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대한일보의 보도에 '허위기사'라고 주장하고 "사과문 게재"를 요구하고 있는 학생들.
대한일보의 보도에 '허위기사'라고 주장하고 "사과문 게재"를 요구하고 있는 학생들. ⓒ 오마이뉴스 강성관
지난 4일과 5일 광주시 중흥동 대한일보사 앞에서 광주대학교 학생 50여명은 '비상식적이고 수준낮은 대한일보 자폭하라', '근거없는 허위기사 대한일보 각성하라'는 피켓시위를 벌였다.

이들 학생들은 또 대한일보사 담장과 현판에 '근조 대한일보' 등 글귀를 붉은 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새기며 사과문 게재를 요구했다.

이들이 시위에 나선 이유는 지난 3일자 <대한일보> 1면 머릿기사 때문.

<대한일보> 서모 기자는 이날 머릿기사 '광주대 기숙사 모텔전락'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광주대 여자 기숙사 방에서 남녀 혼숙이 빈번하고 성 접촉이 일어나고 있으나 학교측이 이를 인지하고도 '쉬쉬'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강력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광주대, "보복성으로 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이 기사에서 <대한일보>는 "이 때문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많은 학생들이 '기숙사행은 다 그런다'는 비난성 소문에 시달리고 있으며 일부 학생들은 기숙사를 떠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면서 "1천여명을 수용하고 있는 기숙사의 관리자는 고작 2명에 불과, 사실상 혼숙에 대한 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은(중략) 이같은 일이 계속될 경우 광주대 안보내기 운동을 벌이겠다고 비난했다"고 보도했다.

<대한일보>는 이 같은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광주대 총여학생회 간부, 광주대 기숙사 행정실 관계자, 자녀를 기숙사에 입소시킨 한 학부모와 광주대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 글을 인용했다.

이에 대해 광주대학교 총학생회와 광주대학교측은 "광고 미배정에 대한 보복성 허위기사"라며 '사과문 개재'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박정준 총학생회 집행위원장은 "총여학생회 간부가 기자와 통화한 사실은 있으나 여성인권 관련 문제에 대해 답했을 뿐이다"면서 "이를 기자가 왜곡해 보도한 것이다"고 주장했다. 또 김진미 총여학생회장은 "보도가 나간 3일 서 기자와 총학생회장 등이 만났다"면서 "서 기자는 '여성인권과 관련해 취재를 했는데 기숙사 문제로 기사가 나가서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대한일보의 3일 1면 톱기사는 객관적 사실확인도 하지 않은채 사실인 것처럼 오도하고 수많은 광주대 학생들을 매도하고 있다"면서 "기자의 주관적인 추측성 기사를 1면 톱으로 실은 대한일보측에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그런 기사를 톱으로 실었는지 의문이다"고 비난했다.

대한일보사, "근거있는 기사, 법적으로 해결하라"

문제의 대한일보의 3일자 머릿기사.
문제의 대한일보의 3일자 머릿기사. ⓒ 오마이뉴스 강성관
이에 대해 학생들과 학교측은 "대한일보측이 학교 광고 미배정에 대한 보복성 기사를 게재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기사를 게재하기 전인 2일 대한일보사 광고국 담당자가 광주대학교 2004년 수시모집 광고를 배정하지 않았다면서 항의하고 광고를 요구했다는 것이다.

광주대학교 한 관계자는 "입시광고가 지역일간지 7개사에 배정했고 대한일보에는 광고배정이 안됐다"면서 "2일 '왜 우리는 안주냐'고 불만을 토로하고 그 다음날 기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숙사에 전화가 왔는데, 조교가 전화를 받았지만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물어서 '없다'고 대답했다"며 "보복성 기사로 밖에는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비난했다.

또 "관리자가 2명밖에 없다고 했는 모두 8명이 근무하고 있다"며 "어떻게 기숙사를 모텔이라고 할 수 있으며 톱기사로 싣을수 있냐"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박주관 <대한일보> 편집국장은 4일 학생들과의 면담과정에서 "돈 200만원(광고비용) 때문에 기사를 게재했겠느냐"고 반문하고 "기사를 톱에 배치하는 것은 우리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다"고 말했다.

또 허위보도라는 주장에 대해 "취재원이 있어서 취재했고, 모두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면서 "사실 아니면 언론중재위에 반론문보도 청구하는 방법도 있고 법도 있다"고 밝혔다. 또 기사를 작성한 서모 기자도 '취재원'에 대한 질문에 "보도된 그대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대한일보사는 3일 오전 사무실을 방문해 '사과문 게재'를 요구한 광주대측에 언론중재위를 통한 반론문 보도청구하거나 광주대학교 홍보 기사 게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대학교 한 관계자는 "사과문 게재요구에 '인정할 수 없다'면서 대한일보측에서 '반론보도문이나 홍보성 기사를 실을 수 있다'고 했다"면서 "반론보도문이란 것이 우리 입장만 밝히는 것 뿐인데 크게 의미가 없으며 홍보성기사를 싣는다는데 핵심적인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광주대 총학생회와 광주대 민주동우회 등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공동 대응할 계획이어서 보복성 논란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와 관련 광주대 한 관계자는 "화난다고 대놓고 그렇게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학교 입장에서는 사실이든 아니든 시끄러울수록 학교 이미지에는 좋지않다"며 난감해 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