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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8월 미국의 전 대통령인 빌 클린턴과 백악관 인턴사원이었던 모니카 르윈스키간의 불륜 사실은 한 국가의 대통령이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수치스러운 면모를 드러냄으로써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그 당시 세계의 각 언론들은 ‘지퍼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이 사건을 명명하면서 클린턴 대통령의 청문회를 미디어를 통해 공개하는 등 그 여파는 실로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때문에 특별검사제를 실시하여 진땀 꽤나 흘렸을 클린턴의 모습 하나하나를 가지고 쓰여진 논문이 수백편에 이르는 등 그는 르윈스키와의 불륜 사실을 매우 힘겹게 언론에 공개하고야 말았다.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7일 발췌 공개한 힐러리 클린턴의 자서전 <살아있는 역사(Living History)>가 미국에 드디어 오늘(9일) 공개된다. 그녀는 2000년 뉴욕주 연방 상원의원으로 전격 변신하여 남편의 부정을 깨끗이 잊은 듯이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녀는 자서전에서 그때의 한 남자의 부인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그녀는“빌이 모니카와 있었던 사실을 고백했던 날 자신이 격분하자 '미안해, 당신과 첼시를 보호하고 싶었어'라고 말하며 미안해했다”고 하면서 “10대인 딸에게 사실을 털어놓아야 한다고 말하자 빌의 눈에는 눈물이 고였고, 결국 자신은 마침내 남편을 사랑하고 용서하기로 마음먹었다”라고 덧붙이고 있다.

또한, 힐러리는“빌은 내가 만난 남자들 중 가장 정력적이고 멋있는 남자”라고 말하면서 은근히 클린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는데, 그녀는 71년부터 자신과 빌은 공통된 신앙심을 가지고 함께 대화를 꾸준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그녀의 이러한 자서전 출간이 정치적 계산에 발맞춘 행보가 아니겠느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얼마 전 모니카 르윈스키의 자서전인 <모니카 이야기>가 세간의 화제를 몰고 온 사실에 고무된 힐러리가 자신의 남편을 옹호하면서 동시에 그동안 충실히 쌓아가고 있는 정치 생명의 연장선상에서 책을 출판한 게 아니냐는 시각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견해에 상당한 설득력을 더해주는 것은 여성으로서 도저히 참을 수 없는 남편의 몰지각한 불륜 사실을 알면서도 자신의 넓은 아량으로 그 남편을 구제하였다 라는 글을 통해 그녀가 이제는 대중의 빠른 입소문과 지지에 민감해지기 시작했다는 것을 증명한다는 것이다.

▲ <힐러리의 선택>
ⓒ 한국방송출판
2001년 게일 쉬이가 쓴 <힐러리의 선택 - 대통령을 경영한 여자>라는 책은 이러한 시각에 어느 정도 정통한 눈길을 던져 주고 있다. 특히, 이 책에서의 키워드는‘선택’이라는 관점에서 본 힐러리의 심리묘사를 소설형식으로 그리고 있지만, 치밀한 자료수집과 설문을 통해 진실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보면, 평등의 나라라고는 해도 아직 정치적으로는 차별을 받고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 안에서도 여성이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나라로서의 변화에 대해 비교적 자세하게 적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극명한 사실은 왜 이 시점에서 힐러리가 자서전을 출간한지에 대하여 그 시기와 맞물려 세인들의 의혹을 낳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그녀는 “자서전 형식의 백악관 회고록은 예전부터 있어왔던 영부인들의 자취에 따른 것일 뿐”이라고 그 의혹을 일축하고 있지만, 이러한 말들은 분명 억측이 있을 수도 있지만 치밀한 그의 사무실 안에서 꾸며진 계산이라는 것이 대다수 미국민들의의 해석이다.

이를 두고 늘 화젯거리를 쫓아다니는 할리우드에서는 ‘힐러리의 선택’을 두고 힐러리역으로 적합한 배우로 샤론 스톤을 영입하려 한다는 뉴스가 보도되었다. 일각에서는 너무 상업적으로 이를 이용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일었지만, 분명한 것은 미국에서 그만큼 힐러리의 행동 하나 하나를 주목하고 있다는 말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녀에게 800만달러를 지불하고 책을 출판하게 된 사우스 슈스터사는 힐러리의 자서전 <살아있는 역사>를 9일 전 미국에 시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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