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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용역노조 간부회의 모습
ⓒ 박희석
지난 5월 22일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는 정기 대표자회의를 통해 ‘조해녕 대구시장 퇴진을 위한 100인 선언’을 발표하였다. 조해녕 시장의 무능함과 책임회피를 꼬집고 있는 이번 선언은 민주노총 소속노조 대표자들에 의해 이뤄졌는데, 이중에는 지하철 참사로 3명의 동료를 떠나보낸 대구지하철용역노조의 이름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엔 우리도 월급 60만원 한번 받아봅시데이"

대구 현충로역 용역실을 찾았던 5일은 마침 지하철용역노조가 한달마다 갖는 간부회의 날이었다. 어떻게 알고 찾아왔느냐며 반기는 분들은 대부분 60대 전후의 할머니들이다.

주로 지하철 역사의 환경미화를 위해 일하는 이들은 이번 6월에 있을 임시국회 환경노동위에 계류중인 고용허가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회의가 끝나갈 무렵 누군가 한마디한다.

“이번엔 우리도 월급 60만원 한번 받아봅시데이”

“무릎꿇고 살살 빌어도 시원치 않은데…”

회의가 끝난 뒤, 대구지부장을 맡고있는 석만순(58) 할머니와 지하철 참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어떻게 선언에 동참하게 되었냐고 물으니, “우리야 자세한 건 모르지, 조해녕 시장이 큰 잘못을 저질렀다는 건 분명해 서명했지”라며 조시장에 대해 갖고 있는 생각들을 풀어놓는다.

“첫째로 조시장이 잘못한거는 사고난 지하철 당장 옮겼던 거고, 두 번째로 잘못한거는 바로 물청소해서 그냥 빨리 덮을라고 한거지”라며 “무릎꿇고 살살 빌어도 분이 안풀리는데 제대로 사과 한 번 한적 없어”라고 말하자 옆에 있던 차은남(32) 사무국장도 지난주 한 방송국의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소감을 나타내며 한마디 거든다.

“지난주인가, ‘그것이 알고싶다’ 보셨어요? 윤석기 위원장하고 조해녕 시장이 면담하는 장면 볼 때 정말 기가 막히더라구요. 조시장의 대답은 ‘들은 것 같습니다. 유감입니다’ 그것 뿐이에요. 그게 시정 책임자가 보일 모습입니까?”

▲ 지하철용역노조 대구지부장 석만순씨
ⓒ 박희석
“그사람들, 분향도 한 번 안왔어"

이번 사고로 목숨을 잃은 미화원(김순자,김정숙,정영선씨)분들은 모두 지하철역 중앙로역에서 일하던 중 참사를 당했지만 지하철 공사측에서는 자신들과는 관계없다며 성의없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한다.

“그사람들, 분향도 한번 안왔어”라고 말하는 석 지부장은 분향소 설치부터 장례식 때까지 얼굴한번 비추지 않던 시관계자나 지하철공사측 사람들에게 섭섭한 감정을 나타냈다.

“우리들은 도급주는 용역업체 사람들이니까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라며 신경도 안썼어요. 평소에는 꼬박꼬박 작업지시하던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차사무국장은 비정규직에 대한 지하철공사에 대한 비인간적 태도에 대해서도 억울함을 나타낸다.

“하도 기가막혀서 따지러 갔더니 그제서야 돈 몇 푼 쥐어주더라구요. 우리가 뭐 돈받으러 간겁니까?”

“임금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대구지하철공사와 관련된 5개 용역업체를 통해 이곳으로 들어오는 할머니들은 때문에 자기 근무지 사람들이 아니면 얼굴알고 지내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서울에 이어 지난 2002년 7월에 노조가 만들어져서야 억눌리고 받지못했던 권리에 대해서 함께 대처해나갈 수 있었다고 한다.

“노조가 만들어지기전 민주노총 여성연맹에서 실태조사를 나왔었는데 그야말로 여기는 불법노동천국이었죠”라고 회상하는 차 사무국장은 노조가 결성되고 작년 11월에 있었던 파업투쟁의 결과로 전혀 혜택을 받지 못했던 퇴직금이나 생리휴가의 권리를 비로소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유가족들이 너무하다니…

지하철 참사후 따로 4차례 노동자 추모집회를 가지며 1인승무제와 비정규직 철폐를 위해 시위를 벌였다는 석 할머니는 마지막으로 ‘조시장이 지금처럼 편안하게 시장직을 유지하고 오히려 유가족들이 너무한다고 몰아지는 상황이 가슴이 아프다’라며 조속한 조시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신남네거리때도 그냥 넘어갔는데 이번만큼은 조시장이 사표쓰고 콩밥먹어야지”

'조해녕 시장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노총 대구 노동자 100인 선언' 전문

지난 2월 18일 대구지하철 참사는 대구시민들에게, 국민에게, 전 세계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던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었습니다. 그로부터 90여일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사건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아직까지도 확실히 된 것이 없으며, 시간이 흘러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대구지하철 참사도 잊혀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200여명의 억울한 죽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공기업 민영화에 인한 무리한 구조조정 속에서 강행된 1인 승무제와 안전을 뒷전으로 한 채 제작된 불쏘시개 전동차가 대화재 참사의 근본원인임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지하철 대참사의 진짜 책임자인 조해녕 시장이 아직도 대구시청에서 시장으로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대구지하철은 이번 2.18 대구지하철 화재사건으로 사고철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 사고철이라는 오명의 책임을 피해갈 수 없는 사람이 바로 지금의 조해녕 대구시장입니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1995년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부터 무수히 이어져온 부실한 지하철 공사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책임자였으며, 이번 사건의 최고의 책임자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사고철이라는 오명은 조해녕 대구시장의 몫입니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사고현장의 유품과 유골을 군부대를 동원한 ‘물청소’등으로 희생자들을 두 번 죽이게 한 장본이며, 사건을 은폐하고 축소․조작하면서 국민과 대구시민을 기만하고 희생자들의 유가족의 가슴에 또 한번의 못을 밖은 부도덕한 사람입니다.

조해녕 대구시장은 대구지하철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 이후에도 늦장대응, 변함없는 안전불감증으로 시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해야할 대구시장의 의무를 져버린 것입니다.

대구시장으로서 대구시민의 안전과 생명보다는 자신의 권력과 욕심만 챙길려고 했던 조해녕시장, 침체되어가는 대구경기속에 대구시민들이 신음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기부양책보다는 구태의연한 정책으로 일관했던 무능한 조해녕 대구시장은 대구지하철 참사가 일어난 책임을 스스로 묻고 사퇴해야 했습니다. 지하철 참사 대책위가 중앙정부에서 내려왔을 때 물러나야 했습니다.

조해녕 대구시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이제 250만 대구시민의 이름으로 퇴진시켜야 합니다. 민주노총 대구지역의 노동자들 또한 2․18 대구참사에서 희생당한 고인들의 한을 잊지 않고, 무능하고 반도덕적인 조해녕 시장을 퇴진하여 대구시민의 안전과 행복이 보장되는 살기 좋은 대구시를 만드는데 앞장설 것입니다.

■ 민주노총 대구지역 노동자 선언자 명단 총 102명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 의장 정우달 / 수석부의장 박배일 / 사무처장 김명환 / 미조직특위원장 윤병태 / 총무국장 정은정 / 조직쟁의국장 이종진 / 정책기획국장 이철수 / 산업안전국장 김은미 / 조직부장 김증근 / 교육선전부장 김경희 / 상담부장 김남희

금속노조대구지부 지부장 이광우 / 수석부지부장 김대용 / 부지부장 김형계 / 사무국장 차차원 / 교육선전부장 정지혜 / 조직부장 김희정 / 조사통계부장 박명석 / 문화체육부장 전정본 / 산업안전부장 이덕우 / 갑을금속 지회장 손형호 / 국제정공 지회장 라종엽 / 대동공업 지회장 박종석 / 동원금속 지회장 김태찬 / 동협 지회장 정세동 / 동협정밀 지회장 이병학 / 상신브레이크 지회장 김시운 / 영남금속 지회장 김영규 / 한국게이츠 지회장 권구록

금속연맹 기아차노조판매본부 대구지회장 김보경 / 대한중석초경 위원장 김득수 / 한국델파이 위원장 홍주표 / 현대차노조판매본부대구경북동부지부장 조철희 / 현대차노조판매본부대구경북서부지부장 이상흔 / 현대차노조정비본부대구지부장 장태원

보건의료노조 대경본부 본부장 황현섭 / 사무국장 서영환 / 조직부장 류남미 / 경북대병원 지부장 이정현 / 동산의료원 지부장 박성혜 / 영남대의료원 지부장 최근순 / 대구적십자병원 지부장 최창규 / 대구적십자혈액원 지부장 백정호 / 파티마병원 지부장 임인철

화학섬유연맹 대경본부 대원화섬 위원장 김경출/ 동국무역 위원장 이무형 / 모자복지회 위원장 박진찬 / 신택 위원장 정대식 / 진안섬유 위원장 이주호 / 태경물산 위원장 김창수

공공연맹 대경본부 본부장 이우인 / 부본부장 문종상 / 사무국장 장병관 / 대구환경노조 위원장 김상호 / 사회보험노조대경본부장 전무환 / 자동차학원노조 새한지부장 김종대 / 과학기술노조 섬유개발연구원지부장 김형섭 / 과학기술노조 한국패션센타지부장 박경욱 / 조폐공사노조 경산창지부장 진형균 / 한국통신노조 대구지방본부장 김건주 / 전기안전공사노조 대구경북지부장 배종국 / 철도노조 대구지구장 정차식

전교조 대구지부장 장명재 / 수석부지부장 김용수 / 사무처장 권영주 / 정책실장 임성무 / 초등서부지회장 이재완 / 동부지회장 이운형 / 강북지회장 박근자 / 성서지회장 박외곤 / 남부지회장 박만천 / 달성지회장 김정기 / 국공립동부지회장 황보승 / 서부지회장 배석중 / 남부지회장 김현구 / 사립수성지회장 강태운 / 동부지회장 이의호 / 서부지회장 이충원

대학노조 경북대지부장 임계숙 / 비정규교수노조 영남대분회 변상출 /
민간써비스연맹 대구CC 위원장 황진우 / 우경개발 위원장 김정호

건설연맹 대구건설노조 위원장 최신현 / 대구경북전기원노조 위원장 김건기 / 타워크레인노조 대구경북지부장 유병국

여성연맹 전국지하철청소용역노조 대구지부장 석만순

민주노총대구본부 경대소비조합노조 위원장 양경희 / 경대시설관리노조 위원장 최원섭 / 경축노조 위원장 변현제 / 골재원노조 위원장 문수진 / 대구탁주노조 위원장 서정서 / 성서공단노조 위원장 김용철 / 중앙청과노조 위원장 변해규 / 효성청과노조 위원장 김형섭 / YMCA노조 위원장 정희수 / 고령미화원노조 위원장 박기대 / 경신정보고노조 위원장 유슈식

언론노조 대구MBC지부장 신윤철 / 대구CBS지부장 안동우 / 대구TBC지부장 박영수 / 매일신문지부장 송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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