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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토 미국 영사관 앞 바리케이트를 두고 경찰과 시위대가 대치하고 있다
ⓒ 김태엽
20일 저녁 7시, 빗줄기는 그치지 않고 미국 영사관 앞 8차선 도로 500M 걸쳐 차량 통행이 전면 통제된 상태였습니다.

2천여명의 반전 평화 시위대는 6시30분경 토론토 미국 영사관을 끼고 커다란 원을 그리며 다시 영사관 앞까지 돌아오는 행진을 진행했습니다.

영사관 앞은 100여명의 시위대들이 지속적으로 반전 구호를 외치고 있으며 영사관 오른편으로 한 미국인과 실랑이를 벌였습니다. 이 미국인은 'God bless America'라고 쓰인 피켓과 미국 국기를 들고 영사관을 향해 있었으며, 7시30분 행진을 마친 시위대의 선두가 영사관 앞으로 진입하면서 미국인을 보호하는 경찰과 시위대 간에 몸싸움이 시작됐습니다.

▲ 미국 국기와 피켓을 들고 있는 한 미국인
ⓒ 김태엽
▲ 시위대와 미국인 사이에 마찰이 있자 시위대 스스로 진정시키고 있다
ⓒ 김태엽
▲ 시위대 중 한명이 미국인에게 소리를 치고 있다
ⓒ 김태엽
▲ 경찰이 미국인과 시위대를 분리시켰고 이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연행되었다
ⓒ 김태엽
경찰 병력이 시위대를 미국인과 방송사 카메라로부터 밀어내는 과정에서 일부 경찰들은 곤봉을 사용하고 십여명의 시위대가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지기도 했습니다. 이에 기마 경찰대가 갑자기 말로 밀어부치며 시위대와 경찰 사이를 막아 나서고, 한때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긴장감이 흘렀습니다.

기마 경찰대와 경찰들은 이 미국인을 미국 영사관 안으로 보호해 들어갔으나, 몸싸움을 벌이고 경찰과 마찰이 있었던 시위대 두 명이 강제로 연행되었습니다.

그 중 한 명은 지난 시위에도 함께 했던 슈퍼 부시 복장의 여성이었는데 아직까지 신변에 대한 경찰 측의 공식적인 답변이 없는 상태입니다. 이날 하루만 토론토에서는 5명의 연행자가 발생하였습니다.

캐나다에서는 21일 낮에도 동부의 도시 할리팩스에서 반전 평화 시위대 11명을 강제 연행하였으며, 이중 3명을 아직 풀어주지 않고 있습니다.

▲ 시위대 중 한 명이 영사관을 향해 구호와 함께 손을 뻗고 있다
ⓒ 김태엽
8시가 넘으면서 시위대가 모두 영사관 앞으로 집결하고 경찰 병력이 더욱 증강되기 시작했고, 방패와 곤봉을 든 전투 경찰 200여명이 바리케이트 주변으로 배치되었습니다.

토론토 미국 영사관 앞 도로에는 2천여명으로 추정되는 반전 평화 시위대가 영사관을 향해 고함과, 호루라기, 북을 울리고 있으며, 한편에는 어린 학생들이 춤과 함께 박자에 맞춰 'Yes, Peace!, no, War!'를 30분째 외치고 있습니다.

8시30분이 넘어가면서 1차 집회가 정리된 후 이후 시위대는 인도로 모두 올라가 있는 상태이며, 차량은 전면 통제되고 있습니다.

지나는 차량마다 경적과 전조등을 이용해 시위를 격려하는 한편, 경찰과 시위대의 대치는 낮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전투 경찰이 완전 무장을 하고 배치된 이후 긴장감은 더욱 높아진 상황입니다.

▲ 9시 30분 경찰들이 미국 영사관을 5겹으로 포위하고 있다
ⓒ 김태엽
한편, 시위대의 뒷편으로 촛불을 든 20여명의 또 다른 반전 평화 시위대가 서 있습니다. 이들은 "희생되는 모든 이라크인들의 영혼을 추모한다"며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들 촛불 시위대 또한 오늘 밤샘 시위에 동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위에 함께 하고 있는 토론토 대학 학생 헬렌(Helen, 22)씨는 "이라크전을 막지 못하면 미국은 그 후 또다른 전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하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습니다.

확성기를 들고 있는 캐나다평화연합의 레오(Leo)씨는 발언을 통해 "우리가 이라크의 모랫바람에 감사해야한다는 것이 부끄럽다"며 "하지만 모랫바람이라도 미국의 미친 전쟁을 막아낼 수 있다면 진정으로 감사한다"고 하고 "29일 토요일 1시에 토론토는 물론 전세계적인 규탄 시위를 진행 할 것"이라고 토요일 집회 소식을 알렸습니다.

▲ 촛불로 희생된 이라크인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시위대
ⓒ 김태엽
현지 시각 10시 200여명의 시위대가 그치지 않는 장대비 속에서도 북과 호루라기, 확성기 등을 이용해 시위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 CNN과 캐나다 현지 언론들은 오전의 '후세인 사망설'이 과연 해프닝인가에 대해 집중 보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평소 사진과 기자회견 사진을 시민들에게 묻는 모습도 방송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캐나다의 장 크리티엥 수상은 오늘 낮 수도 오타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심각한 문제이다. 다음은 어느 나라인가. 내게 리스트를 달라'며 미국의 대 이라크 개전에 유감을 표하고 캐나다의 불참을 다시 한 번 천명했으며 이라크 문제에 대해 'UN에 전적으로 일임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 토론토 미국 영사관 앞 도로를 메운 시위대
ⓒ 김태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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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광주 퇴촌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맨발로 땅을 딛고 걷는 날이 올까를 궁금해하며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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