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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재경
1월 22일 오후 2시, 안양시 부흥동사무소 2층 다목적 실에서는 방유자 전통예절 강사의 지도로 설을 앞두고 전통예절 교육을 실시했다. 참석 대상은 초중등학생과 부모였지만, 안양시청 어린이집과 부흥사회복지관에서 취학전 원아들이 단체로 참여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다목적실이라서 바닥에 돗자리를 깐 다소 협소한 공간이지만, 가르치는 강사와 우리의 전통을 배우려는 의지에는 장소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방유자 강사는 "사과를 손님께 권할 때는 공손하게 두 손으로 쟁반을 들고 가서 자리에 앉은 후, 손님 앞에 밀어 놓고 3분의 1을 포크로 찍어서 권하는 방법"을 시연해 보였다.

"3분의 1을 찍는 것은 잇자국을 상대에게 보이지 않기 위한 배려라"고 부연 설명을 했다. 접대 후 자리를 뜰 때도 공수한 후 2걸음 뒷걸음으로 물러선 후, 돌아서서 나가는 과정까지도 아이들은 시행착오를 거듭 하면서도 곧잘 따라 했다.

의자에 앉아서 구경할 때는 개구쟁이들이지만, 전통예절을 직접 따라할 때만큼은 의젓한 도련님이자 양가댁 규수였다.

ⓒ 김재경
강사는 "심도 있는 교육을 준비했지만, 대거 참석한 아동들을 중심으로 갑자기 일정이 바뀌게 되었다"며 "아동에 맞도록 간단하고 기본적인 전통 절하는 법과 책장을 소리나지 않게 넘기기와 어른께 신문 갖다 드리기 등을 지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 유치원생은 "전통예절은 어렵고 힘들지만, 참 재미있어요. 설날에는 한복입고 엄마랑 아빠께 예쁘게 절 할래요"라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접대받는 아버지 역할은 동사무소 직원인 이정호씨가 대신했다. 부영아파트에서 왔다는 40대 주부는 "때로는 몰라서 당황하게 되는 예절교육을 배워서 자녀들에게 본보기가 되려고 참여했다"고 말했다.

행사가 끝난 후 방유자 강사는 어른들을 향해 "결혼식 때 신부의 어머니는 분홍색, 신랑의 어머니는 푸른색 한복을 착용하는 것은 순서가 뒤바뀐 잘못된 관행이라"고 지적하며 차례 지내는 방법 등 실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방법을 남아 있는 어른들을 향해 설명했다.

기본적인 예절조차 모른 체 대충 살아온 내 뒤안길을 돌아보니 고삐 풀린 망아지가 아니었나 생각되어 얼굴까지 붉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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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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