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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임용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대전의 C여고
교사임용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고 있는 대전의 C여고 ⓒ 오마이뉴스 정세연
사립학교의 신규 교원 채용이 원칙과 기준 없이 이루어져 교원수급 불균형과 교육과정의 파행적 편성·운영은 물론 학생들의 학력저하를 초래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 C여중·고는 지난 학원민주화투쟁에서 퇴출당한 구재단이 신규교원을 무분별하게 채용해 2000년 이후 특정교과의 교원 수가 급증했고, 이로 인해 교사의 주당 평균시수 편차가 심해져 교육과정이 파행적으로 편성·운영돼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원수급 불균형으로 특정 과목의 순회교사가 급증해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과에 상관없이 총정원제를 실시하고 있는 현행 교원법정정원제하에서 C여중은 현재 12학급을 수학교사 2명이 담당하고 있으며, 수학교사 1인의 주당 평균시수는 22시간이다. 타 학교와 비교했을 경우 수학교사 1인당 4~10시간의 수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체육교과의 경우 3명의 교사가 각각 주당 10.7시간의 수업을 맡고 있으며, 타 학교보다 체육교사 1인당 1~8시간의 수업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32학급에 사회교사 2명만을 두고 있는 C여고는 3명의 순회교사가 파견 수업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순회교사를 제외한다면 정규사회교사 2명의 주당 평균시수는 40시간. 이에 비해 C여고를 제외한 대전지역 사립인문계고등학교의 사회교과의 평균시수는 17시간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체육교사는 5명으로 주당 평균시수는 11.8시간. 이에 비해 타 학교는 체육교사 1인이 주당 평균 19시간 수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원칙 없는 인사규정 개정해야"

이렇듯 교과별 교원 수급이 불균형을 이루자 부족한 교과를 순회교사로 채우며 구색은 맞추고 있지만, 교사의 책무성이 떨어져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C여고의 한 교사는 "교과수업 외에 재량시간이 있는데 타 교과 교사들은 그 시간을 감당할 여력이 안돼 주로 체육교과로 재량시간을 채우고 있다"며 "결국 이 같은 교원수급 불균형은 사립학교의 잘못된 신규교원 임용과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 오마이뉴스 정세연
이 교사는 이어 "지난 4월 인사규정 개정을 요구하는 C여중고 교사 64명의 바람을 담아 학교장에 연서명을 제출한 바 있다"며 "NEIS 문제가 일단락되면 인사규정 개정투쟁을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C여고는 또 지난 4월부터 인사규정 개정을 놓고 교사와 교장간 마찰을 빚어 왔다. 당시 전교조대전지부 사립중등동부지회는 성명을 내고 "대다수 사립학교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원칙과 기준 없이 인사권을 남용해 학생들의 학습권 및 교사의 교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교원의 임면에 대한 승인권을 가지고 있는 대전시교육청이 제대로 지도·감독하지 못한 책임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C여고는 민주적인 사립학교로의 발전을 위한 전체 교사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관행에 의해 이뤄진 2003년 인사위원의 자격을 취소하고, 민주적 절차에 의해 제·개정된 인사규정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C여고 인사위원회의 기능 회복과 신규 교원 공개채용 등의 내용을 담아 인사규정을 제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학부모 A모씨는 "꼭 필요한 교과가 수업시간표에서 아예 빠져있는 경우도 있었다"며 "수업시간표가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지 그게 교원 수급 불균형으로 빚어진 일이라는 것을 뒤늦게 알았다"고 말했다.

A씨는 이어 "교원 인사와 관련된 부분은 학부모들이 관여할 부분은 아니지만 재단이 좀 더 양심적이고 반듯하게 학교를 운영해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시켜줬으면 좋겠다"며 "더 이상 아이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어야 하며, 실질적인 힘을 가지고 있는 교육청이 실태파악을 제대로 해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지도감독을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C여중고측은 이에 대해 대답을 회피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원수급 불균형 문제에 대해서는 순회교사를 파견해 수업에 차질이 없도록 지도 감독하고 있다"며 "사립학교 과원교사 발생 방지와 신규교원 공개모집 등에 대해 지도 감독을 하고 있지만 강제할 수 없는 입장이라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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