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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후원금 및 공금 횡령 등의 문제로 내분을 겪었던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가 장기기증인을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를 꾸리고 정상화를 요구하며 거리로 나서 향후 방향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지난 2월 22일 오후 1시 대학로에서 대구지하철 화재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과 유가족에게 명복을 빌고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정상화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비대위는 "2001년 기부금 횡령혐의로 구속된 사랑의 장기운동본부장 박씨(상임이사)의 사임으로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본부)의 비리가 해결되었다고 말하지만 새로 선임된 본부 상임이사는 박 전 본부장의 담당변호인이며, 본부 이사장은 박씨의 후배로 부패의 고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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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탤런트 윤덕용(연예인선교회 회장)씨는 "누구나 평등하게 생명을 나누는 운동인 사랑의장기운동본부는 장기기증인 35만명이 참여해 세워진 시민단체"라면서 "후원금, 건강관리기금 등을 횡령한 본부장 한 사람의 비리 때문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가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윤덕용씨는 "비리를 저지른 한사람 때문에 35만 등록회원을 외면하고 5만 여명의 장기이식 대기자들을 외면하면서 감히 평등한 생명나눔을 외칠 수 있느냐"며 "사리사욕으로 얼룩진 본부를 올바로 세울 수 있도록 서명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최경락(관악구청 환경미화원) 후원인 대표는 "1996년 5월부터 신문종이 등을 수거해 모은 돈을 매달 10만원 이상 보내왔다"면서 "회장이 후원금을 횡령한 것에 분개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최경락 대표는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종이, 신문을 주워 팔아 보낸 후원금을 착취했다는 사실에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양 손가락이 2개만 있어 버려진 아이를 네째 자식으로 입양해 키우고 있는 장기기증예정자 김정애씨도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정상화를 위한 서명운동 동참을 독려하기도 했다.

94년부터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를 후원해오고 있는 염형만(보일러 기사) 후원인 대표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려운 사람들과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후원을 시작했다"며 "이런 후원금들이 개인의 주머니로 착복되는 것에 분노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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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조영인 목사(낮은자 교회 목사, 99년 신장기증)는 "비대위는 한 몸을 찢어 한 생명을 살린 사람들로 본부가 부패로 얼룩져서 비대위를 만들었다"며 "시정명령에 따르지 않은 본부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보건복지부 항의 방문 등 강경한 대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인 목사는 삭발을 통해 "장기기증인들의 순수한 사랑이 실천되고 본부가 정상화될 때까지 싸울 것"이라는 의지를 다졌다.

비대위는 2월 22일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4월 22일부터 부산∼서울 충정로까지 장기기증인·이식인·후원인과 시민들이 참여하는 마라톤대회를 열어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의 현실을 알려내고 시민들의 힘을 모아 본부를 정상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이날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정상화를 위한 100만인 서명운동에는 연예인 선교회 소속 탤런트들이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월경 신장기증인·이식인·후원인·장기기증 등록자 등이 사랑의장기운동본부 정상화를 위해 결성했으며 현재 400여명의 회원이 온·오프라인(http://cafe.net/peoplejustice)에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