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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1주기 추모집회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1주기 추모집회 ⓒ 김은정
“나만이라도 자유가 있다면 자주 만나면서 영화도 보고 한적한 가로수 길도 걸으며, 공원에서 아이스크림도 같이 먹고 사진도 같이 찍고 추억을 남길 수 있으련만. 아쉬워. 세상이 미워져. 이건 불공평한 거야.”
- 화재현장에서 발견된 일기장 중에서


개복동 화재참사 1주기 추모집회
개복동 화재참사 1주기 추모집회 ⓒ 김은정
지난해 1월 29일 전북 군산시 개복동 윤락가 화재사건으로 14명이 희생 당한지 1년이 지난 29일 오후 1시 이들 여성들의 1주기 추모제가 여성단체 회원을 비롯해 유가족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군산성광교회와 화재참사 현장에서 열렸다.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대책위 정미례 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1주기 추모제는 아깝게 희생당한 여성들을 위한 추모사와 경과보고, 추모시 낭독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군산여성의전화 박우근 회장은 결의문을 통해 “지난 2000년 9월19일 군산 대명동 화재참사로 5명의 여성이 사망했고 2002년 1월29일 군산 개복동화재참사로 14명의 여성이 또 다시 희생되었음에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성매매 관련 범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이러한 대형참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성매매방지법 제정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으며 성매매 방지법 제정은 성매매 피해여성들의 인권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성매매를 근절해 진정으로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를 위한 성매매 방지법 제정에 적극 나서겠다”고 촉구했다.

이날 행사를 마친 참석자들은 국회에 입법 예고된 성매매방지법의 신속한 제정을 촉구하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거리행진과 함께 화재참사 현장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헌화 행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이강실 전북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성매매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에 대한 침해행위로 여성에 대한 성적 착취이자 폭력으로 이미 국제사회에서는 조직범죄로 규정해 관련자와 책임자를 엄중 처벌하고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다”며 “정부는 성매매를 방지하고 근절해 나가기 위한 강력하고 확실한 법적, 제도적 장치마련을 위해 성매매방지법 제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개복동 화재참사 1주기 추모집회
개복동 화재참사 1주기 추모집회 ⓒ 김은정
ⓒ 김은정
ⓒ 김은정


군산 개복동 화재참사 1년 그 후
업소 절반 문 닫고 관련자 모두 실형선고

▲ 개복동 화재참사 현장

지난 1월29일 군산시 개복동 유흥가에서 발생한 화재참사는 충격 그 자체였다. 2000년 군산시 대명동 윤락가 화재참사로 성매매여성의 인권문제와 소방문제가 불거진 뒤 불과 2년도 채 안돼 발생했기 때문이다.

모두 14명의 20대 초반 여성들이 숨진 이 사건은 인명 피해 뿐 아니라 우리사회의 성매매여성의 심각한 인권침해 현장을 보여주는 기회가 됐다. 화재사건 이후 개복동 유흥가 일대는 지금 추운 날씨 속에 썰렁한 모습이다.

발화지점인 아방궁과 대가 건물은 녹색천막으로 덮혀져 있다. 종업원들을 상대하던 미용실과 화장품점, 옷집, 세탁소 등 주변가게 20여곳 가운데 절반 가까이 문을 닫았다.

화재직후 강근호 군산시장은 이 일대 유흥업소를 다른 곳으로 옮기겠다고 약속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마련하지 못했다.

희생된 여종업원 13명의 유족들과 화재참사대책위는 지난해 4월 유가족 대표 김모씨 외 23명의 이름으로 국가와 군산시, 포주 3명 등을 상대로 31억여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 소송에는 여성연합 평등사랑변호사모임 대표 최은순 변호사와 이정희 변호사, 김태선 변호사 등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가 유가족 대리인을 담당하고 공익소송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가 주인 이모(39)씨 부부는 항소심에서 감금치사죄가 적용돼 각각 징역 4년6월과 1년6월을 선고 받았고 관련자 6명도 실형이 선고됐다. 그러나 성매매업소와 유착한 혐의로 기소된 임모(46)씨 등 전직 경찰공무원 6명은 항소기각 등으로 모두 풀려난 상태다.

한편, 대책위는 지난해 12월 화재사건 후 활동과 재판과 언론보도 등을 담은 ‘군산 대명동ㆍ개복동 성매매 집결지 화재참사 백서’를 발간했다. /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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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매체에서 조금씩 글을 쓰고있고 kbs라디오 리포터로 활동하였고 지금은 군산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따뜻한 소식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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