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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솔사는 가족과 함께 찾으면 좋습니다. 경사가 급하지 않은 숲길이라 아이들도 즐겁게 걸을수 있습니다.
다솔사는 가족과 함께 찾으면 좋습니다. 경사가 급하지 않은 숲길이라 아이들도 즐겁게 걸을수 있습니다. ⓒ 조경국
구름이 모였다 흩어졌다 하는 것을 보니 비가 오긴 올 것 같습니다. 습기가 많은 후텁지근한 일요일 한낮 우리 가족은 다솔사로 향했습니다. 한낮 더위도 다솔사 숲에선 한풀 꺾여 쉬었다 갑니다. 우람한 나무들이 해를 가리고 그늘을 만드는 다솔사 숲에선 한여름 뙤약볕도 별것 아닙니다.

숲길에 피어있던 뱀딸기꽃. 뱀딸기는 이름과 다르게 예쁜 꽃을 피우고 식용과 약용으로 쓰입니다.
숲길에 피어있던 뱀딸기꽃. 뱀딸기는 이름과 다르게 예쁜 꽃을 피우고 식용과 약용으로 쓰입니다. ⓒ 조경국
다솔사 예찬론자가 된 것은 오래 전 일인데 가장 큰 이유는 집에서 멀지 않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또 다른 이유는 다솔사로 향하는 숲길이 매우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하늘을 가리고 온갖 새소리가 귀를 즐겁게 합니다. 주차장과 매점이 있는 입구부터 다솔사 까지 약 1.2Km 거리인데 대웅전까지 갔다가 돌아 나오는 시간은 1시간이면 충분합니다.

부처님께 삼배를 드리는데 아이의 엉덩이가 하늘을 보고 있습니다. 다솔사 부처님은 느긋하게 누워 계십니다.
부처님께 삼배를 드리는데 아이의 엉덩이가 하늘을 보고 있습니다. 다솔사 부처님은 느긋하게 누워 계십니다. ⓒ 조경국
하지만 1시간 동안 얻어가는 다솔사 숲의 힘은 '고농축 엑기스' 같은 것입니다. 한 달에 적어도 두세 번은 찾아가는데 그때마다 다솔사 숲은 그동안 쌓였던 피로와 긴장을 풀어 줍니다. 혼자 가도 좋지만 가족들과 함께 가면 효과는 곱절이 됩니다. 대웅전에서 삼배를 올리고 잠시 명상에 잠겨보는 것도 정신을 맑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법당 뒷편의 야생 녹차밭입니다. 다솔사에서 나는 죽로차는 그 맛이 오묘하기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법당 뒷편의 야생 녹차밭입니다. 다솔사에서 나는 죽로차는 그 맛이 오묘하기로 소문이 나 있습니다. ⓒ 조경국
다솔사가 많이 알려져 찾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그래도 숲의 향기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숲길을 따라 걷고 있노라면 차를 타고 다솔사를 찾아가는 분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 분들을 보면 애꿎은 부아가 밀고 올라오기도 합니다. 자동차 매연에 기분이 상하기도 하거니와 다솔사의 진짜배기를 그냥 지나쳐가는 그 분들이 딱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다솔사 대양루. 1749년(영조25년)에 세워졌으며 전통건축기법이 잘 살아 있는 건축물입니다.
다솔사 대양루. 1749년(영조25년)에 세워졌으며 전통건축기법이 잘 살아 있는 건축물입니다. ⓒ 조경국
숲이 시작되기 전 넓은 주차장을 두고 꼭 절 아래 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은 다솔사가 주는 선물의 한 토막만 가져가는 것과 같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고 다솔사를 찾는 분이라면 꼭 아래 주차장에 차를 두고 가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차를 타고 얻는 즐거움 보다 걸으며 얻는 즐거움이 훨씬 크다는 사실을 다솔사 숲에서 깨달을 수 있습니다.

법고에 그려져 있는 용. 법고는 길짐승을 제도하며, 용은 중생들을 불국정토로 인도하는 수호신입니다.
법고에 그려져 있는 용. 법고는 길짐승을 제도하며, 용은 중생들을 불국정토로 인도하는 수호신입니다. ⓒ 조경국
멀리 계신 분들이 다솔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것은 첫째 소나무 울창한 숲길이고 둘째 법당에 느긋하게 누워계신 부처님, 셋째 대웅전 앞에 대양루입니다. 넷째는 대웅전 뒤쪽에 있는 차밭이고, 다섯째는 아무리 묵은 변비라도 단번에 고쳐질 것 같은 시원한(?) 해우소입니다. 시간이 나시면 다솔사를 품고 있는 이명산 정상까지 올라가신다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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