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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초교 감사와 관련해 한 학부모가 동부교육청에 올린 공개질의서
동문초교 감사와 관련해 한 학부모가 동부교육청에 올린 공개질의서 ⓒ 오마이뉴스 정세연
동문초등학교(대전시 중구 문화동) 학부모와 교사 40여명은 지난 해 12월 23일 학교장이 강제로 학교발전기금을 조성하는 등 각종 비리와 전횡을 일삼고 있다며 교육인적자원부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진정서에 따르면 동문초교 유아무개 교장은 2000년 9월 부임초기부터 학교발전기금 조성을 요구, 학부모들에게 500만원을 받은 것은 비롯 지난 해 초에는 학생 반장과 학생 회장단 학부모들에게 '공약을 지키는데 돈이 필요하다'며 모금을 강요했다.

유 교장은 또 지난해 4월 학교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학부모를 찾아가 교가탑을 만들겠다며 발전기금을 요구, 400만원을 받은 것을 비롯 해 학생회장단, 주부교실, 어머니회 등 임원들에게 각 50만원에서 100만에 이르는 발전기금을 강요해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이같은 혐의에 대해 학부모와 교사들은 유 교장이 직권을 남용하고 교육자로서의 품위를 손상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어린이날 행사를 앞두고 수상 대상자 학부모를 불러 '아이가 교육감 상을 타니 선생님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라'고 요구, 학부모가 이를 거부하자 수상대상자를 바꾸기도 했으며, 또 지난 해 2월 졸업식때에는 교사들의 식사비 명목으로 교육장과 교육감상을 수상하는 학생의 학부모에게 각각 30만원씩을 거둬들였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유 교장은 교육감 감사패를 받는 학부모에게는 수상에 대한 답례로 시교육청 장학사에게 줄 선물과 식사대접을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

진정인들은 특히 유 교장이 2000년 12월 대전시교육감 선거 과정에서는 학교운영위 학부모위원들을 식당에 모아 놓고 식사 대접을 하면서 특정 후보를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진정인들은 "학교장의 전횡을 직접 겪어 오다 참다 못해 진정서를 내게 됐다"며 "학교운영위가 주체가 되어 추진해야 할 학교발전기금에 직접 개입해 학부모에게 돈을 요구하고 기금의 사용 내역 또한 제대로 밝히지 않는 등으로 각종 의혹과 불신을 키워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유 교장은 해명자료를 통해 "학교발전기금은 학부모님들께서 기탁한 대로 한 푼도 누락없이 통장에 입금해 학교운영위 심의를 거쳐 적법하게 사용했다"며 "학운위, 주부교실 등 임원들에게 발전기금을 요구한 사실이 없고, 교가탑 기증도 강요가 아니라 학부모의 자발적인 뜻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유 교장은 이어 "많은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며 "본인의 덕이 부족해 오늘과 같은 일이 일어나 걱정을 끼치게 되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진정에 참여한 동문초교 학부모 이 모(여.39)씨는 "두 차례 학교운영위 위원을 지내면서 학교발전기금이 학교장의 독선과 전횡에 의해 내실없이 겉치레하는 일들에 쓰여졌음을 직접 확인했다"며 "오죽했으면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을 문제 삼았겠냐"며 심경을 피력했다.

이씨는 이어 "감사를 통해 제기된 문제가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란다"며 "교육청이 적당히 덮으려 한다면 이의제기를 하는 등 끝까지 진위파악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관할교육청 형식적인 감사에 그쳐,
감사담당자 "감사과정에는 이상 없다"


전교조대전지부 신용삼 사무처장
전교조대전지부 신용삼 사무처장 ⓒ 오마이뉴스 정세연
한편 전교조대전지부는 동부교육청의 감사가 의혹사안에 대한 실제적인 감사로 이루어지지 않고, 오히려 진정인들의 자료출처나 유출경로를 추궁하는 등 겉핥기식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대전지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동문초교에 대한 감사가 왜곡되어 적당히 마무리되어진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대전시교육청에 있는 것"이라며 "엄정한 감사를 벌일 것"을 촉구했다.

전교조대전지부 신용삼 사무처장은 "이번 사안은 엄정한 감사를 통한 엄중히 처벌이 요구됨에도 교육청의 감사가 실질 감사에 미치지 않고 있다"며 "장학관급인 학교장을 지역교육청에서 조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동부교육청 관리과 송기선씨는 "담당감사자로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진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며 "현재 감사를 종결하고 시교육청에 보고한 상태로 시교육청에서 보강조사를 벌인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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