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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정읍시 신정동 소재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건립부지내에서 마한주거지, 백제토기, 옥구슬 등 100여점이 발굴되었다는 지난 16일 원광대학교 마한. 백제문화연구소(단장 김삼룡)의 발표로 학계는 물론 정읍시민들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토목공사가 한창이던 지난해 10월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은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측에서는 지난해 10월21일부터 3개월간의 발굴기간을 설정하고 발굴작업을 해왔다는 것이다.

▲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건립예정부지에서 발굴된 석실
ⓒ 하재성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예정부지인 신정동 산15번지 일대에 매장되어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유적의 파괴와 멸실을 최소화하고 보존대책을 마련하고자 실시했던 문화유적 발굴조사지역 36000평방미터의 면적에서 마한시대주거지 15기, 백제시대 석축묘 9기,옹관묘 1기,고려시대 골호 1기, 고려에서 조선시대에 걸친 토광묘 28기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었다고 발굴단측은 발표하였다.

발굴단측 발표에 의하면 마한주거지의 경우 평면형태와 출토된 유물 등의 속성으로 미루어 인접한 서해안 일대에서 보편적으로 확인된 것들과 구조와 시기에서 비교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자료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또 본 발굴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백제시대 웅진유형의 석축묘 조사를 들 수 있는데 석축묘 유형은 웅진2식을 비롯,3식으로 이행되는 것과 횡구식까지 다양한 편으로 축조기간은 6세기 초엽으로 판단되며 유물에서도 이러한 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다.

출토유물은 직구호, 단경호, 고배, 개배, 삼족토기 등의 토기류가 발견되었고, 금제이식, 곡옥, 관옥 등의 장신구류 그리고 무기류 등에서 피장자의 신분은 유력자였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지역이 전북의 최남단 지역으로 노령을 경계로 영산강유역 문화권과 통하는 길목에 자리잡고 있다는 지리적인 여건은 석축묘의 유형과 더불어 백제 중앙세력의 남진에 대한 정황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조사지역의 환경은 정읍시 남서측에 위치한 신정동 금구마을 일원으로 해발 172m야산자락에 해당하는데 대체로 지형은 남동측이 높고 서북측이 낮은 편으로 남동측은 병풍처럼 높은 산들로 둘러쌓여 있는 반면에 서북측은 농경지가 발달하여 평야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 일원 남측으로는 방장산, 입암산, 삼성산, 내장산 등과 높은 봉우리들이 발달되어 있는데 이러한 산악지형에 따라 자연적으로 전라북도와 전라남도가 경계를 이루기로 한다.

▲ 높은 신분으로 추정된다는 백제시대 석실에서 발굴된 토기류
ⓒ 하재성
이번에 많은 유물이 발견됨으로써 이 일대가 삼국시대 이전부터 중요한 군사전략지였다고 전래되는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게 되었고 이 지역 주민들이 예로부터 신성시하고 있는 三聖山,方丈山,笠岩山,內藏山 일원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가고 있다.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A~E지구까지 5개지구 가운데 A, E지구에서 많은 유물이 발굴되었는데 개간에 의한 삭평으로 훼손이 많을 것이라고 발굴단은 밝히고 있는데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건립부지로 확정되기 전까지 이 일대는 야산으로서 많은 개인 분묘가 산포되어있었다.

지난 16일 그동안의 발굴조사를 발표하는 설명회에는 관련 전문가,시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학자들은 '이전복원해야한다' '전시실을 만들어 전시해야 한다' '지방문화재로 지정 보관해야한다. 그냥 두면 연구소에서 야금야금 먹어 들어갈 우려가 있으니 이전복원을 약속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원자력연구소의 국일현 박사는 "가능하면 중요한 사료들이 나오니까 복원, 보존해야 옳다"며 "전시실을 지어 전시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첨단방사선이용연구센터 건립부지에서 연구가치가 높고 귀중한 많은 유물이 발굴되었다는 소식을 접한 정읍시민들은 "역사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음을 증명하는 귀중한 자료이니만큼 발굴현장에 박물관을 지어 전시하고 계속적으로 발굴조사가 이뤄지도록 정읍시에서 적극 나서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또 유물이 한군데에 몰려있다는 것은 추후 많은 유물이 발굴될 여지가 아주 높다는 것을 의미하니만큼 문화재청에서 직접 조사가 이뤄지거나 공신력있는 학계에 발굴단을 다시 조성해서 철저하게 정밀조사가 이뤄지도록 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유적지의 이전복원 소식을 접한 시민 김석환씨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며 "이전복원은 복원의 아무런 의의가 없으니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한 발굴조사를 하도록 모든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발굴조사의 결과를 접한 시민들은 '백제를 대표하는 주거지가 전라북도를 통틀어서 정읍에서 발굴되었다는 것은 역사를 다시 써야할 정도로 연구가치가 높다"며 "'백제의 문화를 알려면 정읍으로 가라'는 정설이 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정읍이 역사의 중심도시로 부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 문화관광도시를 증명하도록 발굴조사는 계속되어야 한다"며 정읍시장의 각별한 관심을 촉구하고있다.

실제 지난 98년 3월 대한건축학회 창립50주년을 기념하면서 사단법인 대학건축학회에서 쓴 '한국건축사' 170쪽에는 '백제의 주거에 관한 자료는 삼국중 가장 빈약하다. 특히 상류계층의 주택에 관해서는 전혀 밝혀진 것이 없다. 다만 삼국사기 屋舍條에 통일신라시대의 가사제한이 있으므로 이에 근거하여 볼 때 대체적으로 비슷했을 것으로 추측된다'고 적혀있다.

그런데 이번에 발굴조사지역 A지구에서 마한주거지 11기, E지구에서 마한주거지 4기가 발굴되었다는 것은 당시 마을단위로 집단을 이루고 있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마한, 백제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귀중한 사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은 '한국건축사' 171쪽을 보면 '백제가 한성시대를 거쳐 웅진과 사비시대를 지나오는 동안 많은 주거형태가 있었을 것이나 기록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다만 지역을 발굴하는 동안 몇개의 주거지가 확인되어 개략적인 평면을 추측해 볼 수 있다'고 적혀있다.

또 '백제건국의 전후시대로 추측되는 주거지 중에는 수원의 서둔동 야산에서 발견된 철기시대의 수혈주거가 있다(장경호. 1985년. 우리나라의 난방시설인 온돌형성에 대한 연구. 고고미술 165호. 한국미술사학회)', 백제초기 성토인 몽촌토성에서도 주거지가 발견되었다(서울대학교박물관.1985년. 몽촌토성발굴조사보고)', '85년 조사결과 주거지 5곳과 저장시설이 발견되었는데 평면형태로 보아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는 등의 조사보고에 의하면 백제문화를 연구하는 자료가 아주 미약함을 알 수 있다.

▲ 백제고분에서 발굴된 장신구류를 보면 높은 신분임을 쉬 알수있다.
ⓒ 하재성

따라서 이번에 발굴된 유물 및 주거지를 미뤄볼 때 학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시민들의 주장을 신중하게 살펴 정읍시와 원자력연구소의 비상한 관심이 촉구되며 문화재청에서의 정밀 발굴조사가 이뤄져 후손들에게 한점 부끄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지난해 10월부터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의뢰로 이뤄진 문화유적발굴조사는 원광대학교 마한.백제문화연구소장 김삼룡 교수가 단장을 맡았고, 최완규(고고미술사학과 교수) 책임조사원,조사원으로는 마한백제문화연구소 연구원인 김종문, 조규택, 조선영씨가 그리고 조사보조원으로 고고미술사학과 3년 옥창민, 고고미술사학과2년 안현중씨 등으로 구성되었다.

출토유물로 보아 피장자의 신분이 유력자였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은 상류층의 사람을 중심으로 촌락을 이뤘을 가능성이 많고, 정읍사여인이 살았을 것이라고 알려지고 있는 샘바다(정해)마을은 200여미터의 작은 산능성이 너머에 있다.

따라서 이번 발굴조사에서 밝혀진 것처럼 높은 신분계층의 유력자를 중심으로 세력을 갖춘 옛 모습의 원형이 복원되도록 발굴조사가 제대로 이뤄진다면 정읍지역이 문화관광도시로서 크게 부상함은 물론 학계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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