반병상, 5인이상 이용병상) 비율은 평균 66.1%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립대병원의 다인용 병상 비중(평균 60.5%)은 사립대병원(평균 80.8%)보다 20% 이상 낮은 것으로 나타나 공공의료 강화라는 설립 본래의 목적을 무색케 했다.

지난 4월 이번 설문조사를 실시한 서울대병원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사 결과에서 다인용 부족과 단기병상제도 실시로 병실에 대해 환자의 선택권이 별로 없고, 병실료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이것은 무엇보다도 다인용 확충이 시급하고 단기병상제의 개선이 필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올해 임단협 중 의료 민주화 요구로 제시한 '환자들의 과중한 입원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다인용 병실을 병상의 50% 이상 되도록 하고 단기병상제를 개선한다'라는 노조의 주장을 정부와 병원이 적극적으로 수용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 김미애 정책부장도 13일 "병실료와 식대 등 부대비용이 치료비보다 더 많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비보험 영역으로 되어 있는 상급 병실에 대해 단계적으로 보험적용을 확대하는 한편 병실료 인하를 위해서도 노조차원에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5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