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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수의 고통을 나누며 '하루감옥체험'
양심수의 고통을 나누며 '하루감옥체험' ⓒ 오마이뉴스 이승욱
매번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양심수를 석방하라'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다. 요즘 노무현 정권의 출발을 앞두고 번지는 그 외침엔 부쩍 '힘'이 들어가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이번만은 '양심수'란 이름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바람이 묻어있다. 양심수 석방을 주장하는 이들도, 노무현 정권만큼은 그 '어두운' 단어를 사라지게 하길 내심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캠페인 현장에서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캠페인 현장에서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 ⓒ 오마이뉴스 이승욱
군사정권 시절 양심수는 세상의 '음지'에 '꼭꼭' 감추어져 있었다. 그래서 총칼이 물러간 문민정부에 거는 기대는 남달랐다. 하지만 YS 문민정부 시절 5년여 동안 연 4060여명의 양심수가 구속됐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 국가보안법에 구속된 수가 태반이었다.

그 후 국민의 정부, DJ 정권에서도 그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연 2234명의 양심수가 감옥 문을 들락거려야 했다. 오늘도 정치수배의 사슬을 끊지 못해 가족을 등지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살아가고 있는 이들까지 합한다면, 선뜻 '과거와 달라졌다'는 표현을 쓸 수 있을까?

노무현 정권의 새 출발을 목전에 두고, 다시 한번 기대로만 끝낼 수는 없다. 우리에겐 너무 많은 고통과 슬픔이 있기 때문에.

수배자란 멍에 때문에 아버지의 죽음을 지키지 못하는 '불효자'가 흘린 눈물도,
아이가 좋아 선생님이 되겠다며 교생실습 나가다 끌려가던 예비교사의 애절함도,
친구들이 떠나간 캠퍼스를 지킨 채 수배자들끼리 모여 설 차례를 지내며 느껴야 했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도,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


이번 캠페인에는 사면복권을 기다리는 대구경북지역 120여명의 양심수 명단이 공개됐다.(사진 오른쪽)
이번 캠페인에는 사면복권을 기다리는 대구경북지역 120여명의 양심수 명단이 공개됐다.(사진 오른쪽) ⓒ 오마이뉴스 이승욱
대구경북지역 양심수후원회는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동안 양심수 석방과 정치수배 해제를 요구하는 '양심수와 겨울나기 캠페인'을 벌인다. 지난 2001년부터 열린 양심수를 위한 대구경북지역 캠페인은 올해로 세 번째다.

양심수후원회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양심수의 낙인이 찍혀 차디찬 감방에서 '정치적 자유'를 구속받고 있는 양심수는 약 300여명에 달한다고 한다. 또한 정치수배자 역시 240여명이 공안기관의 눈을 피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저씨, 거기서 나올 수 없나요?" - 행사장을 지나치던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양심수가 있는 '음지'와 아이들의 거리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아저씨, 거기서 나올 수 없나요?" - 행사장을 지나치던 아이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하지만 양심수가 있는 '음지'와 아이들의 거리는 아직도 멀기만 하다. ⓒ 오마이뉴스 이승욱
양심수후원회 한 관계자는 "2월 25일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게 됩니다. 새 정부에서는 과거 정권이 범했던 잘못을 다시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올해 캠페인이 양심수를 위한 '마지막' 캠페인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양심수라는 말도 사라지길 기대합니다."라고 호소했다.

과연 노무현 정권은 이들에게 어떤 대답을 내놓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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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오마이뉴스(dg.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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