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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 18층에 위치한 ITS센터(상황실)
대전시청 18층에 위치한 ITS센터(상황실) ⓒ 정세연
대전시가 첨단교통모델도시를 지향하며 지능형교통시스템(ITS) 구축 사업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으나 정작 시민들은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대전시는 23일 'ITS 건설 사업(1단계)에 대한 종합평가 및 시연회'를 갖고 첨단교통 도시를 위해 한 걸음 나아갈 것을 기대했다.

총 484억원(국비 161억원, 시비 124억원, 민자 199억원 등)을 들여 2001년 10월부터 추진해 온 ITS는 지난해 12월 시험운영을 마치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내버스 안내시스템, 단속시스템 등이 본격 운영되면 교통사고 감소, 연료 절약 뿐만 아니라 교통흐름도 20% 정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향후 시스템 확장 구축과 보행자 중심의 서비스를 개발, 확대할 것이고 교통카드 연계 서비스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버스정류장에 세워져 있는 안내단말기(전체 1600개 정류장 중 200군데 설치)를 유심히 들여다보며 버스노선을 찾고 있던 김종규(42, 법동)씨는 "시민들 위해 만들어 놨을텐데 제대로 써먹지도 못하겠다"고 말한다.

"이거 원 만들어만 놨지 제대로 쓰겠습니까? 특히 컴퓨터나 기계를 잘 다루지 못하는 노인들은 쓰지도 못하겠습디다. 기왕에 돈 들여서 만드는 거 작동하기 쉽게 만들어 놓던가. 아니면 버스 노선이나 배차간격을 정확하게 해 놓던가. 아예 빠져있는 노선도 있고, 여기 있는 노선보고 뭐 하나 찾기도 힘들 것 같습니다."

옆에 있던 박희창(30, 하소동)씨도 "지능형교통시스템도 좋고 첨단교통체계도 좋지만 당장 우리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내버스 문제부터 해결해줘야 되지 않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시내버스 내에 설치되어 있는 정보판의 기능에 대해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시내버스를 자주 이용하는 김선원(22, 중촌동)씨는 "정보판에 정류장 안내, 도착예정 시간 안내 등이 나온다고 하는데 실제 정류장 안내도 너무 띄엄띄엄 나오고 정확하지도 않다"며 "맨날 날씨 정보만 볼 뿐"이라고 말했다.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시내버스 안내 단말기
버스정류장에 설치된 시내버스 안내 단말기 ⓒ 정세연
교통량에 따라 신호가 자동변경되어 교통흐름을 원활히 하고, 교차로에서의 불필요한 대기시간을 감축시킨다는 교통제어시스템 역시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모(36, 탄방동)씨는 "일부 교차로에서는 교통량에 따라 자동으로 신호를 바꿔준다고 하지만 제어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교차로와 연동이 안돼 더 불편하고, 예측가능한 신호체계가 아니라 혼선만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최성운(46, 도마동)씨 역시 "일부 지역에서만 실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연동신호를 감안해 빠른 시일 내에 전지역으로 확대,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을 하는 김모(43)씨는 자동제어 시스템 때문에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다고 한다.

"대덕연구단지 쪽 교차로가 자동으로 신호가 바뀌는데 다른 신호와 연동이 안돼 그 전보다 운전하기가 훨씬 힘듭디다. 또 선사유적지 근처 교차로에서 원래 좌회전 후 직진이라 좌회전을 하고 가려는데 갑자기 빨간불이 들어와서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고. 어차피 막히는 데는 막히는데... 별로 소용이 없는 것 같네요."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금홍섭 시민사업국장은 "많은 비용을 들여 실시한 사업이 실질적인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 내 문제점들을 보완해 대전 전지역의 교통체계가 향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ITS는 새로운 도로 건설 없이 기존의 교통시설에 전자, 정보, 통신 등 첨단기술을 접목시켜 교통체계를 효율화시키는 시스템으로 교통신호 제어(전체 620개 교차로 중 187개 교차로에 제어기 설치), 교통정보 제공, 돌발상황 관리(주요차로 50개소에 CCTV 설치), 시내버스 안내(안내단말기, 버스내 정보판), 단속 등의 6개 분야 14개 시스템으로 되어 구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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