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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4일 오후 2박 3일 간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추진하고 있는 한미 간 우호협력관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미 간 굳건한 공조체제를 재확인하고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반도에 안보불안에 따른 경제위기가 없으리라는 전언을 전달하려는데 목적이 있다고 전경련은 밝혔다. 상당수 정ㆍ재계 유력인사들과 면담 일정을 잡은 부시 전 대통령의 이번 방한에서 경제협력 강화방안을 포함하여 주요 정치ㆍ안보 현안도 논의할 예정이라 한다.

퇴임 이후 3번째인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이번 한국 방문이 전경련의 초청취지에 부합하는 구체적인 성과물을 남길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서 단언할 수 없으나, 과거 그가 방문할 때 연출했던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현재 북한 핵문제와 연관하여 뭔가 의미 있는 해석을 할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서 잠시 분석을 해보기로 한다.

부시 전 대통령이 한국에서 하는 활동들은 세계적인 투자 그룹인 칼라일(Carlyle)그룹과 매우 밀접한 관련을 맺어 왔다. 참고로 이 회사는 2001년 5월 23일 칼라일 그룹의 재미교포 한국인 직원이 전자우편으로 자신의 친구들에게 한국의 은행 관계자들이 앞다투어 골프ㆍ술ㆍ성대접을 하여 '한국에서 왕처럼 살고 있다'는 내용을 보낸 것이 불룸버그 통신에 보도되어 물의를 빚은 적이 있을 정도로 한국 금융시장 내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일전에 북핵위기와 관련하여 모 방송국에서 방영한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는 이 회사를 지칭하며 이니셜로만 방송을 내보냈다.

- 부시 전 대통령의 퇴임이후 첫 번째 방한

1999년 5월 28일 부시 전 대통령은 자문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 인수합병 전문회사인 파나콤의 대한생명에 대한 투자 문제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당시 김종필 총리와 박태준 자민련 총재, 임동원 통일, 조성태 국방, 박지원 문화관광, 이헌재 금감위원장, 이경훈 대우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을 만나고 갔고 김종필 총리가 주최한 점심에는 스티븐 보스워스 주한 미대사와 존 틸럴리 한미연합사령관이 자리를 함께 했다.

그런데 당시의 상황 이면에는 더 중요한 행사가 하나 있었는데 바로 국제적인 투자전문그룹인 칼라일그룹의 한국 사무소가 5월 28일 개소식을 갖고 칼라일 그룹의 한국 고문인 박태준 전 총리의 막내 사위인 김병주씨를 칼라일 코리아의 사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김병주씨는 미국에서 중ㆍ고교와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그 후 골드만 삭스에 입사해 SK텔레콤과 포철의 뉴욕 증시 DR발행을 성사시켜 주목받은 바 있다. 그 후 살로먼 스미스바니사를 거쳐 칼라일 그룹의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했다.


- 퇴임 후 두 번째 방한

2000년 6월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안 신라호텔에서는 국제적인 거물급 손님들이 대거 참석하는 귀한(?) 행사가 열렸다. 비공개 행사였다는 이 날의 행사 명칭은 ‘칼라일 그룹 아시아 고문 및 임원 정례회의'로서 참가자는 그룹의 아시아 담당 선임 고문인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 피델 라모스 전 필리핀 대통령, 파냐라 쿤 전 태국 총리, 전 미국 국무장관이자 그룹 전무인 제임스 베이커 등 50여 명이었다. 이때는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돌아온 지 얼마 안 된 때로, 중요한 전기를 맡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과 관련하여 많은 대화가 오갔던 것으로 추측한다.


그 후 부시 전 대통령이 참석했던 한반도와 관련한 중요한 행사로, 2001년 4월 17일 부시 대통령 일가의 텃밭인 석유유전지대 텍사스 A&M 대학 부시행정대학원에서 '오늘의 북한-포용인가 대치인가'라는 제목으로 열렸던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는 한반도 학술회의가 있다. 이 행사의 참가자는 칼라일 그룹의 고문인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 그룹 전무에서 명예회장이 된 제임스 베이커 전 미국 국무장관, 존 매클러런 중앙정보국 부국장,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제리 험블 주한 유엔군 부사령관 등이었고 양성철 주미대사 등 한반도 전문가들만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학원의 학장이자 부시 전 미 대통령시절 미국중앙정보국(CIA) 국장이던 로버트 게이츠가 주최자였다.

논의한 주된 내용은 '대북정책은 오늘날 미국의 가장 중요한 외교정책'이라는 부시 전 대통령의 언급과 더불어 `강력한 대북 억지력이 필요한 대북 경계론‘과 '북한과 논의할 안보 문제의 우선 순위는 핵·미사일·생화학·재래식 무기이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앞서 2000년 10월 12일 북한과 미국은 ▲정전협정(체계)의 평화협정체계 전환 ▲94년 '제네바 북ㆍ미 합의' 이행 ▲북한 '장거리' 미사일 발사 유예 ▲식량과 의약품 지원, 유해발굴 등 쌍방 인도주의 사업 지속 ▲테러방지를 위한 국제 노력 지지 ▲미국의 남북대화 협조 등을 주요 내용으로하는 ‘북ㆍ미 공동코뮤니케’를 발표했다. 이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클린턴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등 북ㆍ미 관계가 급진전하는 듯 했으나 현 부시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이런 노력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앞서 말한 한반도 학술회의는 이런 배경속에 개최되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칼라일 그룹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 칼라일 그룹의 현황

칼라일 그룹은 1987년 무명 펀드로 출발했으나 거물 정치인들을 영입하면서 급성장해 현재는 자산규모 150억달러에 164개 기업의 대주주로서 사실상 미국 굴지의 군수업체와 정보통신업계를 주도하며 연평균 36%의 수익률(2001년 55%)을 올리는 세계 3위 수준의 투자전문 기업으로 성장했다. 1994년 조지 소로스를 영입하면서 1999년 당시 현금자산만 40억달러를 운용했는데, 이는 대외적으로 투자전문 금융사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었다.

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90년 그 자회사인 비행기 기내식 제조전문 ‘케이터에어’의 이사직을 맡음으로써 인연을 맺은 바 있고 그룹의 명예회장은 걸프전을 주도했던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으로 지난 번 미국 대선 재검표 파동때 공화당 대변인을 맡았었다.

딕 체니 현 부통령은 부통령이 되면서 그룹 고문직을 내놓았고, 카터 정권에서 CIA부국장, 레이건 정권에서 국방차관과 장관을 역임했으며 럼스펠드 현 국방장관과는 대학동창인 프랭크 갈루치가 그룹 회장을 맡고 있다. 그 외에도 부시 전 대통령, 메이저 전 영국총리, 라모스 필리핀 전 대통령등의 거물들이 그룹 임원으로 참가하고 있어 영국 <가디언>은 ‘전 대통령들의 클럽'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박태준 전 총리가 고문으로 참여하고 있다.


- 칼라일 그룹의 한국 내 활동

2000년 9월 군산복합체의 원조격인 JP모건과 컨소시엄을 이루어 11월 한미은행에 4450억원을 투자하여 주식의 40.4%를 지닌 대주주가 되었으며, 2000년 12월 조지 W. 부시가 대통령이 되자 아시아 본부를 서울로 옮겨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20001년 1월 14일에는 쌍용정보통신 지분을 인수하여 한국 정보통신 시장에 진출했다. 이외에도 국내 다른 기업에도 투자를 확대했다.

이상에서 살펴보았듯이 칼라일 그룹은 한국 내에서 매우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해왔고 그 칼라일 그룹과 연관되어 있는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의 여러 정ㆍ재계 인사들은 한반도의 안보나 경제 문제와 매우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다.

한반도에서 미국이 북한을 선제 공격할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한미은행과 쌍용정보통신의 주식변동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농담아닌 농담도 들려온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를 다룰 때 기왕이면 군사 대응보다는 칼라일 그룹과 같은 거대 투자기업들이 남북 경협이나 동북아 중심국가사업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평화적인 접근’을 하도록, 우리가 주도적으로 유도해보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회전문’을 통해 형성된 부시 행정부

미국은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행정부를 구성할 때 한 가지 잘 알려지지 않은 특이한 상황을 연출한다. 그것은 다름 아닌 거대 군수산업체 관련자들이나 에너지 관련회사 임원들, 미 군산복합체의 원조격인 로스차일드-록펠러-모건 계열의 회사 중역 출신들이 행정부의 고위관료로 대거 포진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퇴임하고 나면 그들은 다시 군수산업체로 돌아가거나 새로 군 관련 회사를 설립하곤 하는데 이를 두고 미국의 식자층들은 ‘회전문(revolving door)’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현재 부시 행정부 관료들의 기업 관련성을 보면 다음과 같다.

◈ 럼스펠드 (국방부 장관. 대형 발전업체 ABB 이사 역임 )
◈ 폴 월포위츠(국방부 차관. 전 노스롭 그루먼 고문 )
◈ 제임스 로쉬(공군성 장관. 전 노스롭 그루먼 일렉트릭 시스템 부회장 )
◈ 피터 B. 티츠 ( 공군성 차관. 전 록히드 마틴 임원 )
◈ 고든 잉글랜드( 해군성 장관. 전 제너럴 다이내믹스 부회장 )
◈ 린 체니 ( 부통령 아내. 전 록히드 마틴 이사 )
◈ 오토 리 ( 국무부 라틴아메리카 담당 차관. 전 록히드 마틴 로비스트 )
◈ 노먼 미네타 ( 교통부 장관. 전 록히드 마틴 부회장 )
◈ 리차드 아미티지 ( 국무부 부장관. 전 레이시온 이사 )
◈ 더글라스 파이스 (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 전 노스롭 그루먼 변호사 )
◈ 돈 에번스 (상무장관. 천연가스 회사인 톰 브라운사의 회장 역임 )
◈ 콘돌리자 라이스 ( 백악관 안보보좌관. 정유회사 쉐브론에서 10년동안 이사 역임 )
◈ 딕 체니 ( 부통령. 닉슨 대통령 시절 럼스펠드의원 보좌관 역할. 부시 전 대통령 시절의 국방장관 걸프전 수행. 거대 석유시추사인 홀리버튼의 대표이사 역임 )

미국의 공공윤리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이외에도 부시행정부에는 총 32명의 군수산업체와 에너지 관련회사 출신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어서( 역대 정권과 비교해 최다) 공공윤리센터 사무총장인 찰스 루이스와 같은 인사는 '군산복합체 자체가 미국이다. 어디까지가 정부이고 어디까지가 민간기업인지 애매한 상태이다'는 지적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출 처 : 인터넷 검색자료 및 MBC 시사 프로그램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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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경기도의회 의원 (전) 제19대 대선 문재인 후보 국토균형발전 특별보좌관 (전) 제 19대 대선 더불어민주당 호남신성장동력 특별위원회 위원장 (현)호남신성장 포럼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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