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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랑스에서 잠수훈련 중 포화잠수 450M 를 성공한 해군의 심해잠수사들이 챔버실내에서 감압 과정 중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해잠수 헬멧을 든 김재훈(金載訓), 이병진(李炳進), 박주흠(朴周欽), 오종민(吳鐘珉) 중사의 모습"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 해본정훈공보실
"더 넓고 더 깊은 바다로!" 해난구조를 전문으로 하고 있는 해군 특수부대인 해난구조대(SSU ; Ship Salvage Unit)의 부대 표어다.

해군작전사령부 소속 해난구조대가 최근 프랑스 연수 교육 중에 실시한 잠수훈련에서 "더 넓고 더 깊은 바다로"라는 도전정신 속에 포화잠수 450M 성공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부대는 지난 달 16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마르세유의 심해장비 제작사인 COMEX PRO에서 실시한 포화잠수 최종 평가에서 혼합기체(산소와 헬륨, 수소로 구성)를 채워 넣은 최첨단 잠수장비인 챔버(Chamber)를 사용하여 63빌딩의 1.5배 이상 수심인, 해저 450M의 환경과 동일한 조건하에서 심해 잠수훈련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해난구조대(SSU)는?

조난 선박, 해상에 불시착한 항공기 사고 등 바다에서 인명, 선박, 화물 등의 구조를 총칭하는 해난구조는 전문적인 기술이 요구되며, 여기에는 수심 100M 이상 심해에서 잠수를 전문으로 하는 잠수사의 작업이 해난구조의 기본이 된다.

해난구조대(SSU, 부대장 대령 정운채, 鄭雲採, 49세, 해사33기)는 바다의 119라 불리며, 바다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고에 대해 구조를 전문으로 하는 해군의 특수부대이다.

1950년 9월 해상공작대로 창설되어 50년이 넘은 역사를 지니며 오늘의 해난구조대에 이르고 있으며, 해군 함정과 항공기의 조난 구조활동, 수중 장애물 제거 임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99년 우리 해군에 의해 격침된 북한의 반잠수정을 남해의 150M 수심에서 성공적으로 인양하였으며, 이같은 수심에서의 선체 인양은 세계 최초로서, 한국 해군의 심해 잠수기술을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또한 93년 서해에서 발생한 서해 훼리호 침몰시 선체 인양과 아울러 302구의 사체를 인양하는데 중심이 되어 활동했으며, 94년 단양 충주호 유람선 화재 침몰사건, 서울 성수대교 붕괴사고, 95년 여수근해 Sea Prince 호 좌초사고, 01년 진해만 헬기 추락사고, 올해 1월 합천호 소방헬기 추락사고 등 각종 국가의 재난현장에도 긴급 투여되어 구조활동을 펼침으로써 국민과 함께하는 해군상을 몸소 실천해 나가고 있다.
이번 기록은 선진 잠수장비 운용, 기술 습득을 위해 지난 2월부터 2개월간 해난구조대의 신무영 소령(申茂榮, 39세, 해사 41기)을 단장으로 하는 37명의 연수단이 프랑스 현지에 파견된 가운데 이루어졌다.

포화잠수는 이병진 중사(李炳進, 31세) 등 4명으로 구성된 심해 잠수요원이 훈련 시작일인 4월 16일 챔버실에서 이틀간의 가압과정을 거친 후 21일간 진행되었다.

고압력과 높은 습도, 고온에 노출된 채로 수심 450M로 설정된 챔버실내에서 잠수사들은 신경계의 이상유무를 면밀히 확인하는 검사를 거치고 포화잠수 450M의 최종 평가를 받았다.

포화잠수(Saturation Diving)란?

포화잠수는 인간이 잠수할 수 있는 최대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안된 잠수 시스템이다.

일반적으로 실시되는 잠수기법과는 달리 잠수사들은 우선 챔버(Chamber)라는 밀폐된 격실로 들어가서 헬륨과 산소 등을 혼합한 기체로 목표 수심과 동일한 압력을 가압한 후 일정시간 적응을 하게 된다.

이후 별도의 장비를 이용, 해저 작업장소로 이동하여 수중작업을 마치고 다시 챔버로 돌아와 감압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챔버실에서의 생활은 강인한 체력과 더불어 강한 정신력이 요구된다.
이번 기록인 수심 450M에서의 포화잠수의 경우 챔버실내의 여건은 우리가 평상시 생활하는 기압을 1기압으로 봤을 때 46기압에 해당하는 압력이 가해졌으며, 이는 1㎠의 면적당 46Kg 중량의 압력을 받는 것과 같은 수치다.

소방차 물줄기의 압력이 100psi로 수심 70M에서 받는 압력과 비슷하다면 수심 100M에서는 달걀이 저절로 터지고, 150M에서는 컵라면 용기가 정상크기보다 1/3 로 줄어 드는 것을 감안할 때 수심 450M의 압력은 실로 대단한 수치이며, 이를 견뎌내야만 했다.

또한 70%의 높은 습도, 30℃ 이상의 고온 그리고 밀폐된 챔버내에서의 장시간 생활(가압시 2일, 감압시 16일)은 잠수사들로 하여금 폐쇄에 대한 강박관념이 작용하여 정신적 스트레스를 급격하게 증가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심해 잠수사들은 포화잠수를 위해 혼합기체(산소, 헬륨, 수소)를 마시기 때문에 대기중에서보다 약 7배 빠른 체온 손실로 인해 극심한 추위를 느끼게 되며, 식욕 부진과 체중 감소 등도 이어지기에 포화잠수 후에는 최소 2개월 이상의 체력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심해 수중작업시도 잠수사들에게는 악조건이 따른다. 30Kg 이상의 작업장비 및 도구를 들고 조류를 견뎌낼 때는 또다른 체력소모의 요인이 되며, 태양광이 완전히 차단된 칠흑같은 심해에서 작업할 때는 공포감과 외로움을 이겨내야만 한다.
제시된 도면에 따라 파이프 조각들을 조립해 내는 퍼즐 어셈블리(Puzzle Assembly)라는 최종 평가는 선진 잠수기술을 보유중인 프랑스나 영국 등도 2시간 이내에 마친 전례이 없는 것으로, 한국 해군의 오종민 중사(吳鍾珉, 30세)가 37분, 김재훈 중사(金載訓, 27세)가 61분 등 이번 포화잠수에 참가한 4명 전원이 종전 기록인 2시간보다 무려 40분을 앞당긴 1시간 20분 이내에 평가를 마쳐 프랑스 현지 잠수 관계자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부대는 지난 97년 동해에서 실시한 포화잠수 훈련에서 300M 잠수에 성공함과 동시에 99년 우리 해군에 의해 격침된 북한의 반잠수정을 세계 최초로 수심 150M에서 인양하는 기록을 세움으로써 12해리 영해는 물론 200해리에 달하는 우리나라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전 해역에서 작전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한 바 있다.

해군은 함정에 갖춰진 장비를 이용하여 포화잠수를 실시하고 있으며, 4300톤급 잠수함 구조함인 청해진함(4300톤급)이 최대수심 300M까지 포화잠수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올해 말 450M 수심의 포화잠수를 지원할 수 있는 육상 훈련시설인 DDSS(Deep Diving Simulate System, 심해 잠수 훈련장)가 완공되게 되면 심해 잠수 분야에 대한 한단계 높은 교육과 훈련, 연구가 이루어질 수 있어 우수한 인적자원과 더불어 명실공히 완벽한 심해작전을 펼칠 수 있는 물적 자원도 두루 갖추게 된다.

한편 포화잠수 450M 성공 기록은 프랑스, 영국, 미국 등 100년 이상의 선진 잠수 역사를 극소수 해양 강대국만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으로, 이번 기록 달성은 한국 해군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과시함과 동시에 한국 잠수 역사를 다시 쓰는 쾌거이기도 하다.

또한 삼면이 바다인 지리적 특수성을 가진 한반도에서 우리 해군의 작전영역이 보다 확대됨으로써 해양강국으로 나아가는데 한층 기여하는 계기도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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