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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을 틔운 토란씨. 싹이 늦게 나오므로 틔워서 심으면 좀더 빨리 나옵니다.
싹을 틔운 토란씨. 싹이 늦게 나오므로 틔워서 심으면 좀더 빨리 나옵니다. ⓒ 김민수
까만 것은 금낭화 씨앗입니다.
까만 것은 금낭화 씨앗입니다. ⓒ 김민수
붉은 괭이밥 뿌리
붉은 괭이밥 뿌리 ⓒ 김민수
서울에서 온 것치고는 참 이상하죠? 아이들 옷가지나 장난감, 또는 시골에서 구경하기 힘든 것이 온 것이 아니라 토란 싹 틔운 것에 각종 씨앗들, 꽃씨와 화초, 화초뿌리 등이 바리바리 싸여 도착을 했습니다.

요즘 아들이 꽃에 관심이 있다하니 보내주신 붉은 괭이밥 뿌리, 금낭화 씨앗, 돌단풍, 접시꽃 등을 챙기셨습니다. 그리고 텃밭에 심은 토란을 싹 틔워서 보내주셨고, 호박씨도 종류대로, 부추씨까지 바리바리 보내 주셨습니다.

아예 아들을 농사꾼으로 만드실 작정이신가 봅니다.

참, 이 씨앗들의 고향이 어디냐구요? 물론 서울입니다. 저희 부모님들은 아파트촌에 둘러 쌓인 서울에 살고 있습니다만 옥상에 텃밭을 만들어 화단도 가꾸시고, 채소도 직접 길러 드신답니다. 그 규모는 실로 놀라워서 년 전에는 K신문에 기사가 실릴 정도였습니다. 모두가 거기서 나온 씨앗들입니다.

서울에서 시골로 이사 온 씨앗. 어쩌면 그들에게는 살맛이 날지도 모르겠지만 그 씨앗을 받아든 나는 긴장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혹시라도 잘못 키워서 보내주신 씨앗이 열매를 맺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 때문이죠.

그나저나 텃밭이 좁아서 이 씨앗들을 다 어떻게 심을지 걱정입니다. 이러다가 텃밭을 늘리면 본업에서 벗어나게 될 것 같은데 말입니다.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더니 "농사지으려면 제대로 지어라"하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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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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