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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의혹사건을 다룰 송두환 특별검사팀의 현판식이 1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해암빌딩내 14층에서 특검 사무실앞에서 열렸다.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다룰 송두환 특별검사팀의 현판식이 16일 오전 11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해암빌딩내 14층에서 특검 사무실앞에서 열렸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해암빌딩 14-15층에 마련된 특검 사무실은 오전 8시경부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보통 출근 시간은 오전 8시20분부터 9시 사이. 퇴근의 경우는 오후 9시에서 9시 30분 사이다. 평균 12시간을 수사에 전념하는 것이다. 수사팀의 경우 퇴근 시간이 더 늦다.

송두환 특검.
송두환 특검. ⓒ 오마이뉴스 권우성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밤샘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 특검팀의 원칙이지만, 소환자가 원할 경우는 철야조사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사팀의 퇴근시간은 밤 12시를 넘기지는 않았다.

하루 12시간을 넘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특검팀의 송두환 특검과 김종훈, 박광빈 특검보등 핵심인물들이 출·퇴근할 때에는 기자들의 취재경쟁도 치열하다. 이들의 말 한 마디가 수사의 방향을 예측하는 단서가 되고, '특종'과 '낙종'이 교차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전 9시 30분과 오후 5시 30분 두 번의 회의를 여는 특검팀의 회의 시간은 20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진행된다. 언론 브리핑은 김종훈 특검보가 맡고 있다. 브리핑은 오전 10시∼10시 30분, 오후 2시∼3시 사이에 하루 두 차례에 걸쳐 10분 또는 20분 정도가 소요되며 특별한 사안에 대해서는 수시로 진행한다.

특검팀의 점심시간은 12시부터. 대부분 특검사무실을 나와 외부에서 식사를 하지만 수사팀의 경우 소환돼 조사를 받는 사람들과 실내에서 점심을 함께 먹기 일쑤이다. 이 때에는 특검사무실이 입주한 해암빌딩의 M식당에서 배달된다. 이번 특검사무실이 입주하자 이곳 주변 식당에선 특검 관계자 등을 손님으로 유치하기 위해 적극 홍보전을 펼치기도 했다.

'송 특검호' 인선 일단락...'민변 출신' '강력 수사통' 포진

'대북송금' 의혹사건 수사 4일째를 맞고 있는 송두환 특별검사팀. 지난 21일 특검팀 수사팀의 기획부분을 담당할 특별수사관으로 김진욱, 김승교 변호사가 합류하면서 수사라인 인선은 일단락됐지만, 아직 회계사 인선 등은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까지의 구성을 살펴보면 '송 특검호'는 송두환(54) 특검을 필두로 박광빈(47), 김종훈(46) 변호사 등 2명의 특검보와 3명의 파견검사, 16명의 특별수사관, 15명의 파견공무원들로 운용된다. 총 37명이 투입된 것이다.

이중 특검팀 수사팀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파견 검사'로는 박충근(사시 27회·부산지검 강력부장) 부장검사, 박진만(사시 31회·인천지검)·이병석(사시 31회·서울지검 의정부 지청) 검사 등 3명이며, 이들은 '강력수사통'으로 이름을 떨쳤던 검사들이다.

송 특검과 김 특검보는 판사 출신으로 수사 경험이 없기 때문에 강력부장을 지낸 박광빈 특검보와 현직 강력부장인 박충근 부장검사 등 3명의 현직 검사가 실제 수사를 진행하게 된다.

'특별수사관'의 경우 최대 16명으로 현재 7명이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수사의 실무를 맡는다. 이중 특검팀의 수사기획 부분을 담당할 변호사 3인은 인선이 완료됐다. 모두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출신으로 이인호(39·사시 35회) 변호사와 김진욱(39·사시 35회), 김승교(34·사시 34회) 변호사 등이다. 이외에 특별수사관에는 조사요원 2명과 신병확보요원 2명 등이 있다.

특히 송 특검과 김 특검보, 이인호, 김진욱, 김승교 변호사가 우연치 않게 모두 '민변' 출신이란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김 특검보는 지난 21일 오전 브리핑에서 "왜 하필 민변이냐는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인원을 구하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지 특별한 의미를 없다"면서 "공적인 일에 (자신의 현재) 자리를 희생할 각오가 된 사람들로 구성되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아직 회계사 인선을 하지 않고 있다. 수사 초기에는 산업은행 및 현대상선 등 관련 기업의 전·현직 고위 임원들에 대한 소환, 자료 검토 등 전체 수사의 방향을 잡는데 주력해야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검팀은 현대계열사의 회계장부를 압수수색해 본격적인 조사에 들어갔을 때 추가 인선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에 파견 요청한 검찰 및 경찰, 정보통신부 직원 등 파견 공무원 15명은 계좌추적 등 수사 지원을 담당한다. 검찰 7명(계좌추적 1명), 금감원 5명(계좌추적 4명), 경찰 2명, 정통부 1명 등 파견공무원 중에는 계좌추적 전문가만 5명이 있다. 이는 이번 수사의 핵심이 대북송금 경로와 사용처 등을 규명하기 위해 계좌추적이 얼마나 잘 이뤄지는지에 따라 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란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번 특검팀의 인원 구성에 대한 평가로 서울대 조국 교수는 "기존 검찰조직에 대한 불신에서 출발한 것이 특검팀이며, 여-야 모두가 특검팀 수사 결과에 승복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면서 "송 특검팀이 수사초기에 사실관계와 증거파악을 먼저 해나가는 모습에서 지금까지 큰 문제없이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조 교수는 "이번 특검은 대북 관계라는 틀에서 송금에 불법이 있었는지 등의 의혹을 밝혀내는데 남북문제를 흐트러지지 않는 범위에서 '외줄타기'를 해야할 것"이라며 "특검을 반대하는 민주당 구파와 특검을 주장해온 한나라당의 양쪽 시각들이 흠집내기를 해올텐데 이를 잘 피해나가면서 진실을 밝히는 중요한 임무를 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검팀, "단기간 급조된 인력, 팀워크가 중요"

특검팀은 지난 3월 26일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송두환 변호사가 특별검사로 임명되면서 출발했다. 그 뒤 불과 20여일 만에 인적 구성을 대부분 마무리 지었지만 아직 특검팀이 완전히 갖춰진 것은 아니다.

김종훈 특검보는 "단기에 급조된 인력이 부분이 있지만 수사를 진행하는데 그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면서 "모두가 자신의 희생을 각오하고 참여했으며, 서로간의 믿음으로 수사를 펼쳐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북송금 사건에 대해 전 국민의 이목이 쏠려있는 탓인지 언론 뿐만 아니라 정치권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고, 이에 대해 특검팀도 많이 신경을 쓰는 눈치다.

지난 21일 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는 대북송금 의혹사건을 수사중인 송두환 특검이 "벌써부터 예단 수사를 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하자 김 특검보는 "일부 보도를 보고 약간 오해가 있었던 같다"면서 "특검팀에서 비밀이 사전 유출된 적이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도록 노력해 오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법무법인 한우리의 하승수 변호사는 "남북관계를 고려한 수사가 철저하게 돼야하기에 누가 됐건 잘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냐"면서 "수사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어찌됐든 지켜보며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과거 옷로비 특검과 파업유도 특검, 이용호게이트 특검 등을 예를 들어 "수사 과정에서 결과가 중간 발표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개입하는 것은 결코 수사에 도움이 않되고 부당한 영향을 끼쳤었다"면서 "언론도 미리 예단해서 보도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실 규명은 특검팀이…판단은 국민이 내려야"

하승수 변호사는 "언론도 미리 예단해서 보도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현판식 이후 송두환 특검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았다.
하승수 변호사는 "언론도 미리 예단해서 보도하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지난 17일 현판식 이후 송두환 특검은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았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실체적 진실규명과 남북관계에 대한 고려. 특검팀의 최대 고민 지점이다. 즉, 남북 관계에 있어서 불필요한 긴장을 유발시키지 않으면서도 실체적 진실 규명에 대해 속시원한 해답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이다.

이와관련 서울대 조국 교수는 "무조건 처벌을 주장하며 냉전분위기를 강화하고 DJ의 평화공조 분위기를 깨려는 세력과 평화공조를 주장하며 무조건 비리를 덮으려는 세력 등 양쪽을 고려하면서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엔 양쪽 모두 함정이 존재하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초점을 흐려놓거나, 한쪽으로 치우치도록 방해하는 쟁론으로 이끌려 휩싸일지도 모른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조 교수는 이번 특검에서 송금 자체가 밝혀지는 것은 기술적인 것으로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고, 이 결과를 토대로 다음으로 넘어가는 단계(소환, 조사)가 문제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조 교수는 "현대측 관계자들은 소환, 조사를 받게되면 처벌을 앞두게 되기 때문에 본인에 대한 기소를 앞두고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진술이 있을 것"이라며 "그 증언을 기초로 정치권과 청와대 관계자들을 불러낸다면 소환을 거부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하승수 변호사(법무법인 한누리)도 "어느정도 수사가 진행되면 지금까지 알려진 것보다 실체적인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수사결과가 국민에게 공개되는 것은 맞고, 결과를 가지고 남북관계를 고려해 정치권이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 변호사는 "특별검사는 독립된 검사이기에 철저하게 사실자체를 밝혀내야 하며, 그 결과는 특검이 판단하기보다 '정치권과 여론이 판단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송두환 특검호의 구성

▲ 왼쪽부터 송두환 특검, 김종훈, 박광빈 특검보.

[송두환 특검팀]
▶ 송두환 특검:
충북 영동 출신. 서울대 법학과 졸업. 사시 22회. 서울 민·형사지법 판사 등을 거쳐 변호사 개업.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회장 역임. 변호사 활동 시절 지난 99년부터 3년간 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사외이사로 활동.
▶ 김종훈 특검보:사시 23회. 민변 사법위원회 위원장 역임.
▶ 박광빈 특검보:사시 22회 파견검사 지휘. 지난 95∼96년 대구지검 강력부장 역임. 강력 및 마약수사통으로 이름을 떨침.

[기획부분 특별수사관]
▶ 이인호 변호사:
사시 35회. 연수원 25기. 민변 사무차장 출신. 법무법인 내일 소속.
▶ 김진욱 변호사:사시 35회. 연수원 25기. 88년 서울대 법대 졸업한 뒤 96년 연수원 수료와 함께 변호사로 개업
▶ 김승교 변호사:사시 38회. 연수원 28기. 98년 고려대 법대 졸업. 99년 변호사로 개업한 이후 국가보안법 폐지의 폐지를 강력 주장해온 진보적 성향의 법조계 인사. 최근 한총련 합법화 범국민 대책위 자문변호사로 활동. 법무법인 정평 변호사.

[특별검사 수사팀]
▶ 박충근 부장검사(부산지검 강력부장):
사시 27회. 지난 4월 1일자로 부산지검 강력부장으로 승진발령 받았다가 열흘만에 특검팀으로 합류. 서울지검 형사3부 부부장으로 재직 당시 파주 S파 살인사건 수사 담당. 탈옥수 신창원사건, 3인조 강도범 법정탈주사건 등 여러 강력 수사를 담당했던 정통 '강력통'.
▶ 박진만 검사(인천지검):사시 31회. 지난해 9월 수술 과정에서 적출된 사람뼈 불법 유통조직 수사. 강력검사.
▶ 이병석 검사(서울지검 의정부지청):사시 31회. 2001년 병역비리 합동수사 등 특별수사 경력이 많은 '특수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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