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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2시 대전시청에서 진행된 '대전경륜장 건립 심포지엄'
17일 오후2시 대전시청에서 진행된 '대전경륜장 건립 심포지엄' ⓒ 오마이뉴스 정세연
대전시는 지난해 말 대전경륜장 건립 사업을 백지 상태에서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후, 지난 10일부터 대전시홈페이지를 통한 여론조사에 이어 17일 심포지엄을 열고 시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지방재정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 사행심 조장과 주거환경 파괴 등 찬반의견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 대전경륜장 건립 사업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7일 오후2시, 대전시청에서 열린 '대전경륜장 건립 심포지엄'에는 1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주제발표와 자유토론으로 이어졌다.

심포지엄에 앞서 염홍철 대전시장은 "대전시는 진심으로 시민이 생각하는 것과 전문가 의견을 충분히 참고해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진실한 질문과 진실한 답변으로 토론에 임해줄 것"을 당부했다.

"경륜장 건립으로 인한 지방재정확충 불투명, 서민들만 이중고"
"우리나라 도박중독자, 전체 성인인구의 9.8%"


대전환경운동연합 김종남 사무처장
대전환경운동연합 김종남 사무처장 ⓒ 오마이뉴스 정세연
대전환경운동연합 김종남 사무처장은 '대전경륜장 건립의 문제점과 제언'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경륜장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과 정책결정과정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김 처장은 "부족한 대전시 재정에서 120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경륜장을 건립한다 하더라도 수익이 언제부터 얼마나 창출될지는 불투명하다"며 "또 경륜장 건설비용과 유지비용 등은 결국 시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서민들만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이어 "대전시는 정책결정 과정에 있어 시민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 시민들이 올바른 가치판단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개발프로젝트 중심의 위임자치가 아닌 시민이 행복하고 생태적으로 건전한 삶을 살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구했다.

대전경륜장을 중심으로 도박산업의 문제점 및 개선방안을 제시한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 시민사업국장은 "대전경륜장 건립 문제를 도박산업 전체로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 국장은 "우리나라 도박중독자는 전체 성인인구의 9.28%에 해당되는 300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실제 도박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인구만도 전체 성인인구의 3.8%에 달하는 13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일본 등의 도박중독자 비율 1~2%보다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 시민사업국장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 시민사업국장 ⓒ 오마이뉴스 정세연
금 국장은 또 "특히 경륜의 경우 도박중독자 비율과 고객유병률이 각각 44.4%와 33.3%로 화투(19.1%, 7.9%)나 경마(35.7%, 21.4%), 카지노(27.3%, 18.2%) 보다 훨씬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경륜의 경우 1회 평균 배팅금액이 35만원으로 건전한 여가선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주장했다.

실제 우리나라 2002년도 사행산업의 총 매출은 1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는데, 전년대비 31.1%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가 전체 레저시장에서 차지하는 총 사행산업 비율도 66.6%로 일본의 26.5%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금 국장은 마지막으로 "앞으로 파생될 문제에 대한 정확한 예측 없이 도박산업을 유치해서는 안되며 합리적인 대안이 유출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가선용과 지방재정확충에 기여, 역기능보다 순기능 많아"

이에 반해 '경륜의 필요성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주제발표를 진행한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이병찬 이사는 경륜장사업 도입의 필요성으로 '적극적인 여가활동 기회제공, 승부욕구의 양성화, 지방재정 확충, 신규 고용창출' 등을 제시했다.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이병찬 이사
한국산업개발연구원 이병찬 이사 ⓒ 오마이뉴스 정세연
이 이사는 이어 "국내 경륜사업 매출액이 1997년 2조9998억8천만원에 비해 2001년에는 약 8배가 증가해 국민체육진흥기금 지원과 청소년 건전육성, 지방체육재정지원에 크게 기여했다"며 "대전경륜장 건립으로 경륜을 오락산업의 하나로 양성화하고, 수익금은 국가발전을 위해 다양하게 기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전변호사회 조성천 변호사는 "경륜은 여가선용과 지방재정확충에 기여하는데, 경륜사업 개시 5년 후 대전시는 2천여억원의 순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다"며 "경륜을 무조건 사행성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역기능보다 순기능이 많다"고 주장했다.

조 변호사는 또 "경륜은 레저스포츠로 가족과 친지, 직장인 등이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으며 수영장, 헬스장 등 체육시설과 함께 설치하면 시민들의 여가선용에도 활용될 것"이라며 "어떤 정책도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고, 만약 장점이 더 많다면 추진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토론자로 참석한 박근수(배재대 관광경영학) 교수는 "경륜수익금은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이고, 그 수익금이 대전시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며 "다만 수익금 운용에 있어 투명성만 확보된다면 대전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이고, 경륜의 건전한 수용을 위한 캠페인과 교육을 실시하고 도박중독 예방, 치료센터를 운영한다면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전경실련 조연상 대표는 "경륜장 건립으로 연간 1600억원의 지방재정수입이 발생한다는 것은 위험한 가정 하에서 도출된 결과이며, 사행산업 유치로 인한 부작용을 감수하고도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면 보다 구체적인 근거로 정확한 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1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심포지엄은 열띤 자유토론으로 이어져 대전경륜장 건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100여명의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심포지엄은 열띤 자유토론으로 이어져 대전경륜장 건립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 오마이뉴스 정세연
조 대표는 이어 "현재 대전경륜장 건립에 있어 위험한 가정 하에서 긍정적 효과는 높게 보고, 부정적 효과는 낮게 평가되고 있다"며 "지자체는 주민에게 공공재를 제공함으로써 세금을 징수해야 하는데 개인사업 또는 영리를 목적으로 가는 것은 지방정부가 선택해서는 안되는 길"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말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와 대전YMCA가 일주일간 600명의 시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결과에 따르면 514명의 응답자 중 76.6%인 394명이 반대 의견을 내놨으며, 찬성자는 14.2%인 73명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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