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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권우성
정연주 <한겨레> 논설주간은 13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 당선자가 경제지원 등 미국의 '대담한 조처'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해결,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내 언론계에서 몇 안되는 중견 '미국통'기자로 통하는 정 주간은 "북한핵 문제의 두 주연인 북한과 미국이 서로 제네바협약을 지키지 않았다"며 '미국의 즉각대화'를 전제한 뒤 위와 같이 말했다.

정 주간은 또 지난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것을 두고 "역사가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고, 역사적으로 '시대구분'이 되는 일"이라며 "6월항쟁 세대가 사회의 주역으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정 주간은 이와 관련해, 노 당선자가 '안정형 총리'를 찾기보다는 "새 시대의 정신을 담을 수 있는" 사람을 기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정 주간은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언론개혁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 전망을 가지고 있으며, "'신문고시'와 '공정거래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연주 <한겨레> 주간은
75년 '동아투위' 해직, 11년간 미국 특파원

정연주 <한겨레> 논설주간은 1946년생으로 서울대 상대 경제학과를 졸업, 동아일보에 입사해 자유언론 수호운동을 벌이다 75년 3월 140명의 동료들과 함께 강제 해직됐다.

박정희 군사정권 시절에는 긴급조치 9호 위반으로 투옥, 수배와 도피생활을 하다 82년 11월 서른 일곱의 나이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89년 5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바로 한겨레신문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 11년간 워싱턴 생활을 했다.

정 주간은 언론계로 돌아온 뒤 줄곧 한국 언론, 남북 문제,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들을 써왔으며 한국기자협회 등 언론 3사가 주는 '통일언론상'(97년), 서울 언론인클럽이 주는 '신문칼럼상'(99년)을 수상했다. / 김영균 기자
그는 또 이와관련 "우리나라 조중동이 엄청난 자본을 들여 자전거 뿌리고 김치냉장고 뿌리는 것은 전부 불공정행위다"라면서 "그런 의미에서 조중동은 자본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특히 "조중동의 최근 반미문제(보도)를 보면 그 저변에는 '미국 우리 형님들이 노 당선자가 대통령 되는 것을 불안해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면서 "지금은 촛불시위 등으로 우리 사회의 민족적 자존심이 높아져 있고 따라서 한미관계도 그에 따라 업그레이드 돼야 하는데, 조중동은 여전히 '동생컴플렉스'에 묻혀 있다. '큰형님 얘기를 왜 안듣느냐'하는…. 말하자면 '똘마니 콤플렉스'다"라고 일갈했다.

정 주간은 또 '일부 보수 언론의 '인수위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 "우리 사회를 보면 잘못된 '기능주의'가 있다. 꼭 실무경험이 많고, 그래야 안정된다는 믿음이다"라면서 "중요한 것은 기능보다 정신이다. 새 시대를 담을 수 있는 시대정신을 갖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정 주간은 오랜 미국생활에도 불구하고 비판적 대미관을 견지한 언론인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평소 한미관계를 비롯해 남북문제 등에 대해서도 주목할만한 주장을 펴왔다.

또 한국사회에서 언론권력의 상징어로 통하는 '조중동'(조선 중앙 동아 등 세 보수신문의 약칭) 용어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한 주인공이기도 한 그는 수구언론의 '조폭적 행태'를 비판하는 등 언론개혁에 관한 예리한 칼럼으로 인구에 회자되기도 했다.

다음은 정연주 논설주간과의 일문일답.

- 지난해 <미디어오늘>에서 기자들에게 '존경받는 기자'로 선정됐는데, 소감은.
"300명 중 약 5%, 15명 정도가 나를 뽑아줬지만, 그래도 '후배들과 동료들이 내가 그 동안 살아온 일을 일정하게 평가해 주는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굉장히 행복했다."

- 선정 이유가 어디 있다고 보나.
"나도 잘 모르겠지만 뽑힌 사람들을 보면 주로 언론에 노출된 사람들, 이름이 밖으로 드러난 사람들이다. 나만해도 특파원하고 칼럼쓰면서 알려진 것 아닌가. 그런 면에서는 나는 무대에 있는 사람이고 다수는 아직 무대에 있지 않은 분들이다. 우리 주변에 드러나지 않으면서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는 미안하다."

- 이번 선정과정에서 대부분이 기자들이 '존경할 만한 기자'가 없다는 답변을 했다고 한다. 우리 언론의 현주소라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어쩌면 시대적 특수성과 관련 있지 않겠나. 우리 주변에는 큰 인물이 잘 없다. 음악의 경우만 해도 옛날에는 베토벤, 슈베르트 등이 있었는데, 우리 시대는 그런 사람들이 없는 그냥 '대중사회'다. 아니면 시대적 상황이 너무 치열해서 안에서 대부분 상처입고, 상처를 입다보니 (언론계에)남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송건호, 리영희 선생 가장 존경…, 앞으로도 '언론의 표상'될 것"

ⓒ 오마이뉴스 권우성
-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언론계 인사가 있다면.
"송건호 선생과 리영희 선생 같은 분들이 있다. 두 분의 공통점은 굉장히 시대를 치열하게 살았고, 언론의 외길을 살았고, 군부독재와 타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두 분은 두고두고 언론의 표상이 될 것이고 앞으로도 그 두 분을 능가하는 존경받는 언론인이 나오기 쉽지 않다고 본다."

- <시사저널>에서도 매년 영향력 있는 언론인을 선정하는데.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영향력이 큰 언론인이라는 것은 허수(虛數), 허명(虛名)이 많다고 본다. 신문 발행 부수에 따른 그런 의미에서의 영향력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나는 그런 것에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 이번에 <기자인 것이 부끄럽다>는 등의 책 2권을 냈다.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하고 싶었던 가장 큰 메시지는.
"우선 <정연주의 워싱턴 비망록-1>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70년대 이후 90년대까지 우리나라 최근세사를 내 개인의 삶을 통해 전하고 싶었다. 특히 언론과 관련돼 도대체 동아일보가, 동아투위가 어떻게 이뤄졌고, 박정희와 전두환 시대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삶을 짓밟았는가 하는지에 대해서다.

두 번째는 미국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다. 미국이라는 나라는 상당히 복잡한데, 나는 어느 한 부분 보다 전체를 그리고 싶었다. 그것도 경제, 정치, 사회 등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일어난 사건을 중심으로….

<기자인 것이 부끄럽다>는 10년 동안 써온 글을 정리한 것이다. 내가 늘 가슴속에 품고 있던 세 가지 문제, 언론, 남북, 미국 문제에 대한 내 개인 10년 세월을 모아본 것이다."

- 책제목을 굳이 <기자인 것이 부끄럽다>라고 택한 이유는.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기자인 것이 부끄러운가.
"그럴 수밖에 없었다. 내가 70년 동아일보 입사 후 지금까지 한국은 늘 기자인 것이 부끄러운 상황만 반복됐다. 박정희 군부독재, 동아투위, 전두환의 언론 통폐합, 6월 항쟁이후 소위 조선일보 등 대자본을 배경으로 하는 족벌신문들의 등장…. 이 모든 일들이 정상적인 언론 상황이 아니었다. 나의 기자생활 32년 동안 우리 언론계가 정말 떳떳하고 당당하다는 것을 말할 수 없는 그런 상황이 계속 이어졌다. 거기 몸담고 있는 내가 어떻게 기자인 것이 부끄럽지 않을 수 있나."

조선일보의 '인사(人事) 보도', "특종 아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노 당선자가 얼마전 <한겨레>를 방문한 것을 두고 일부에서는 조선일보의 '인사(人事) 특종'에 대한 반작용 또는 언론 개혁의 의지를 표방하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 있다. 노 당선자의 방문이 갖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
"특별한 의미는 모르겠다. 다만 미루어 추측할 뿐이다. 우선 조선일보의 '특종'이라는 것에 대해 한마디한다면, 나는 그 정도를 특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며칠 있으면 다 드러나는 것이 무슨 특종인가. 내가 생각하는 진정한 특종은 '이 기자가 쓰지 않으면 영원히 묻혀버리는 것들'이다. 가령 뉴욕타임스의 '펜타곤 페이퍼'나 워싱턴포스트의 워터게이트 사건 등이다.

조선일보의 '인사 특종'은 노무현 지지자들에게 정신적인 절망감이나 패배감, 낭패감 그런 것들을 주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러나 더 심각한 것은 조선일보에서 그것을 보도했다고 해서 바로 그 사실을 확인 발표한 노 당선자쪽의 문제다. 물론 발표할 수도 있지만, 주변 언론에서 발표했다고 해서 돌아서자마자 그것을 추인하는 꼴을 보인 것이다. 나는 오히려 거기서 더 큰 낭패감을 느꼈다.

이런 이유로 노 당선자의 <한겨레> 방문은 '노무현도 DJ정권처럼 언론개혁이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주변 우려나 주변의 화해론자들에게 '그것은 아니다'라고 보여주려고 했던 게 아닌가 하는 추측만 해볼 뿐이다."

- 지난 대선에서 노 당선자의 당선이 갖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해방 이후에 있어 지금까지 정치나 역사가 진화, 발전돼 왔다면 이번 경우는 역사가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드는 것이고 본다. 역사적으로 '시대 구분'이 돼 버리는 사건이다. 그리고 시대 구분의 구분점이 있다면 바로 주체세력이 달라진다는 것, '6월 항쟁 세대'가 주역이 되는 것이다.

내가 지난 5일 리영희 선생에게 새해 인사를 하면서, 앞서 노 당선자가 '한국의 입장이 미국의 대북 정책에서 주도적이 되게 하겠다'고 했다는 점을 언급하자 리영희 선생은 '그 이야기를 듣는데 55년이 걸렸다'고 했다. 한국의 대통령이 그렇게 우리 입장을 주도적, 자주적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를 듣는데 55년이 걸렸다는 얘기다.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다."

"북핵문제 북-미 책임, 미국 '대담한 조처', 북한 '대량살상무기' 해결해야"

- 북핵 문제가 가장 큰 사회 이슈로 등장했다. 오랫동안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미국통'으로서 북핵문제를 전망하고 바람직한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면.
"우선 북한 핵 문제의 주연은 북한과 미국이다. 북한은 북한대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굳게 믿고 있다. 구체적 예를 들면, 제네바 기본합의에서는 미국이 북한에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돼 있지만 부시 행정부는 작년초 '핵태세 전략보고서'에서 북한과 세계 7개 국가에 핵 공격을 포함한 선제공격을 할 수 있다는 전략을 채택했다.

ⓒ 오마이뉴스 권우성
아울러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를 완화하도록 돼 있는데, 특히 무역과 금융에 대해 완화하고 종국에는 정치적인 관계정상화까지 간다고 했지만 결국 경제제재를 풀지 않았다. 미국이 볼 때도 북한이 지키지 않은 것이 있다. 결정적인 것 중 하나가 핵무기 개발 시인을 했다는 사건이다. 물론 그것은 아직도 미스테리다.

아무튼 북미가 모두 제네바 기본합의를 어긴 것으로 돼 있고 책임은 양쪽 다 있다. 문제는 북한이라는 나라가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미국의 선제공격 위협, 부시의 '악의 축' 규정 등 엄청난 체제 불안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은 핵무기나 대량살상 무기를 개발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고, 미국을 몰아붙여 왔다.

부시가 이야기한 것 중 하나가, 만약 북한이 핵미사일을 폐기하기만 하면 '대담한 조처(bold approach)'를 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부시는 한번도 그 대담한 조처의 '내용'을 이야기한 적이 없고 북한에 대한 마스터플랜도 없다. 그러니까 북한은 북한대로 대화를 해달라고 머리를 디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상황은 93년, 94년 핵위기의 재판이다.

노 대통령이 취임하면 맨 먼저 해야 할 것이, 미국 가서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풀 경우 부시가 말한 '대담한 조처'를 할 수 있도록 알맹이(내용)를 담게 만들고, 남북정상회담을 빨리 열어 김 위원장에게 전체 틀에서 문제를 풀자고 해야 한다."

- DJ정부는 언론개혁에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그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나.
"결정적으로 타이밍을 놓쳐서 그렇다. 세무조사를 정권초기에 왜 그렇게 끌었나. 공정위가 신문들의 불공정거래 관행을 고치는 작업을 왜 초장부터 못했나. 힘이 있을 때 했어야 하는 것인데…. 국민의 정부는 DJP연합 때문인지는 몰라도 언론개혁의 의지가 처음부터 없었다. 언론개혁을 자율적으로 하겠다는 것이라든지, '캐쉬 앤드 위스키'라든지…, 그런 식으로 조선일보의 간만 키워줬다."

- 그렇다면 언론개혁의 바람직한 방향은. 그리고 아직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노 정권은 언론개혁에 의지가 있다고 보나.
"지금 이 시점에 할 수 있는 것은 신문고시와 공정거래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다. 특별한 일이 아니다. 법대로만 하는 것이다. 불공정한 신문시장 질서를 파괴하는 반자본주의적, 반시장주의적 불공정한 거래를 없애는 것이 공정위 아닌가. 우리나라 조중동이 엄청난 자본을 들여 자전거 뿌리고 김치냉장고 뿌리는 것은 전부 불공정행위다. 그런 의미에서 조중동은 자본주의를 논할 자격이 없다.

노 당선자의 언론개혁은 두고봐야 한다. 걱정스러운 대목이 있기는 하지만 공정위 특별 감사를 요청한 것이라든지, 또 주변에서 줄기차게 공정거래를 엄격히 적용하라는 이야기가 많이 전달됐다고 보면 제대로 하리라고 본다. 그렇지 않으면 또 비판해야지…."

"언론개혁, 법대로만 하면 된다…, 조폭언론 '똘마니 컴플렉스'"

ⓒ 오마이뉴스 권우성
- 조중동을 두고 '조폭언론'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쓰기도 했는데, 대선 과정에서의 보도태도를 둘러싼 논란도 많았다.
"내가 조폭적 행태를 이야기를 했을 때는 소위 군사적인 문화가 바탕에 깔려 있다는 의미였다. 힘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자기 이익을 위해 비상식적인 이야기를 하며 자신의 힘을 과신하는 오만, 이게 군사적인 문화다.

지금까지 조중동은 특히 선거전에서 극악스러운 조폭적 행동을 보였다. 행정수도 이전, 색깔론 등 어떻게 그렇게 노골적일 수 있는가. 특히 이회창 대세론 퍼질 때 심했다.

그러나 대선 끝나자마자 조금 납작 엎드렸다가 최근 인수위나 촛불시위로 건드리고 있다. 최근 반미문제를 보면 그 저변에는 '미국 우리 형님들이 노 당선자가 대통령 되는 것을 불안해한다'는 생각이 깔려 있다. 그것도 미국내 몇몇 보수 논객들의 얘기를 마치 미국 전체의 얘기인 것처럼 대변하고 있다.

지금은 촛불시위 등으로 우리 사회의 민족적 자존심이 높아져 있다. 따라서 한미관계도 그에 따라 업그레이드 돼야 하는데, 조중동을 보면 다른 것은 업그레이드 잘 하면서도 미국 관계는 여전히 '동생컴플렉스'에 묻혀 있다. '큰형님 얘기를 왜 안듣느냐'하는…. 말하자면 '똘마니 콤플렉스'다."

- 일부에서는 보수 언론의 '인수위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우리 사회를 보면 잘못된 '기능주의'가 있다. 꼭 실무경험이 많고, 그래야 안정된다는 믿음이다. 그래서 총리도 자꾸 안정형 총리를 찾는데 그렇게 따지면 과거부터 정권에 빌붙어온 사람들만 살아남게 돼 있다.

왜정 때부터 그 '기능주의' 하다 보니까 왜정시대 순사들을 미군정이 그대로 갖다 썼고, 그래서 역사 청산을 못한 것이 아닌가. 박정희, 전두환 때도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기능보다 정신이다. 새 시대를 담을 수 있는 시대정신을 갖는 것이다. 기능주의에 함몰되면 안 된다. DJ도 그 때문에 실패했다. 기능주의에 함몰돼 경험 있는 사람 아니면 안 된다고 한다면 절대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을 수 없다."

인터넷의 '권력화'?, "영향력 커진 현상일 뿐"

- <조중동>과의 대척점에 서있다는 소위 <한경대>의 보도태도에는 문제가 없었나. 가령 <한겨레> 내부에서도 대선기간 중 보도태도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는 없었나.
"물론 친노무현적인 보도태도 아닌가하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것은 DJ나 노무현과 같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개인 김대중, 개인 노무현이 아닌 그 사람들이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의 측면에서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선에서도, 가령 노무현씨가 상징하는 새로운 물결이 있고, 거기에 저항하는 이회창씨로 상징되는 수구성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이회창씨가 제기하는 '색깔론'을 우리는 비판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그런 것을 단지 중립, 객관이라는 이름으로 비판하지 말아야 하는지 묻고 싶다."

- <동아>는 대선 전과 그 이후에도 인터넷 매체의 '권력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지금 인터넷은 '권력화'의 문제가 아니고 영향력이 커진 하나의 현상의 문제다. 권력화란 힘을 가진 존재가 의도를 가지고 어느 한쪽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만약 오마이뉴스가 엄청나게 커진 매체를 가지고 무리하게 어느쪽으로 끌어간다면 그 때는 언론 권력화 비판을 받게 돼 있다.

그러나 예를 들어 <동아>가 지금처럼 촛불시위를 가지고 시비를 건 경우는 아니다. 촛불 시위는 한미관계의 발전과정에서 지금쯤 터져나올 때가 된 것이다. 그런 과정에 있는 것인데, 오마이뉴스가 의도적으로 휘몰아왔다면 비판을 받겠지만 나오지 않으려는 사람을 억지로 끌고 나온 것이 아니잖느냐."

- 인터넷 매체의 가능성에 대한 평가와 전망을 해본다면.
"인터넷은 이번 선거를 통해 쌍방향성에서 오는 엄청난 파괴력을 확인했다. 예를 들자면, 정몽준씨가 노무현씨를 버리고 난 뒤 가장 확실하게 확인된 것이다. 다만 인터넷이 엄청나게 막강해졌고, 그에 따른 책임 문제도 깊이 고민해 볼 때가 되지 않았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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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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