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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교회'의 김요한 목사
'함께하는 교회'의 김요한 목사 ⓒ 권윤영
찬송가는 밴드가 연주하는 음악에 맞춰 부르고, 목사님은 청바지를 입고서 설교를 한다?

누구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대전 만년동에 위치한 ‘함께하는 교회(담임목사 김요한. 37)’는 일반적인 교회이미지를 벗어던졌다. 방문하는 사람들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교회다.

“교회문화가 일반문화와 동떨어졌다는 이미지 때문에 교회이탈현상이 생기더라고요. 교회 문턱이 높다보니까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고요. 사회가 변하듯이 교회도 나름대로 의미있는 변화를 시도해야 됩니다.”

‘함께하는 교회’는 일반교회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교회의 시설, 프로그램 등 모든 것이 기존의 교회와 다르다. 밴드의 연주는 기본이고, 서킷드라마와 다양한 영상물을 통해 설교를 전한다. <쉰들러리스트> <매디슨 카운트의 다리> 등 종교적인 색채를 벗어난 영화를 통해 설교할 때도 있다.

“‘함께하는 교회’는 열려있는 교회를 표방하고 있습니다. 밴드나 서킷드라마가 교회본연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판단으로 도입한 것입니다. 오는 여름에는 김동길 전 의원이나 대한항공 파일러트 등을 초청할 계획입니다.”

기존 교회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은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함께하는 교회’의 뚜렷한 가치관을 이해한 사람들은 하나둘씩 양복을 벗어던지기 시작했다.

열려있는 교회, 열려있는 예배, 열려있는 관계를 추구하는 김 목사의 노력이 점차 전염된 것. 교회에 처음 나온 몇몇 학생들도 ‘뭐 이런 교회가 다 있냐’고 생각했다가도 답답하고 보수적인 이미지를 탈피한 교회 문화에 쉽게 적응했다.

물론 파격을 추구한 교회에 호기심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지만 이런 사람들은 오래가지 못한다. ‘함께하는 교회'가 지속적인 것은 파격과 더불어 김 목사의 노력 때문이다.

김 목사는 한 번 설교를 위해 북한관련기사까지 스크랩하고 평균 10여권 이상의 서적을 읽는다. 이러한 노력이 ’함께하는 교회‘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게 만드는 비결이다.

“교회를 시작하기 전, 어느 날 겨울 노인정에서 할아버지 두 분이 팔짱을 끼고 나오시더라고요. 호기심이 생겨서 계속 지켜봤더니 한분은 시각 장애자셨습니다. 이것을 보고 이웃과 함께하는 교회를 생각하게 됐어요”

김요한 목사는 아버지이자 극동방송 이사장인 김장환 목사의 영향을 받아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됐다. 세대차이로 인해 초기에는 용납이 안됐던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새로운 세대를 위한 교회분위기나 긍정적인 반응을 좋아해준다고.

청소년기에는 보통 10대들이 경험하는 혼란기를 겪기도 했다. 미국인 어머니를 가진 혼혈아라는 이유와 목회자의 아들이라는 주변의 시선을 항상 의식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다른 청소년들보다 혹독한 시련의 시기를 보냈습니다. 때로는 놀림의 대상이 되기도 했지만 그런 경험들이 나쁘지만은 않았습니다. 그것들이 사랑의 표현처럼 느껴질 때도 있었으니까요”

‘함께하는 교회’에서는 매주 장애인 시절, 고아원 등 10여군데의 기관을 돌며 사회봉사도 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계층에게도 열려있는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장애인들에게도 교회의 문턱을 낮추고자 일부러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을 고집하기도 했죠”

“앞으로는 지역 사회를 위한 문화교실을 열고 싶습니다. 영어회화, 매너 교육, 결혼예비학교, 금연 학교 등의 프로그램으로 교인들뿐만이 아니라 일반인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는 문화교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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