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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과기부 - 산자부 공동브리핑

과학기술부(이하 과기부)와 산업자원부(이하 산자부)는 지난 5월 13일 과천청사에서 이례적으로 공동브리핑을 열어 반핵국민행동이 언론에 폭로한 <양성자가속기이용 핵변환사업계획>에 대해 “양성자가속기사업은 핵변환과 무관한 첨단과학사업”이라는 해명을 하였다.

이 공동브리핑에서 과기부는 “원자력연구소가 추진하는 양성자가속기사업은 기술적으로 핵변환용 가속기와 다르며, 핵변환로가 별도로 필요하기 때문에 핵변환으로 전환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과기부와 산자부가 양성자가속기사업을 핵폐기장 유치와 연계시키는 이유는 오로지“국가적인 현안사업인 핵폐기장 부지를 성공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양성자가속기는 핵변환용으로 사용될 수 없는가?

그러나 현재 양성자가속기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지난 5년간 행보는 이 같은 정부 발표내용이 허위임을 보여주고 있다.

과기부는 “현재 개발중인 가속기들은 펄스형으로 결정되었기 때문에 핵변환을 위해 필요한 지속형으로 전환이 불가능하다”고 발표하였다(그림 1참조). 그러나 원자력연구소는 애초부터 중간단계 설비들에서 “개발초기에는 10% 가동율의 펄스형으로 시작하되 궁극적으로는 연속형(CW, 100%가동)으로 운전할 것”이라는 계획을 준비해왔다.

이는 지난해 국제학회에서 원자력연구소가 발표한 논문에서도 분명히 밝혀져 있다(박스 1 참조). 따라서 설비가 다르므로 핵변환용으로 전환하기 불가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 그림 1. 과기부·산자부가 발표한 양성자가속기 사업개요
ⓒ 석광훈
과기부와 산자부가 13일 공동브리핑에서 발표한 개요도(그림 1)를 보면 현재 원자력연구소가 추진중인 양성자가속기는 오직 IT, BT 등 첨단산업과 의료용인 것으로 되어있다. 그러나 이는 원자력연구소가 지난해 국제학회에서 발표한 논문의 양성자가속기 개요도(그림 2)를 과기부가 기만적으로 편집한 것에 불과하다. 이 개요도는 양성자가속기 사업이 궁극적으로 가속기구동 핵변환용(ADS)으로 사용될 것임을 보여준다.

▲ 그림 2. 원자력연구소가 2002년 국제학회에 발표한 양성자가속기사업 개요
ⓒ 석광훈
과기부, “국제학회 발표는 8월이지만, 사업은 9월에 결정”

과기부와 원자력연구소측은 공동브리핑과 별도로 언론사들에게 “양성자기본공학기술개발사업의 최종추진과제가 국제학회 한 달 뒤인 2002년 9월에 결정되었으므로 국제학회발표내용은 실제사업과 다르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 각국의 가속기 연구책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밝힌 계획을 한 달만에 뒤집는다는 것 자체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원자력연구소의 가속기구동 핵변환계획은 지난 1997년부터 일관되게 추진되어온 <원자력중장기사업>의 일환으로서 이전 국제학회들에도 같은 내용이 지속적으로 발표되었다는 점을 볼 때, 이는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박스1 참조).

IAEA에도 보고되어 있는 한국의 가속기구동 핵변환로 사업

한국의 이 같은 가속기구동 핵변환시스템 연구개발사업은 국제원자력기구에도 보고되어 있다. 세계 각국의 핵발전 및 핵폐기물 관리기술에 관한 조사내용을 담고 있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Nuclear Technology Review 2002'는, 한국 원자력연구소가 2005년경에는 이 가속기구동 변환로내에서 핵연료의 중성자조사(照射)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이 변환로에서 사용할 핵연료는 고준위핵폐기물에서 분리(고온건식재처리)과정을 통해 추출한 장수명핵종으로 제작된 연료를 의미한다(박스2 참조).

결국 과학기술부와 원자력연구소는 국제학회와 IAEA 등에 양성자가속기를 이용한 핵변환사업계획을 일관되게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는 이 같은 사실 일체를 은폐한 채 오로지 첨단산업용 시설인 것으로 호도하고 있는 것이다.

원자력연구소의 가속기구동 핵변환계획관련 국제학회 발표논문들

■ 1998년 제1차 아시아 입자가속기학회(쯔꾸바)에서의 발표내용

: KOMAC은 주요하게 핵폐기물 변환, 에너지생산, 핵물리실험에 사용될 것이며, 부차적으로 기초과학과 의료분야에 이용될 것이다. 원자력연구소는 또한 하이퍼(HYPER, 핵변환로 연구개발)사업을 양성자가속기사업과 연계시켜 추진함으로써 변환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 한국의 대형양성자가속기사업(KOMAC)은 주로 가속기구동 미임계 변환시스템의 개발에 사용될 것이며, 사용후연료중 장수명 핵종들의 변환을 위해 설계되고 있다.

■ 2001년 제2차 아시아 입자가속기학회(베이징)에서의 발표내용

: 한국원자력연구소 KOMAC 사업의 최종목적은 1GeV급 양성자속기를 개발하여 핵변환, 산업응용, 기초과학에 사용하는 것이다. 최종단계의 1GeV급 가속기는 주로 핵폐기물변환에 사용될 것이며, 중간단계로 건설되는 100MeV, 250MeV급 가속기들은 산업용과 의료용 등 부차적인 목적에 사용될 것이다.

■ 2002년 제21차 국제선형가속기학회(경주)에서의 발표내용

: 한국 양성자가속기사업(KOMAC)의 최종목적은 1GeV급 선형양성자가속기의 파쇄중성자를 통한 핵변환과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것
: 원자력연구소는 KOMAC 사업에서 1GeV 양성자가속기를 통한 가속기구동 핵변환을 개발하고, 부차적인 목표로 산업 및 기초과학용 연구를 시행할 계획이다. / 석광훈

IAEA에 보고되어 있는 한국의 가속기구동 핵변환사업내용

최근 점차적으로 저렴한 우라늄을 확보할 수 있게 됨에 따라, 액체금속로사업의 개발목적은 플루토늄 폐기물의 소각(중성자조사를 의미)과 분리 및 변환사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관련 연구는 고속증식로(중국, 프랑스, 인도, 일본, 한국)와 가속기구동 시스템(ADS)과 핵분열/핵융합간의 복합시스템(중국, 인도, 일본, 한국, 유럽연합, 벨라루스, 러시아, 미국)로 나뉘어져 진행되고 있다. -중략-
한국은 고속증식로인 액체금속로(KALIMER)와 가속기구동 변환로(HYPER)사업 모두를 개발하고 있다. 액체금속로의 개념적 설계와 기본설계는 2002년과 2006년에 각각 완료될 예정이다. 가속기구동(ADS) 변환로사업의 첫 번째 단계는 2000년에 종료되었으며, 2003년 사업평가를 거쳐 2005년에는 핵연료조사(변환로 안에서의 중성자조사를 의미 - 편집자주) 연구가 시작될 예정이다.

출처: IAEA , Part II. Nuclear Power, Fuel Cycle and Waste Management, p.36 - p.37 / 석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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