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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이라크로 떠난 신성국 신부
26일 이라크로 떠난 신성국 신부 ⓒ 오마이뉴스 공희정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신성국 신부(43. 청주교구 청소년수련관 관장)가 26일 반전. 평화활동을 펼치기 위해 이라크로 떠났다. 신 신부는 이날 오후 3시 10분 인천공항에서 루프한자(독일 항공사) 오후 3시 10분 발 비행기를 타고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요르단 암만에 도착한다.

신 신부는 출국하지 전날인 25일 밤 <오마이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번 전쟁은 도덕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어떠한 명분을 찾을 수 없다. 이것은 가난하고 약한 나라에 대한 강대국의 약탈이고 학살"이라며 "이번 전쟁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국제사회에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할 때까지 돌아오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러 가지로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나에게 가장 큰 용기를 주신 분은 어머니"라면서 "어머니는 '사제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판단했다면 기쁘게 떠났으면 좋겠다'고 용기를 주셔 큰 부담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갈 수 있게됐다"고 말했다.

신 신부는 "한국의 파병 자체가 미국의 악에 동조하는 것이고 학살의 공범자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 전쟁은 도덕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어떠한 명분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신성국 신부와의 인터뷰 전문

- 전쟁중인 이라크로 가려는 이유는.
"교황께서 이런 말을 했다. '이번 전쟁은 도덕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어떠한 명분을 찾을 수 없다. 이것은 가난하고 약한 나라에 대한 강대국의 약탈이고 학살이다. 미국의 탐욕이 이번 전쟁을 통해 드러나는 사건이다. 지금과 같은 국면에서 양심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전쟁 막아야 한다'고. 평화라는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희생이 필요하다. 이라크 형제들을 내 몸처럼 사랑하기 위해서, 운명을 같이 하고 싶어 떠나는 것이다."

- 전황이 더욱 급박해 지는 것 같다. 이라크 입국이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원래 3월초에 가려고 했지만 그때 이라크가 외국인들에 대한 입국을 금지했기 때문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래서 이라크까지 가지 못할 바에야 가지 않는 편이 낳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래도 내가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가야겠다는 결정한 것이다. 일단 1차적으로 요르단까지 가서 이라크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예정이다."

요르단 암만이 기착지인 편도행 비행기표를 들어 보이는 신 신부. 신 신부는 "평화를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면  자신이 그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요르단 암만이 기착지인 편도행 비행기표를 들어 보이는 신 신부. 신 신부는 "평화를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면 자신이 그 길을 걷겠다"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공희정

- 현재에도 이라크 내에는 인간방패 자처 사람들이 있다. 그들과 연락은 됐는지.
"이라크에서 활동하시는 분들과는 연락이 안됐다. 하지만 요르단에서 활동하시는 분들이 계시니까 그분들과 합류해서 이라크 계신 분들과 연락을 취할 것이다. 여기서는 도저히 연락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그것에 가려는 거다."

- 돌아오는 일정이 있는 것인가.
"항공기 표도 가는 것만 되어 있다. 이 전쟁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국제사회에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할 때까지 그곳에 있어야 할 것 같다."

- 이라크에 가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구체적인 활동 문제는 현재까지 계획된 것이 없다. 그러나 가보면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게될 것이다. 우리 국내의 신자들과 성직자들이 저의 행동의 의미를 같이 나눴으면 좋겠다. 그리고 평화운동 하는 분들에게 많은 힘이 되었으면 한다.

또 이번에 내가 떠나는 것은 첫 번째 평화의 대한 갈망 때문이다. 두 번째는 카톨릭 소속 신부로서 신부는 필요할 때 순교로서 신앙을 증거 하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교회의 공인된 신부로서 평화를 위해 순교가 필요하다고 봤다. 세 번째 북한 형제를 위해 가는 것이다. 북한의 형제들은 굶주림, 미국의 공격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이번 전쟁은 향후 북한 형제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을 위해 단식농성을 계획하고 있다."

- 죽음을 각오한 결정인데 주변에서 만류하지는 않았나.
"어떤 분들은 요르단까지 가라는 말도 하는 등 여러 가지로 걱정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나에게 가장 큰 용기를 주신 분은 어머니다. 어머니는 '사제가 하나님의 뜻이라고 판단했다면 기쁘게 떠났으면 좋겠다'고 용기를 주셨다. 어머니가 전적으로 용기를 주셔 마음이 한결 가볍다. 떠나면서 큰 부담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갈 수 있게됐다."

- 아무리 사제라고 하더라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는 못했을 것 같다.
"이것은 내 신앙적 결단이기 때문에 이 시대에 평화를 위해 희생이 필요하다면 당연히 내가 나설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이라크에 있는 형제들도 우리의 양들 아닌가. 우리 신부들은 한국의 있는 사람만 (하나님의) 양이 아니라 가장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은 모두 어느 나라있든지 양이라고 생각했다. 이라크의 가난한 민중들도 내가 돌보아야할 양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 결정을 내리는 순간 어떤 내용의 기도를 했는지.
"내가 믿는 하나님은 생명의 하나님이며 살아 계신 자들의 하나님이라고 했다. 따라서 모든 살아있는 사람들을 더 풍요롭게 살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기도 하다. 생명의 하나님을 믿는다면 어떤 생명도 억울하게 죽을 수 없고, 모든 무고한 생명들을 내가 지켜야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기도를 했다.

무고한 사람 죽음, 약한 사람의 죽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이다. 예수도 죄 없이 정말 진리를 따르다 죽었지 않나. 이라크 형제들도 예수가 죽었던 그 길을 걷고 있다. 나는 예수님의 죽음을 이번 전쟁을 통해 또 다시 보고 있다. 예수를 죽인다는 것은 한편으로 사탄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부시와 그를 따르는 세력은 악의 세력이라고 볼 수 있다. 나는 예수를 죽인 자들을 고발하기 위해 이라크로 향한다."

- 많은 사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정부는 전쟁지지를 선언했는데.
"한국이 파병 자체가 미국의 악에 동조하는 것이고 학살의 공범자가 되는 것이다. 한국은 절대로 이라크 파병에 절대 참여해서는 안된다. 미국은 지금 북한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담보로 한국과 빅딜을 하려하지만 이는 다 거짓이다. 지금까지 역사를 보더라도 미국은 당근을 준다고 해놓고 더 큰 채찍을 휘 둘렀다. 이라크 파병하면 한반도에 평화를 보장하겠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미국은 도덕성이 결여된 국가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반도 상황은 100년 전과 똑같다. 일본이 한국을 침략할 때 을사조약 맺으며 한국을 보호해주겠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합병하고 식민지화했다. 지금 미국은 일본의 쓴 조선 침략정책을 그대로 써먹고 있다. 파병문제는 식민지 지배 전략의 하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 전세계적으로 반전물결이 일고 있다. 반전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네티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반전 운동을 하는 네티즌들과 평화 운동하는 전세계 모든 분들은 하나님과 형제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본다. 지금까지 인류역사를 보면 국가, 민족, 종교 등으로 세계는 분리되어 있었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 통해 전 세계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구 역사상 이처럼 일치된 모습 보인 적이 없었다. 반전은 모든 인류의 소망이라는 것이 드러난 것이다. 이슬람국가나, 기독교 국가나 전세계가 평화를 위해 하나의 목소리 낸 것은 유럽연합의 지도자들도 못한 것이다. 인류의 평화는 소수의 지도자들이 이끌어 내는 것이 아니라 민중들이 엮어내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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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같은 남자. 산소같은 미소가 아름답다. 공희정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기자단 단장을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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