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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한 마술사 3남매 - 우측으로부터 황휘 마술극장 대표와 장녀 황휘정 차녀 황희숙
부모님과 함께한 마술사 3남매 - 우측으로부터 황휘 마술극장 대표와 장녀 황휘정 차녀 황희숙

'빈 손수건 속에서 비둘기가 날아오르고, 가위로 싹둑 싹둑 잘려진 동강난 넥타이가 멀쩡하게 살아나고, 꼬깃꼬깃 접은 1만원 지폐가 1천 원으로 바뀌고, 심지어 무대위로 불려져 나온 관객의 머리와 옆구리며 항문에서까지 동전이 마구 쏟아져 나오고...' 말짱한 정신으로 분명히 두 눈 똑바로 뜨고 보았지만 정신을 차릴 수조차 없다.

마술극장 대표인 황휘(28세)씨는 "평촌 신도시가 출현하기 전에는 주변에 안양시청. 경찰서가 위치해 있었으나 지금은 상당히 낙후된 거리로 변모했다."며 "최근 안양영화예술학교 (안양 신필름) 개교 추진과 더불어 마술극장이 시민의 질적인 문화수준을 높여 주는 문화의 거리로 탈바꿈할 좋은 시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톡톡 튀는 신세대 마술사 3남매는 어린 시절부터 세간에 화백으로 잘 알려진 아버지(운곡 황찬길)의 그림세계와 국민가수와 공동으로 음반을 낼만큼 출중한 노랫소리, 스펀지 볼로 된 두 마리의 모형토끼가 세 마리로 변하고...집에 있는 휴지며 숟가락 젓가락이 마술도구로 활용되는 신비스런 기교를 접하며 성장했다.

노래며 춤 마술까지 끼를 고스란히 대물림 받은 3남매지만, 저마다 타고난 독특한 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아버지를 따라 자선공연을 도왔던 것이 3남매 마술사 가족이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

특히, 황휘씨의 '불 쇼와 줄 줄줄... 입안 가득히 넣었던 카드를 귀로 빼 내는 고난도의 카드마술은 아시아권에서는 최고의 수준이라'고 한다.

황 대표는 금년 봄방학 때, 전국에 있는 초. 중등 교사를 대상으로 마술을 지도했다. 한 교사는 "새 학기에 얼키고 설킨 상한 마음을 화해하고 노력만 하면 쉽게 풀린다"며 로프를 이용, 배운 50여 가지 마술 중 하나를 즉석에서 시범을 보였다.

제주도에서까지 참가할 만큼 열의에 찬 교사들은 "마술을 수업과 접목하면 학생들이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공부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었다.

마술지도를 배우고 돌아가는 교사들에게 황휘씨는 수강료에 버금가는 마술용품을 선물하며 좋은 일에 마술이 쓰여지길 기원했다. 각 학교로 돌아간 교사들에게서는 'CA 시간에 와 달라는 간곡한 부탁과 함께 연일 감사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이젠, 동네 꼬맹이들까지 "마술사 아저씨! 하늘을 날아 보세요. 제발 비둘기 좀 만들어 주세요." 또는 "TV에서 봤어요. 꼭 가족들과 함께 갈게요." 배달원들까지 주변에서 알고 인사를 해 올 때는 한없이 고맙고 반갑다.

마술과 노래에 소질이 있었던 황휘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극과 마술을 접목 시켜보고 싶은 꿈이 늘 젊은 피와 함께 요동쳤다. 한국종합예술학교 연극원에서 무대 미술을 전공하고 후진양성을 위해 대학과 고등학교에 출강하면서도 늘 신비의 세계에 도전하는 연구를 쉬지 않고 있다.

공연뿐만 아니라 무대미술. 연출. 마술극장 동아리. 청소년복지활동 등으로 황휘씨의 하루는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황휘씨는 "마술은 오래 준비했다가 몰래 보여주는 선물로써 자기표현이자, 사랑의 메신저라"며 "내성적인 사람도 마술로써 쾌활하고 명랑하게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서로 다른 영역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무대 미술이며 음향장치를 도와주는 봉사자들이 황휘씨는 그저 고맙기만 하다. "마술은 단순한 쇼가 아니라 음악과 미술. 연극. 과학이 어우러져 조화를 이룬다면 새로운 느낌으로 변할 것이라"며 황휘 대표는 강조한다.

어린 시절부터 춤 잘 추고 노래 잘하는 휘정(26세)씨는 대학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 마술에 이어 노래 실력도 만만치가 않다.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유치원에 근무할 때, 레크레이션 강사인 그는 과학적인 원리에 마술을 접목해서 아이들을 지도했다. 아이들의 눈빛은 금새 신비로운 마술과 과학의 세계에서 초롱초롱 빛나며 자모들의 호응과 신뢰는 원활한 교육상담으로 이어졌다.

아이들을 너무도 사랑했던 휘정씨는 유치원에 남고 싶었지만, 더 진취적이고 폭 넓은 마술의 세계를 추구하고 싶은 욕망으로 중앙대학교 대학원에서 비상하기 위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중이다.

그는 "마술은 단순한 속임수가 아니라 공연예술의 일 부분이라"며 "아무리 신비한 마술이라도 같은 것을 보여주면 관객들은 이내 식상하기에 틈만 나면 가족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이런 것은 어떨까?" 새로운 것을 창조하며 연구하게 된다고 한다.

다분한 끼로 '전국 어린이 민요 대상'을 수상하며 인기 짱이었던 귀염둥이 막내 휘숙(22세)씨는 계원조형예술대학에서 미술을 전공, 행위예술과 미술을 접목시켰다.

학교축제 때 잔디 위에서 의자에 앉은 것처럼 연출하고, 공중에서 춤추며 테마가 있는 이야기로 교수들과 외국인들의 아낌없는 찬사와 격려를 동시에 받았다.

어린 시절, 휘숙씨는 공연의 즐거움보다 이것저것 도구를 챙기며 준비하는 과정들이 힘들었다. 설날에는 가족들과 집에서 쉬며 떡국이나 먹고 싶었지만,

"아~유! 내 평생 이런 것은 첨 봤어. 내가 지금까지 산 보람이 있었구먼..." 두 손을 꼭 잡고 놓을 줄 모르며 기뻐하던 노인들을 보고 돌아오는 발길은 너무도 홀가분하다. "아빠가 언제나 청춘으로 사는 비결이 이것이로구나" 생각하게 되었다.

무대를 주름잡는 3남매 뒤에서 부모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구성원이다. 아버지 황찬길 화백은 매니저로, 어머니 이정숙씨는 행사용품과 도구를 꼼꼼히 챙겨주며 격려해 오고 있다.

"대화의 단절을 호소하는 시대에 수시로 머리 맞대고 공연준비를 위해 토론하고 준비하는 것이 너무 행복하다."며 가족들은 이구 동성으로 즐거워한다.

틈틈이 마술에 관한 비디오를 즐겨보며 신비의 비밀에 도전하기 위해 끈임 없이 연구하고 창조하는 생활은 가족 애를 돈독히 하는 매개체다.

모두가 잠든 새벽에도 바스락 소리에 눈을 떠보면 누구든 거울 앞에서 자기개발을 위해 연습에 몰두하는 모습이 날설지가 않다.

공연 중 실수 담을 묻자, "실수조차 은근 슬쩍 넘기는 게 프로만의 기법이자 묘미지요." 관객이 평가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함께 즐긴다는 게 관양1동 부림 마을에 거주하는 가족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TV의 각 채널을 통해 마술가족 이야기가 공개되며, 세간에 특수연예인으로 알려진지 오래다. 노래와 춤 마술로서 해외동포위문 공연과 기업체초청 공연, 군부대나 교도소 양로원 등 전국순회 공연만도 100회가 훨씬 넘는다고 한다.

마술극장 황휘 대표는 "전에는 도구들을 일일이 준비하고 챙겨서 특정한 곳을 찾아 다녔기에 일반인들이 마술을 접할 기회가 적었다."며 "이젠 일반인을 대상으로 매주 금. 토요일 오후 7시에 공연을 하고, 공연이 없는 주중에는 마술을 전공하는 전문인들이 모여 마술활성화를 위한 종합마술 공간으로 마술극장이 활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난도의 마술로 어린이와 불우이웃을 위한 자선공연에도 열심을 내며, 각종 행사에 초청을 받는 등 대단한 인기와 함께 장래가 촉망되는 톡톡 튀는 신세대 마술사 3남매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에 (http://www.magic.0za.to)에 회원 등록하면 30% 할인된 가격에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공연문의 및 예약 tel: 031) 422-3700 HP: 011-9732-4523

우리안양에도 송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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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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