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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중앙언론사의 경품제공으로 인해 뜨거운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구 14만의 지방 중소도시에서도 이로 인해 독자들의 공짜심리를 부추겨 건전한 시민의식을 흐리게 하는 행위가 있어 사회의 지탄을 받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신문경품을 직접 규제하겠다는 발표에 대해서도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정부에 대한 불신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실감할 수 있는 실정이다.

서울 등 대도시에서는 자전거를 비롯한 고가품의 경품을 제공하여 말썽을 빚었던 반면 중소도시에서는 몇 만원 상당의 전화기, 다리미, 옥매트 등을 신문구독신청자에게 무료로 배포하여 상대적으로 경품을 제공하지 않는 신문에 대해 독자들의 불신감마저 들도록 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읍지역에서는 지난 3년전 조선일보 판촉요원들이 중국산 다과상, 커피잔 셑 등을 배포하며 홍보활동을 벌이다가 다른 신문 지국들로부터 강력한 항의를 받고 수그러들어 이후 비교적 큰 물의없이 선의의 경쟁을 벌여왔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12월께 중앙일보 정읍지국에서 갑자기 판촉요원 5-6명이 중국산 다리미, 전화기, 옥이불 등 경품을 돌리며 무차별 판촉활동을 벌여왔는데 심지어는 같은 중앙언론사 지국장에게도 구독요청을 했다는 것이다.

판촉활동을 활발히 벌이던 중앙일보의 한 판촉요원은 "나는 한국일보 지국장이오!"라며 한국일보 지국장이 자신의 신분을 확실하게 밝히며 거절하는데도 경품을 자랑하며 구독을 요청하기도 했다고 한다. 한국일보 지국장은 증거수집 차원에서 구독신청을 했다고 밝힌다.

이에 정읍시중앙언론인협의회(회장 염은섭.동아일보 정읍지국장)에서는 수차에 걸쳐 중앙일보 지국을 찾아 공정거래의 원칙을 지키며 선의의 경쟁을 강력히 촉구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아파트, 상가 등을 돌며 무차별 판촉활동을 벌였다고 한다.

▲ 중앙일보의 경품제공을 항의하는 현수막이 3개월전부터 정읍시중앙언론인협의회원 소속 각 신문사 지국에 걸려있는데 언론정화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한겨레신문 이갑상 지국장.
ⓒ 하재성
이와 관련 한겨레신문 이갑상 지국장은 "모범을 지켜야할 언론이 불법을 조장하는 것은 반드시 근절되어야할 것"이라며 "공짜심리를 부추겨 독자들의 의식을 흐리게 하도록 방치하고 있는 공정거래위원회는 명백한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항의했다.

비교적 한겨레신문 독자들은 의식수준이 높아 경품에 흔들리지 않을 것으로 믿었다는 이갑상 지국장은 "한겨레는 뭐 없어요?"라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핏발이 곤두설 정도로 울화가 치민다며 "애기도 먹던 과자를 뺏어가면 운다"고 비유하며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

한국일보 한동환 지국장은 "타 신문사 지국장임을 밝혔는데도 사은품을 내세우며 구독을 권유받고는 할말을 잃었다"며 무차별 공격적 판촉활동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대한매일 김보승 지국장은 "가뜩이나 어려운 시장을 혼탁하게 만들어 지금껏 잘 지켜졌던 신문시장의 선의의 경쟁이 무너질까 우려되고 무엇보다 독자들의 수준을 무시하는 처사가 화가 난다"며 신문사의 구독경쟁뿐아니라 시민의식을 흐리게 하는 것을 크게 우려했다.

이들 중앙언론사 지국장들은 "무엇보다 큰 타격은 동아일보"라고 입을 모으고 있는데 동아일보 염은섭 지국장은 "동아일보에 몸 담은 지 38년만에 이처럼 시장질서가 흐트러져 곤혹을 치르는 것은 처음"이라며 지난 80년도에 언론통폐합 이후 처음 겪는 고충이라고 밝혔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여기는 뭣 주어요?"라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가슴이 답답해지고 피가 역류하는 기운을 참기 어렵다고 호소하는 지국장들은 "전국에서 신문시장의 질서가 가장 깨끗한 곳은 정읍이라는 자부심을 가졌으나 이제는 공멸하는 맞불작전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흥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중앙일보 정읍지국장은 "4개월전에 지국을 맡아 의욕적으로 활동하다보니 이런 일이 생겼다"며 "지난해 초여름 동아일보는 교자상을 돌렸고 조선일보는 전화기를 돌렸는데 왜 중앙일보만 나무라는지 모르겠다"며 "앞으로는 절대 경품을 돌리며 독자를 확보하기 위한 홍보는 안할 것"임을 분명히 밝혔다.

평소 동학농민혁명정신을 본받아 성숙한 시민의식 함양을 역설해 온 한겨레신문 이갑상 지국장은 "재벌.족벌언론이 사라져야할 것"이라며 "언론개혁이 제대로 되어야 나라가 바로 선다"며 언론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또 "언론정화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개혁시키는 것밖에 없는데 이는 곧 제2의 동학혁명"이라며 "신임 노무현 대통령에게도 기대하기 어렵고 마지막 기대는 성숙한 시민의식뿐"이라며 시민들의 분별력을 촉구했다.

이처럼 "잘못된 것을 선도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인데 언론이 썩었으니 마지막 기대는 성숙한 시민의식뿐"이라며 "분별력 있는 시민의식이 곧 나라의 기초를 바로잡는 제2의 동학혁명"이라며 시민들의 용기를 촉구하고 있어 향후 반응이 기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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