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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잉 인 더 레인> 공연 후 팬 싸인회를 하는 주연 배우들
<싱잉 인 더 레인> 공연 후 팬 싸인회를 하는 주연 배우들 ⓒ 강지이

뮤지컬에 대한 이러한 관심 증폭과 함께 한국 뮤지컬이 발전하려면 개선해야 할 점들은 무엇일까? 몇 달 전 뮤지컬 전용 극장의 최초 설립과 함께 많은 홍보로 인기를 모은 <팝콘 하우스>와 뮤지컬 <싱잉 인 더 레인>을 통해 한국 뮤지컬이 가야할 길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뮤지컬 전용 극장 <팝콘 하우스>는 한국 최초의 전용 극장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브로드 웨이 형식의 뮤지컬 전용 극장이 설립되었다는 점은 우리나라 뮤지컬 산업 발전에 있어 획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는 좋은 시도이다.

하지만 그 형식적 명칭만 같을 뿐 뮤지컬 전용 극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요소들을 팝콘 하우스가 만족시키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약간의 의문이 든다. 우선은 그 음향 시설 면에서의 문제이다.

영국과 미국의 뮤지컬 전용 극장들의 경우, 하나의 뮤지컬을 연출하면 그 극장에서 몇 년이고 똑같은 작품을 장기 공연한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 이유는 아마 최선을 다해 만든 무대 장치와 그 공연 내용에 맞게 설비된 조명, 음향 시스템을 붙박이로 고정시킴으로써 최대의 효과를 내려는 데에 있을 것이다.

그 극장에 적합하게 한 작품을 완벽한 구성으로 연출한 다음 장기 공연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그러면 팝콘 하우스의 경우는 어떠한가? 극장의 형태나 좌석 배치의 경우 브로드 웨이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는 듯한 느낌은 없다. 오히려 2층으로 구성되어 있어, 4층까지 올라가는 브로드웨이 공연들보다 질적으로 더 나은 극장 구성을 갖추고 있다.

팝콘 하우스의 극장 구성이나 좌석 배치가 적절한 반면, 뮤지컬을 공연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음향 설비는 매우 뒤떨어지는 느낌이다. 특히 이번 최초로 공연된 <싱잉 인 더 레인>의 경우 스피커에서 울려 나오는 음악의 질이 뮤지컬 자체의 감동을 전해 주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뮤지컬은 종합 예술적 성격을 지닌 만큼 음향과 무대 연출, 조명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수적이다. 팝콘 하우스의 경우 앞으로 진정 명실상부한 뮤지컬 전용 극장이 되기 위해서는 음향 설비 쪽에 더 큰 투자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하여 좋은 뮤지컬 배우의 발굴 또한 절실하다. 브로드 웨이 뮤지컬처럼 극장 전속 배우들을 뽑아 지속적인 연습을 통해 좀더 좋은 기량을 닦는다면 지금처럼 일부 유명 배우들의 노래와 연기에 의존하는 뮤지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뮤지컬은 주연급 배우들의 노래 실력 또한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닌 데다가, 지나치게 그들에게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우리의 뮤지컬 산업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전문 교육 기관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우리 뮤지컬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기 시작했으니, 좋은 배우들을 양산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뮤지컬을 즐기러 뮤지컬 전용 극장을 찾을 것이며, 우리 문화 산업 또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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