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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국민의 힘'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정청래 '국민의 힘' 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오마이뉴스>는 2일 오후 정청래 '국민의 힘' 대표(39)와 1시간 동안 인터뷰를 가졌다. 정 대표는 3일 MBC <100분 토론> 출연이 예정돼 있고, KBS <100인 토론>도 국민의 힘 측에 출연자를 섭외해놓은 상태다.

2일 하루동안에도 MBC와 iTV, CBS 등에서 찾아와 국민의 힘이 이틀전 시동을 건 '국회의원 바로알기 운동'을 취재했다. 정 대표 스스로도 "오늘은 인터뷰만 하는 날"이라며 바쁜 일과를 반추했다.

국민의 힘이 원했던 방향은 아니었지만,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조선일보> 등 일부 신문들도 2일자부터 비중 있게 기사를 다뤘다. 특히 <중앙>은 1~2일 양일간 4건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러나 2일자 기사 제목은 「노사모가 제2 낙선운동 벌이나」(사설), 「親盧단체, 인신 공격성 질의 파문」, 「野 "국민 이름 포장한 盧 친위대"」 등으로 흠집내기로 일관했다.

<오마이뉴스>가 정 대표와 인터뷰를 하는 사이에도 그에게는 "<중앙> 기자로부터 전화가 왔다"는 쪽지가 전달됐다. 국민의 힘에 전화를 건 <중앙> 정치부 기자는 이날 저녁 「국민의 힘, 신당공천 노리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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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30일 기자회견을 보도하지 않고 짐짓 무시하던 <조선일보>도 2일 인터넷신문에 의원 8명에 대한 질의서까지 곁들여 「국민의 힘 '인신공격성 질의서' 파장」을 상세히 보도했다.

국민의 힘을 둘러싸고 촉발된 논란은 두 가지 흐름을 이룬다. 하나는 국민의 힘에 지난 대선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던 노사모 회원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국민의 힘의 정치적 지향을 떠나서 "이들이 벌이는 운동은 불법적인 낙선운동"이라는 논리이다.

<오마이뉴스>는 정 대표의 입을 통해 조중동으로부터 일방적인 매질을 당하고 있는 국민의 힘 얘기를 들어봤다.

'국민의 힘'에 후보시절 대통령을 지지했던 사람들이 모여있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유권자 운동이 반노성향 단체의 전유물이냐?"고 반문하고, 정권 출범 후 대통령과 '국민의 힘'이 의견을 달리해온 사안들을 상기시켰다. '국민의 힘'이 정권의 입맛대로 움직이는 관변단체가 아니며 자유로운 정치활동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조중동 보도에 대해 "수구세력들이 대선패배의 피해의식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시민단체가 정치적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비난거리가 되는 시대는 지났다"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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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 1차 대상으로 의원 8명을 선정한 기준은 무엇인가?

"반노 의원들만 찍어서 질의서 보내는 것도 아닌데..."
"반노 의원들만 찍어서 질의서 보내는 것도 아닌데..." ⓒ 오마이뉴스 권우성
"온라인 운영위원회를 열어서 회원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지역과 지명도도 고려했지만, 우선 고려사항은 아니었다. 그러나 3당 대표들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질의내용이 너무 네거티브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네거티브와 포지티브가 꼭 5대5가 되어야 하나? 유권자들이 궁금해하고 관심 가질 만한 것을 뽑았는데, 부정적인 내용들이 많았다.

또 하나, 우리가 분명히 홈페이지(www.cybercorea.org)를 통해 국회의원 273명 전원에 대해 공개 질의를 한다고 했다. '금배지'만이 아니라 정치신인에게도 똑같은 잣대로 답변을 요구할 것은 요구하겠다고 했다. 우리가 사람이 부족해서 몇 차례로 나눠 공개질의를 할 텐데, 친노냐 반노냐는 대상자 선정기준이 아니다.

그런데도 수구언론이 1차 명단만 가지고 '노무현 흔들기 의원'만 공격한다고 몰아가고 있다. 정대철은 반노파가 아닌데도 1차 대상에 들어갔는데, 왜 이런 사실은 외면하나?"

- 국회의원 전원에게 공개질의를 한다면 상대적으로 언론에 활동내용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의원들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지 않겠나? 의원 바로알기 운동에서 본의 아니게 소외되는 사람들도 나올 수 있다.

"정 질문할 게 없는 의원에 대해서는 하다못해 국회 출석률이라도 따져 물을 것이다. 그러나 4년간 의정활동을 했으니 어느 의원이나 질문할 게 많을 것이라고 본다. '꺼리'가 없는 의원이라면 다음 국회에 남아있을 필요가 없지 않나?"

- "질의서에 답변 안 하겠다"는 의원이 나오는 등 정치권의 반발이 강하다.

"이 운동이 정치인들에게 결코 불리한 게 아니다. 언론의 오보나 왜곡보도로 본의 아니게 피해 받은 의원들도 있는데, 이번 기회가 적극적인 해명의 장이 될 수 있지 않나? 그런데, 자민련 이인제 의원의 경우 아예 질문지 수령을 거부했다. 참으로 어리석은 행동이다. 반면, 답변을 보내온 한나라당 김용갑, 홍준표 의원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다른 의원들도 이분들의 모범을 따르길 바란다."

- <중앙>과 <동아>에서 '노사모 주축'이라는 표현을 기사 제목에 달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국민의 힘에 찍힌 '친노단체'라는 낙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중앙일보>는 아예 '노사모가 제2 낙선운동 벌이나'라는 제목의 사설까지 실었다. 국민의 힘과 별도로 노사모가 존재하는데, 이런 사설이 나올 수 있나? 노사모에서는 언론중재위까지 가겠다고 한다. 일단 국민의 힘 대표인 내가 노사모가 아니고, 국민의 힘 회원들 중에서 노사모 출신 비율이 50% 미만이다.

그런데도 우리와 노사모를 굳이 연결 지으려는 것은 대중들의 심리에 내재해있는 '맹목적 친여 기피성'과 '비판 우월주의'를 자극하려는 것이다. 조중동은 이미 지난 대선에서 자신들에게 비판적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국민들이 노무현을 선택해 이들의 시도가 실패했다. 이후 매체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에 이들의 영향력은 예전 같지 않다. 그들은 우리를 막지 못한다."

컴퓨터 앞에 앉아있던 박시영 국민의 힘 정책국장이 이 대목에서 끼여들어 "조중동은 지난 총선에서 정치인을 검증하는 유권자 운동의 위력을 확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번 사안의 폭발력 때문에 일찌감치 '기선 제압'에 들어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대표의 얘기는 계속 이어졌다.

여의도 '국민의 힘' 사무실에 들어서면 '의원 바로알기 운동'에 사용할 피켓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여의도 '국민의 힘' 사무실에 들어서면 '의원 바로알기 운동'에 사용할 피켓들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일부언론 보도에 대해 지적하고 싶은 게 두 가지 있다. 첫째, 이 운동에 대해 '친노 단체가 하는 것'이라고 낙인을 찍고 있다. 그렇다면 대선 때 노무현 지지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아무 것도 하지 말아야 하나?

문성근씨가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사회를 보는 것 가지고 시비를 거는데, 그렇다면 이회창 선거운동 했던 개그맨 심현섭씨와 탤런트 김인문씨는 쇼프로와 드라마에 왜 나오나? 생업 때려치우고 미국 가서 이회창씨와 놀아야 하는 것 아닌가?

절반 가까운 유권자들이 노무현에게 표를 던져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대선때 노무현을 지지한 것은 죄가 아니다. 그렇다면 유권자 운동은 반노 단체만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수구 정치세력과 일부언론이 결탁해서 정보공개 운동이 불법이네 어쩌네 하는데, 2000년 큰 반향을 일으킨 총선연대의 낙선 리스트 발표는 합헌 판결을 받았다. 단지 몇몇 지역에서 적극적인 낙선운동을 한 것에 대해서는 제재를 받았다.

그런 의미에서 몇몇 의원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낸 우리의 행동은 엄연히 법의 테두리 내에 있다. 합법적인 운동을 불법이라는 뉘앙스로 몰아가는 것은 대선 패배로 피해의식이 생긴 수구언론의 정치공세이다."

- 그럼에도 국민의 힘을 '대통령의 사조직' 정도로 보는 견해가 있고, 그런 시각이 <중앙>과 <동아>의 사설에도 반영됐다.

"우리를 무슨 관변단체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노 대통령과 국민의 힘이 의견 차이를 보인 사안이 많다.

대북송금 특검에 대해 우리는 거부했지만, 노 대통령은 받아 들였다. 이라크 파병도 우리는 반대했는데, 대통령은 보내야 한다고 해서 우리가 비판했다. 공론화되지는 않았지만, NEIS에 대해서도 국민의 힘은 반대 입장이었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NEIS 추진 쪽으로 갔다.

대통령의 '우향우'에 대해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우리가 비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조중동에서는 대통령이 자기들 입맛에 맞는 정책을 내놔도 무조건 때리고 비아냥거린다. 당당한 비판과 무조건적인 흔들기, 이것이 우리와 그들의 차이점이다"

- 만약 노 대통령이 '이런 식의 유권자 운동은 적절하지 않다'고 반대하면 어떻게 할 것이냐?

"국민의 힘이 주장하는 내용 때문에 노 대통령의 입장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국민의 힘에게 이래라 저래라 왈가왈부해서는 안 된다.

정치인 노무현은 대통령이 된 후 자신의 역할에 따른 정치적 길이 있고, 국민의 힘 역시 정치개혁과 언론개혁이라는 지상 목표가 있다. 각자 길을 가다가 사안에 따라 만날 수도 있고, 등을 돌릴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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