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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전사가 왔다. 스콧리터, 그는 91년 걸프전 당시 미군 해병대로 전쟁에 참전했었고, 전쟁 이후 유엔의 이라크 무기 사찰단장으로 98년 무기사찰단이 이라크를 떠날 때까지 대량학살무기를 해체하는 활동을 주도했었다. 그런 그가 미 대통령 부시의 앞을 막아섰다.

그는 2002년 9월 부시가 유엔 총회에서 사담 후세인이 대량학살무기를 가지고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을 때, 이라크 의회에 나와 이라크에는 대량학살무기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평화주의자가 아니다. 좌파도 아니다. 그는 미국식 애국주의자(Patriot)이다. 그는 미국의 엘리트 군인이었고, 이라크에 대해서 누구보다 잘 아는 자였다. 그리고 그는 공화당원이다. 그는 아직도 공화당을 떠나지 않고 있다.

▲ 스콧리터, 그는 부시 정권을 기독교 근본주의적 파시스트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 장광열
4월 10일 저녁 그는 네덜란드 순회강연 중 북부의 전통적인 좌파도시 흐로닝언(Groningen)을 방문해서 이라크 전쟁과 앞으로 있을 전쟁에 대해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기자는 두 시간 반에 걸친 토론과 보충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순서는 먼저 우리의 관심사인 북한문제부터 실고 나머지는 시간 순서에 따랐다.

- 북한에 전쟁을 일으킬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예, 부시 대통령은 그럴 것임을 얘기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부시가 지명한 '악의 축'입니다. 북한은 그가 제기한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독재정권이고, 주민을 무자비하게 억압하고 있고, 대량학살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거기에 국제조약을 맘대로 어기고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을 날려버릴 겁니다.

하지만 강한 군대를 가지고 있고, 석유가 한 방울도 안 나지 않습니까?(청중 속에서 박수 고함 소리가 나왔다. 경제적 이득이 없는 곳에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래서 미 국방부는 북한에 대한 군사 전략을 새로 세웠습니다. 지하 군사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핵미사일을 개발을 한 것입니다.

국방부는 핵선제공격 계획을 만들었습니다. 그 계획에는 50기의 전술 핵무기를 이용해서 북한의 군사시설을 사전에 무력화할 방안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북한에 대한 전쟁은 석유를 얻기 위한 게 아니라, 그 지역의 안보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중국을 견제하려는 것이 주목적이죠.

우리는 대놓고 중국을 상대로 전쟁을 할 수는 없습니다. 먼저 북한을 침략해서 대규모 군병력을 중국 문턱에 대기시켜 놓으려는 것이 부시의 목적입니다.

- 미국은 중동과 한반도 두 지역에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군사전략을 오랜기간 유지해 오고 있습니다. 미군의 대규모 병력이 이라크에 묶여 있는 동안에 한반도에서 전쟁을 일으킬 것이라고 보십니까?
"두 지역에서 전쟁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중동지역을 평정한 이후 북한을 칠 것으로 봅니다. "

- 미군이 북한을 침략하기 위해 남한에 병력을 결집시킬 수 있을까? 남한 정부와 국민들이 전쟁에 반대할텐데요. 최근에 남북한은 평화를 정착시키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남한 정부가 햇볕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한정부는 국제무대에서 힘이 없습니다. 남한 정부가 자신의 외교력을 이용해서 미국의 전쟁기도를 막을 수는 없을 겁니다. 북한이 만약 핵무기를 개발하면 서울이나 도쿄는 핵공격의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남한과 일본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지지했습니다. 그건 두 나라의 힘이 없다는 증거입니다."

- 남한 정부는 이라크 전쟁을 지지하는 대신에 북한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것을 부시 정부와 합의했습니다.
"그 합의는 효력이 없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악의 축'과의 전쟁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유엔을 무시하면서까지 밀어붙인 부시의 전쟁을 막지 못했습니다. 북한은 부시가 정해 놓은 한계선을 모두 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의 전쟁도 국제사회는 막지 못할 겁니다. "

▲ 토론회에 참석자 왼쪽은 토론자 볼튼 교수, 가운데 스콧 리터, 오른쪽 사회주의당 의원 하리 판 보멀
ⓒ 장광열
- 당신은 이라크 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고 많은 희생자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만, 전쟁은 3주만에 끝나가고 있습니다. 당신의 주장은 틀린 것 아닙니까?
"예 그 예상은 빗나갔습니다만, 이 전쟁은 정당화할 수 없는 전쟁입니다. 결코 승리할 수 없는 전쟁이죠. 이 전쟁의 목적은 이라크 국민들을 해방시키고 민주주의를 이루는 것입니다. 우리는 독재권력을 무너뜨렸을 뿐입니다. 남부의 바스라와 북부 쿠르드 지역에서는 시가전이 진행중입니다. 바드다드에서는 약탈이 진행중입니다. 우리는 이라크인들을 해방시키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혼란과 무정부 상태를 만들었을 뿐입니다.

그리고 미군은 이라크를 점령한 것이지 해방시킨 것은 아닙니다. 민주주의를 이루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저는 전쟁 나기 전의 제 주장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당신은 과거 유엔의 이라크 무기 사찰단원으로 활동하다가 98년 사임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었습니까?
"저는 걸프전에 참전했고 뒤를 이어 이라크의 대량학살무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수 년간 벌여 왔습니다. 처음에는 성공적으로 활동을 했었는데, 후에 사찰활동은 변질되었습니다. 이라크의 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모으고 쿠데타나 사담 후세인의 암살을 위해서 정보를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라크 정부가 이런 사찰활동에 협조하지 않은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내 나라 정부가 유엔의 결의안을 벗어나 후세인을 제거하려는 정책을 추진하는데 항의해서 사임한 것입니다. "

- 당신은 유명한 반전운동가가 되었습니다. 어떻게 해서 군인에서 반전운동가로 변했나요?
"저는 반전운동가가 아닙니다. 저는 군인입니다. 만약 당신 나라가 우리의 안보에 위협이 되면 저는 당신들을 무찌르러 갈 겁니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은 미국의 안보와 관계가 없습니다. "

-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가 대량학살무기를 해체하는데 성의를 보이지 않아서 침략한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생화학무기가 나왔습니까?
"부시와 블레어는 그 무기가 있다는 증거를 대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그 무기가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고 했고, 그 정보는 비밀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국은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라크가 이스라엘에 스커드미사일을 쏠 거라고 경고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바그다드에 진격할 때도 미군이 금지선을 넘으면 생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생화학무기는 어디에 있습니까? 우리는 아무 증거도 찾지 못했습니다. 결국 미국이 전쟁을 일으킨 명분은 거짓이었습니다. 이라크는 유엔 결의안을 제대로 이행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유엔은 이 회원국의 주권을 보호하지 못했습니다. "

- 그렇다면 미국이 거짓말을 했다는 겁니까?
"예(청중의 박수)"

-당신의 발언은 미국 대통령을 모독하는 것인데요. 국가원수 모독죄로 구속될까 두렵지 않습니까?
"저는 진실을 말하고 있습니다. 제가 대통령을 모독하는 것이라면 함께 법정에 서서 시비를 가려봅시다. 누가 거짓말을 했는지 밝혀질 겁니다. (청중의 박수)"

- 영국 수상 토니 블레어는 부시와 다르게 독재 치하에서 신음하는 이라크 국민들을 해방시키기 위해서 전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독재자를 몰아내는데 반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방법은 법에 의해서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이 전쟁은 텍사스 결투식이었습니다. 문명화된 세상에서 야만적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얻을 수 있을까요? 토니 블레어는 전쟁의 도덕적 명분을 대중들에게 잘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부시의 총애를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시는 이라크를 민주화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작년 9월 수립된 새 안보전략을 추진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미국의 우월한 경제와 군사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이해관계를 전세계에 관철시키려는 것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지배전략이고, 신 제국주의 전략입니다. 이라크는 그 전략의 첫 번째 희생자일 뿐입니다."

- 이라크가 그 첫째라면 앞으로 미래는 어떨까요?
"그건 저에게 물어볼 필요가 없는 질문입니다. 미 정부의 공식문서를 보면 다 나와 있습니다. 미국은 자신의 안보에 위협이 되는 시리아, 이란, 북한 같은 나라들과 테러단체를 제거하기로 전략을 세웠습니다.

더이상 미국에게 유엔은 쓸모가 없습니다. 유엔헌장에는 회원국들의 영토에 대한 권리, 주권을 보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그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맘대로 다른 나라를 침략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라크 국민들이 전쟁을 요청했습니까? 그러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느 나라도 미국의 위법성을 지적하지 않고 넘어간다면 유엔헌장은 휴지조각이 될 겁니다. 그 후에는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세상이 올 겁니다. "

- 네덜란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합니까?
"당신 나라에는 국제 형사재판소가 있습니다. 국제법을 어기는 자들을 처벌하는 것이 의무라면 전 유고 대통령 밀로소비치만 재판할 게 아니라, 위법적으로 이라크를 침략한 미국 정부도 소환해서 심판해야 합니다."

▲ 토론를 진지하게 듣고 있는 청중들
ⓒ 장광열
- 유엔은 어떤 역할을 했어야 됐다고 봅니까?
"부시가 작년에 유엔을 통해서 이라크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했을 때, 유엔안보리는 부시에게 이렇게 얘기했어야 합니다. '이라크 문제는 유엔의 규칙대로 처리할 것이니까, 미국은 거기에 따라라'. '미국도 유엔의 회원국으로 유엔의 규칙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입니다.

유엔안보리에 들어 있지 않은 나라들은 안보리 활동을 주시하고 항의했어야 합니다. 그중에는 비동맹국가들이나 아랍연맹, 유럽공동체 같은 단체들 있습니다. 이 단체들은 유엔 사무총장에게 안보리가 이라크 문제를 적법하게 처리하도록 요청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습니다. 전세계가 미국의 막무가내식 행동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라크에 대한 결의안 1441조는 아주 잘못된 결의안이었습니다. 그 결의안은 미국이 이라크를 침략할 길을 터 주었습니다. 아무 나라도 미국에게 대량학살무기의 증거를 제시하라고 강력하게 주장하지 못했습니다."

- 결의안 1441조에 무슨 문제가 있었습니까? 안보리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되지 않았습니까?
"부시는 당시 이 결의안을 채택하지 않으면 내 식으로 이라크를 다루겠다고 했습니다. 이사회 회원국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그 결의안 내용은 비현실적으로 이라크의 무장해제 기간을 짧게 잡아놨었습니다.

프랑스와 러시아는 논의과정에서 이라크에 무력행사를 하기 전에 새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했었고, 미국은 그럴 필요 없다고 했었습니다. 만장일치였지만 분명히 의견이 일치했던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이 불일치는 올해 3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회원국들은 무력행사에 반대하는 것으로 드러났고, 프랑스는 비토권을 행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때 미국은 2차 결의안 없이도 전쟁을 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의안 1441조는 미국의 장난이었습니다. 미국은 책략을 통해서 이 결의안을 근거로 전쟁을 했지만 사실은 국제법 질서를 위반한 겁니다. "

- 유엔은 어떻습니까?
"유엔 총회는 안보리가 분쟁을 해결하지 못할 때 총회로 분쟁을 이어받아 거기서 처리할 수 있습니다만, 그러지 않았죠. 그래서 유엔은 독립적인 국제기구로서 생명은 끝난 겁니다.

유엔은 앞으로 미국의 대외정책을 실행할 때 인도주의적인 지원이나 해 주는 단체로 전락할 것입니다. 이라크의 경우 유엔은 전후복구와 인도적인 지원에 참여하게 될 겁니다. 이런 활동 때문에 유엔을 비난할 수는 없습니다만, 유엔안보리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보장할만한 힘을 가지고 있었지만 불행히도 기회를 놓쳤습니다."

- 어쨌든 전쟁은 거의 끝나가고 있고, 바그다드에는 사담 후세인 동상 위에 올라가 환호하는 군중들을 방송을 통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미군을 환영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라크정부의 저항은 거의 소멸하고 있습니다. 미군은 그들을 진압할 것입니다. 그러나 제가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머물면서 얻은 경험과 지식에 의지해서 보면,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전쟁의 목적을 놓고 볼 때 그것은 분명합니다. 전쟁은 정치의 연장입니다. 이 전쟁의 정치적 목적은 이라크 주민들을 해방시키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는 것입니다.

텔레비전 화면에 나오는 후세인 동상 철거를 잘 눈여겨봐야 합니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인구 5백만의 바그다드에서 수 백명 정도였을 뿐입니다. 바그다드 인근의 아드미아와 만술은 아직도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의 손안에 있습니다. 그들은 거리에서 이슬람의 이름으로 주민들을 학살하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만세입니다.

바스라에서는 시아파와 수니파간에 시민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50여명이 숨졌다고 보도되었습니다. 민주주의 만세입니다.

북부 쿠르드 지역에서 쿠르드족과 아랍세력 간에 시민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만세입니다.

이 전쟁이 끝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미군은 재래식 정규전쟁에서는 승리했습니다. 미군은 아직 이라크 정권의 실세들을 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라크 주민들을 해방시킬 수 없습니다. 그들은 미군의 점령을 통해서 해방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부는 바랍니다. 많은 사람들은 후세인이 물러간 것을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사담후세인의 지지기반인 수니파 지역을 아직 점령한 게 아닙니다. 그들은 후세인에게 충성을 맹세한 자들입니다.

우리가 이라크를 무장해제했습니까? 대량학살무기는 어디에 있습니까? 시간이 갈수록 전세계와 이라크인들은 미국은 무장해제가 아니라 점령을 위해서 이라크를 침략한 것임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미군정은 이라크의 무질서와 혼란한 상황 속에서 민주주의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방송을 제대로 보십시오. 앞으로 몇 달 동안 여러분은 방송에서 혼란과 무정부상태, 죽음과 파괴를 보게 될 것입니다.

- 다음은 방청석 질문입니다. 이라크가 대량학살무기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그것을 만들 지식이 있다면 사전에 제거해서 위협을 막는 것이 좋지 않은가요?
"그 말은 미국 카우보이는 어디든 가서 자기가 신뢰하지 않는 자들을 처단할 수 있다는 얘기가 됩니다. 만약 이라크가 그걸 만들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침략할 수 있다면 네덜란드 역시 침략할 수 있습니다. 당신들도 대량학살무기를 만들 능력이 있지 않습니까? (박수)

그런 식으로 말한다면 저는 인터넷에 들어가서 화학무기를 만드는 방법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에 제거되어야 합니다. 인터넷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처형되야 합니다. 따라서 예방전쟁은 말도 안되는 소리입니다."

- 이라크처럼 큰 나라에 완벽한 무기사찰을 하는 게 가능한가요? 가능하다면 얼마나 많은 사찰단이 필요합니까?
"완벽한 사찰이란 건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보죠. 이 콜라병에 신경가스가 들어 있다고 합시다. 이 병을 이라크에서 숨겨놓으면 찾을 수 있을까요? 그 큰 영토에 수백이 아니라 수백만이 달려들어도 찾지 못할 겁니다. 하지만 무기 사찰은 그런 병을 찾는 것이 아닙니다. 무기를 생산하고 있는 지를 조사하는 겁니다.

생화학무기를 산 속 깊숙한 동굴에서 만들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현대 산업시설에서 만들어집니다. 그래서 우리는 거기 가서 그것을 만들고 있는 지 만든 증거가 있는 지 조사하고, 혹시 해외에서 사들여 오지 않았는지, 정부 계약 서류들을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그 조사는 성공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저는 그 조사에 400명이 아니라 20명만 있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저는 당시 20명을 가지고 성공적인 조사를 했었습니다.(박수)"

- 이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해서 시민들은 무엇을 해야 합니까?
"시민이라면, 국민이라면 그들이 가진 시민권, 국민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그것은 대표자를 뽑고 감시하는 겁니다. 그러나 제가 미국의 대학에 가서 강연을 할 때 만난 학생들은 시민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소비자들입니다. 그들의 관심은 학점 잘 따서, 좋은 직장 갖고, 집과 차를 사는데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 지역의 의원들에게 의정활동을 제대로 하라고 요구하지 않고, 대량학살무기 때문에 전쟁을 하겠다는 대통령에게 증거를 대라고 요구하지 않습니다. 지난 선거에서 37%만이 투표를 했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의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이해를 대표하게 되었습니다. 은 시민들을 소비자로만 묶어두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시민들의 이 그런 활동을 하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왜냐면 미국 시민들은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데 가장 위협적인 존재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은 평화를 원합니다. 그러나 평화는 원한다고 오는 것이 아닙니다. 시민들은 평화를 이루려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우리는 정치를 바꾸려는 의지, 국민의 권리를 다하려는 의지, 자신들의 대표를 감시하려는 의지를 가져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우리들의 대표자들이 어떤 짓을 하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박수)"

- 그런데 당신은 왜 아직도 공화당에 남아 있습니까?
"왜냐면 저는 소비자가 아니라 시민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공화당의 이념을 믿습니다. 그래서 부시를 찍었습니다. 저는 부시가 한 말을 믿었습니다. 그는 자신은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이루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미국의 힘을 자기 멋대로가 아니라, 겸손하게 행사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는 미국이 다른 나라 내정에 잘못된 방법으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걸 믿었죠. 그러나 지금은 그가 저를 속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약속을 어겼습니다. 저는 공화당을 떠나지 않을 겁니다. 부시는 공화당의 보수적인 가치를 저버렸습니다. 그 대신 그를 공화당에서 쫓아내고 공화당의 실추된 권위를 되살릴 겁니다. "

- 만약 당신이 그런 가치를 존중한다면 애초에 부시 같은 사람을 찍은 것은 잘못된 것 아닙니까? 사람을 잘못 본 거네요.
"예 인정합니다. 그 죄를 인정입니다. "

- 미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어떤 티셔츠는 입으면 안된다고 하던데요?
"예, 제가 사는 도시에서 일어난 일인데, 한 사람이 쇼핑센타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내용의 티셔츠를 사서 입고 가는데, 쇼핑센타 경비가 그런 혐오스러운 옷은 입으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 옷을 벗으라고 요구했거든요. 그런데 안 벗겠다고 하자, 그 사람을 연행해 버렸습니다. 그리고 그는 공중질서를 어지럽혔다는 혐의로 고소되었죠. 나중에 무죄로 풀려나왔지만, 우리는 그런 상황에서 살고 있습니다.

조국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저는 이런 상황을 수치스럽게 여깁니다. 9.11 테러 사건 이후로 부시 정부는 국민들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습니다. 그리고 국가보안성을 새로 신설했죠. 정부는 끊임없는 테러경보를 내리고 있습니다. 한 유명한 코미디언은 미국인은 더 이상 빨간색과 주황색을 구별하지 못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왜 그렇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것만 보면 두려움에 떨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정부는 시민들의 권리를 크게 제약하는 법률을 제정했죠. 정치인들은 헌법에서 허용한 범위를 훨씬 넘으면서 권리를 제약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을 더 이상 민주주의 국가라고 부를 수 있는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200여년 전 세운 민주적인 공화국의 모습은 이제는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9.11을 계기로 미국의 민주주의는 사라지고, 시민들이 깨어나지 않는다면 미국의 권력은 종교적 근본주의 파시스트의 손에 들어갈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세계를 위협하는 자들은 종교 근본주의자들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은 국제법체계를 무시하고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테러로 위협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는 그자가 오사마 빈 라덴이 아니라 조지 W. 부시라고 믿습니다. (열렬한 박수)"

- 독일과 프랑스의 전쟁반대에 대해서 미국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나요?
"그들은 먼저 언론 방송으로부터 그 소식을 듣고 놀랐죠. 미국의 언론 방송은 부시의 전쟁에 심정적 지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먼저 독일은 사실 국민들의 반전 여론이 강했기 때문에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슈뢰더가 전쟁반대를 들고 나온 거 아닙니까? 대부분이 2차대전 당시 미군들이 피를 흘려 독일인들을 나치의 치하에서 해방시켰는데 배은망덕하게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고 생각하고 있죠. 하지만 그들은 텔레비전을 끄고 나서 독일은 분명히 우리편인데 왜 전쟁을 반대할까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하지요.

프랑스도 마찬가지죠. 미국에서는 프렌치프라이즈를 프리덤프라이즈로 바꿔 부를 만큼 프랑스 반 프랑스 정서가 강하지만 텔레비전을 끄고 나서는 이런 생각을 할 수밖에 없죠. 프랑스는 근대 민주주의를 최초로 세운 나라인데 왜 그들이 전쟁을 반대할까?

방송에서는 안보여주지만 반전시위에서 시민들은 '프랑스 고마워요', '독일만세' 같은 피켓을 들고 행진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시위에 참여하지는 않지만 거기에 동조하는 입장입니다."

- 부시의 전쟁이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부시의 숨은 목적을 놓고 보면 성공이죠. 왜 이라크를 맨 먼저 공격했을까요? 그것은 수십만의 미군을 중동지역에 안전하게 주둔시키기 위한 것이었죠. 이라크의 군대는 약했습니다. 그리고 대량학살무기도 없었죠. 이제 미국은 진짜 위협인 이란과 시리아를 제압할 힘을 확보했습니다. 이스라엘의 안보를 생각해서라도 이웃에 있는 시리아는 제압해야 합니다. "

- 미군은 얼마나 오래 이라크에 머물 것 같습니까?
"그 기간은 길 것입니다. 1968년 닉슨이 대통령에 오를 때 베트남 전쟁에서 발을 빼겠다고 했지만 그 기간이 4년 걸렸습니다. 군대를 빼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라크 국민들을 해방시키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민주주의를 정착시키겠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거기에 오래 머물면 머물수록 이라크인들의 의심은 커질 것입니다.

부시는 그 기간이 이년 정도 걸릴 거라고 했지요. 그 동안 우리는 새 헌법을 마련하고 그 나라의 안보를 보장해야 합니다. 미국은 이라크를 떠나면서 이라크의 해방자로 승리를 축하하면서 물러나려 할 겁니다.

그 빈자리에는 아프가니스탄처럼 나토 소속의 유럽군대가 치안과 안보를 위해서 주둔해야 될 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 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면 미군은 소말리아에서처럼 상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다시 이라크를 점령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머물러야 할 지도 모릅니다. "

- 유엔 사무총장 코피 아난은 유엔의 무기사찰단 활동이 재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가능성이 있을까요?
"유엔은 힘이 없다는 것은 이미 전쟁 전에 밝혀졌습니다. 미국이 그런 주장을 들을 리가 있을까요?"

- 중동지역 나라들의 군사력은 어느 정도라고 보십니까?
"이라크는 사실 종이호랑이였습니다. 91년 걸프전 때 이미 상당한 전력을 상실했고, 보유하고 있던 대량학살무기도 모두 제거되었죠. 시리아와 이란은 현대전을 수행할 능력이 있지만 미국에 비하면 너무 미약합니다. 미군은 그들을 충분히 제압할 힘이 있습니다."

- 이스라엘도 대량학살무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유엔이 이 문제의 해결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요?
"대량학살무기를 세상에서 제거하려면 미국에 먼저 손을 대야 합니다. 미국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일본에 사용하자, 소련이 이 경쟁에 뛰어들었고, 그 뒤를 이어 영국, 프랑스, 중국과 인도, 파키스탄과 이스라엘이 그에 합류했습니다. 결국 미국이 대량학살무기를 보유하고 그 사용을 공언하고 있는 한 다른 나라들이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

- 미국인들은 당신을 어떻게 보고 있습니까?
"저는 보수적인 공화주의자입니다. 사실 저는 중간파나 좌파가 저를 좋아하지 않기를 바라고, 공화당의 보수적인 가치가 회복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미국식 민주주의가 옳다고 믿습니다. 다만 지금 정치인들이 그것을 파괴하고 있지만, 그 정신은 옳습니다. 지금 미국인들은 감히 자기 의견을 드러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같은 사람은 예외죠. 하지만 길거리를 지날 때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격려를 해줍니다. 저는 침묵하는 많은 사람들이 부시에 반대하고 있다고 믿습니다."

- 다시 투표를 하면 부시를 찍을 것입니까?
"아니요. 저는 부시가 자신의 약속을 어기고 세계를 혼란에 빠트린 것을 알고 있습니다. 부시가 다시 대통령 선거에 나선다면 저는 공화당에서 그가 후보가 안되게 노력할 것이고 후보가 되어도 그의 당선을 막을 것입니다.

이상으로 토론회는 끝났다. 그의 주장은 간단명료했고,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91년 걸프전 때부터 미국의 대 이라크 정책을 최전선에서 실행한 충실한 미국의 애국시민이었다. 그는 쿠웨이트를 불법적으로 침략한 이라크를 몰아내고 후세인이 가지고 있던 대량학살무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미국 정부의 정책을 충실하게 실행했다.

그러나 미국이 명분을 버리고 사찰을 후세인 제거를 위해서 이용했을 때, 그는 눈을 떴다. 그는 배반당한 것이다. 그리고 이제 그가 믿어온 미국식 민주주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거대한 권력 앞에 입 하나로 맞서고 있다. 그는 자신을 소비자가 아닌 시민이라고 했다. 침묵하는 다수에게 그는 시민으로서 권리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미국의 가치를 살릴 수 있을까? 그 질문에 대답해야 할 사람들은 미국인들뿐이 아닐 것이다. 언제 부시의 선택을 받을 지 모르는 우리와 우리의 이웃에게 그것은 그저 넘길 수 없는 충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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