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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남원시민의 애도촛불...
지리산 남원시민의 애도촛불... ⓒ 김태윤
사랑의 도시 남원시민여러분.

저는 지리산 남원시 운봉에 살고 있는 김태윤입니다.

이번 대구 지하철 참사사건으로 억울하게 숨진분들과 그 가족들 그리고 부상자와 가족분들에게 남원시민의 사랑을 보여주세요. 준비물로는 초와 꽃 그리고 그분들에게 희망이 될수있는것을 준비합시다. 모금함도 좋겠습니다.

남원 시민이 모여서 그분들을 위해 촛불의식과 위로와 격려를 보냅시다. 한 사람이라도 좋습니다.

시장님, 시의회 의장님, 그리고 시민단체 여러분... 함께합시다.

아직은 날씨가 춥습니다. 두꺼운 외투를 준비 하고 나오세요. 다양한 계층에서 동참해주실 것을 호소합니다. 저 혼자라도 촛불을 들고있겠습니다.

김태윤(011-684-9870)

남원시청에서는 장소를 제공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오늘(19일). 추운 날씨와 짧은 홍보에도 불구하고 남원시민 5명이 모여 진심어린 애도식을 치루었습니다. 내일은 많은 남원시민과 함께 하는 애도식을 기대합니다.

사랑의 도시 남원. 준비물은 초와 꽃, 두꺼운 옷 그리고 그분들을 도울 수 있는 대안들을 가지고 오시면 됩니다.

기도하는시민.
기도하는시민. ⓒ 김태윤
대구지하철참사 영령에 정중한 조의를 표하며

부상자 그리고 유족 여러분과 대구시민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 올립니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진다해도 이렇게 억울하고 통탄스럽지는 않을 것입니다. 백주의 날벼락도 이럴 수는 없습니다. 천재도 아니고 지변도 아닌 청천에 이런 일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 엄마와 아기가, 일가와 친지를 찾아가는 우리의 가족과 이웃이, 사랑스런 가족을 위해 시장 장바구니를 들고 발걸음 가볍게 대문을 나선 우리들의 어머니 아내들이 그 시커먼 어둠의 동굴 속에서, 연기 속에서, 열기 속에서 질식해서 검게 탄 주검으로 우리들에게 돌아오다니 이 무슨 날벼락입니까.

한 사람의 잘못된 생각과 판단이 이런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는데 아연하지 않을 수 없고 언제 또 다른 이러한 불상사가 나와 내 가족과 내 이웃과 친지들에게 덮쳐올지 모른다는데 솟는 소름에 치가 떨립니다.

과학과 문명의 산물로 인간의 편의를 위하여 만들어진 지하철이 이런 대형 참사를 빚어내는 거대한 흉기가 되었다는데 황당함을 금할 수 없고 안전제일을 외치며 만들었고 운영하며 운행하던 문명의 이기가 이러한 폭력을 자행하리라는 사실을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었으며, 안전 수칙이나 장치가 또 이토록 허술했으리라 짐작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통탄스럽고 통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 지옥의 터널 속에서 그 독한 연기 속에서 그 마의 불길 속에서 우리들의 가족이 친지가 이웃이 죽어가다니요.

유족여러분!

그러나 어찌해야 합니까. 우선은 살아있는 사람이 정신을 차리고 앞과 뒤를 살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이런 말씀이 어찌 귀에 들어오겠습니까마는 그러나 살아있는 사람이 정신을 차려야 불의의 날벼락에 유명을 달리한 가족을 조금은 안락하게 보내드릴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산 사람은 살아서 뒷일을 감당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디 한 번 더 가슴을 펴고 깊은숨으로 가다듬고 하늘을 다시 한번 올려 보시기 소망합니다.

부상자 여러분!

그 형언할 수 없는 지옥의 아수라에서 목숨을 구해 내신데 경하 드립니다. 얼마나 참혹했으며 얼마나 고통스러우십니까? 또 앞으로 올 후유증에는 또 얼마나 염려가 많으십니까? 다행히 정부와 지방 정부에서 만족하다 할 만하지는 못하지만 성의를 보이는 것으로 위로를 삼으시고 하루속히 쾌차하시어 우리들 만인정신의 고장 춘향고을도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성심껏 모시도록 우리들 남원시민들이 있는 힘을 다하겠습니다.

대구시민여러분!

백주 대낮의 날벼락에 이웃과 친지를 잃은 슬픔에 땅이 꺼지리라 사료됩니다. 그러나 경황이 없으실 유족과 고통에 시달리는 부상자 여러분들의 옆에 당신님들께서 없다면 그 분들의 현재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길을 가던 나그네도 상을 당한 현장을 스쳐지나지 않고 무엇인가를 거들고 조문을 끝내야 발길을 옮겼던게 우리 조상님들의 정신이었고 예의였습니다. 한 날 한시에 당한 혹독하기 그지없는 일이어서 경황이 없겠지만 유족과 부상자 여러분들을 좀 더 잘 보살피고 추스려 드리길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마음 같아선 지금이라도 당장 달려가보고 싶지만 오히려 번거로움만 끼쳐드리지 않을까 하여 우선은 저희들 만인 충절의 고장 춘향고을의 마음을 모아 정중한 조의를 표하고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이웃인 우리들이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숙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몸은 이곳 남원땅에 있지만 마음은 여러분들 곁에 함께 있으며 함께 힘을 보태고 있음을 아시고 이 엄청난 불행을 하루속히 극복하시어 두 손을 맞잡고 만날 수 있는 날을 기대하겠습니다.

건강하시고 건투하시기를 축원하면서 우선의 인사를 가름합니다.

2003. 2. 19

남원시민·종교단체연대

덧붙이는 글 | 이런 자발적 애도식이 전국적으로 일어났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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