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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용철
출산 둘째 날 담당 소아과 의사로부터 아이가 이상하다는 말을 듣게 된 장차현실씨는 "왠지 사회 속에서 격리되어 있는 듯한 장애인들, 의미 있는 삶을 산다는 것은 그들에겐 먼 이야기처럼 생각했다. 그런데 그 '문제가'가 내 품에 왔다. 이젠 그 '문제아'가 없인 하루도 견딜 수 없게 되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문제아' 없인 하루도 살수 없다고 말하는 주인공은 다운증후군인 딸 은혜(정신지체3급)을 둔 장차현실씨.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는 장차현실씨가 은혜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독신모와 장애아라는 지독한 사회적 편견에 당당히 맞서는 두 모녀의 세상에 대한 도전기(記)다.

보통 장애아를 둔 엄마들이 그렇듯 장차현실씨도 다운증후군인 딸을 출산한 것이 엄마만의 탓인양 몰아붙이는 남편과 가족들과의 관계에서 고민했고, 은혜의 장애를 처음 알았을 때 은혜와 단둘이 냉혹한 세상에 내동댕이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도 느꼈다.

그러나 그녀는 남성위주의 편견덩어리 사회에 안주하는 길보다는 차라리 당당한 이혼녀로 다운증후군인 은혜엄마로 세상과 당당하게 맞서기로 결심하게 된다.

고슴도치도 자기 새끼는 이쁘다고 하지 않던가!

다운증후군인 딸 은혜를 키우며 "한 생명을 키워낸다는 것은 내가 이전에 가졌던 어떤 일보다 가치로운 것이란 걸 뒤늦게 깨달은 기분이다. 은혜가 내가 준 기쁨을 생각하면 커다란 보석을 찾은 듯한 확신과 기대감마저 든다"라는 그녀는 고슴도치 엄마다.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먹자>는 장차현실씨와 은혜가 살아가는 일상적 삶의 이야기자 편견덩어리 사회에서 맞서 편견을 깨며 인간다움을 찾아 살고 있는 전투이야기다.

그렇다고 장차현실씨가 장애아를 키우는 엄마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남성위주의 사회에서 독신모가 겪는 편견, 장애아 딸을 둔 어머니로서 겪는 편견 그리고 장애여성이 겪고 있는 편견들을 이야기하면서도 절망하지 않고 희망의 근거를 발견한다. 여성으로서 자연스러운 성(性)에 대한 욕구를 솔직히 표현하기도 하고 생태성과 역사성도 잊지 않는 세밀함을 보여준다.

장자현실씨는 다운증후군 딸 은혜가 비장애아들과의 만남을 통해 서로에게 삶의 방식을 전해준다며, 장애인들과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그녀와 은혜의 외출은 세상과의 도전이다.
그녀는 그것을 '외출'이라 하지 않는다.
그것을 '출정'이라고 부른다.

엄마, 외로운 거 그만하고 밥 먹자

장차현실 지음, 한겨레출판(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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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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