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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시내 대형 수퍼마켓등에서는 현재 '사재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베이징시내 대형 수퍼마켓등에서는 현재 '사재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 박현숙
베이징 전역이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로 인한 공황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주 초부터 본격화된 베이징의 '사스공황증'은 지난 20일, 이전보다 10배 가까이 늘어난 정부의 새로운 감염통계 발표와 그후 매일 100명 이상 늘어나고 있는 감염자수의 폭발적인 증가세 그리고 정부발표에 대한 불신임 및 시중에 나도는 각종 흉흉한 소문 등으로 인해 그 양상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베이징 소재 대학들이 임시 휴강에 들어간 것과 더불어 24일부터는 베이징 전역의 초중고교에 2주간의 휴교령이 선포되고 일부 국유기업에서는 단축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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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학가가 밀집된 베이징 하이뎬취(海澱區)에서 감염자수가 집중적으로 증가함에 따라서 외국유학생뿐만 아니라 타지에서 온 중국 학생들도 대대적인 '베이징 탈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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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용 등을 몰고 와서 '사재기'에 나선 베이징 시민들
자가용 등을 몰고 와서 '사재기'에 나선 베이징 시민들 ⓒ 박현숙
외국인들과 타지인들이 '베이징 탈출'을 하는 동안, 베이징인들은 현재 각 약국과 대형 수퍼마켓 등에서 '긴급상황'을 대비해 약품과 식료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23일 중국 인터넷 사이트를 중심으로 베이징 봉쇄설과 계엄령 등이 광범위하게 퍼져나가면서 이러한 사재기 심리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것이다.

시민들의 사재기 현상과 불안심리가 갈수록 커가자, 베이징시 당국에서는 23일 TV와 언론매체를 통해 베이징 전역에 대한 격리조치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며, 현재 베이징시의 쌀과, 밀가루, 소금 등 생필품에 대한 보유량이 넉넉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사재기를 하지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3일 베이징시 물가국에서는 의약품값 폭등 현상을 막기 위해 사스관련 약품들에 대해 최고가격 상한선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중국정부는 23일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를 통해 국무원 부총리 우의를 총지휘관으로 하는 사스예방지휘부의 설치와 총 20억위안의 사스예방 기금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이러한 당국의 ‘동요자제’에도 불구하고 이미 베이징 전역에 퍼진 공황증세는 당분간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더욱이, 23일밤 긴급속보를 통해 ‘베이징시 사스전염 중점지역에 대한 격리통제 통고’가 정식으로 발표됨에 따라 시민들의 불안심리는 더욱 가중되고 있다.

각 상점들마다 쌀과 밀가루 등 생필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각 상점들마다 쌀과 밀가루 등 생필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 박현숙
23일 저녁 발표된 ‘통고’문에 의하면, 앞으로 법적으로 격리통제되는 대상은 사스로 판명된 환자와 의심환자, 감염자 및 의심환자와 친밀하게 접촉한 사람, 사스감염이 발생한 병원과 공장, 건축 현장, 호텔, 사무실, 주택단지, 마을, 학교 및 기타 특정장소라고 명시하고 있다.

23일 이후 이와같은 ‘통고’문이 정식 발효됨에 따라, 사스 감염환자가 많이 나온 베이징시 일부 지역과 주택단지 등에 대한 사실상의 ‘봉쇄’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로 인한 시민들의 동요도 걷잡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지금까지 베이징시의 사스확산 추세를 주시하며 재중 교민들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구하던 주중 한국대사관은 23일 대사관 사이트를 통해 아직까지 전 교민들에 대한 조속한 귀국 권고조치 단계는 아니라고 판단하지만, 학사 일정에 지장이 없는 유학생들은 조속한 시일내에 자진 귀국할 것을 권고했다.

중국정부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22일 밤 10시까지 집계된 전국 감염자수는 총 2305명이며 그중 베이징이 693명으로 1344명이 보고된 광동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재난기록’을 세우고 있다. 베이징은 23일 하루동안에만도 105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하는 등 그 감염속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어 빠른 시일내에 통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에 이어, 타지에서 온 베이징 거주 중국인들도 '베이징 탈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와 기차표를 사기위해 베이징 시내 모 중국여행사 앞에 늘어선 행렬들
외국인들에 이어, 타지에서 온 베이징 거주 중국인들도 '베이징 탈출' 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은 고향으로 돌아가는 비행기표와 기차표를 사기위해 베이징 시내 모 중국여행사 앞에 늘어선 행렬들 ⓒ 박현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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