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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3일자 중앙일보를 보면서 짜증나는 감정을 억누를 수 없었다. 한면 한 면 넘길 때마다 전면광고가 게재돼 있는 것이다. 전면광고는 신문광고 중 특히 광고비가 비싼 광고이지만 이에 비례하여 가장 광고효과가 높은 광고 사이즈이기 때문에 신문사의 경영상 문제임을 이해하고 기사를 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넘기는 족족 전면광고가 실려 있는 것이다. 상품광고에는 별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기사를 보기 위해 결국 36면을 모두 넘겨본 후, 도대체 전면광고가 몇면을 차지했는지 확인을 해 보았다.

전체 36면 중 전면광고는 50%인 18면을 차지하고 있었다. 물론 전면광고 18개 지면을 제외한 나머지 18면은 빠짐없이 5단통 광고(전면의 33%지면 할당)를 게재하고 있었다. 도대체 전체 신문의 지면 중 몇%를 광고가 장악하고 있는 것인가. 전체 신문의 무려 70% 이상을 광고가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언론방송매체를 불문하고 한국의 신문광고는 광고 매출규모 면에서 광고매체 1위의 자리를 수성해왔다. 하지만 2000년을 기점으로 TV광고에 1위자리를 빼앗긴다. 2000년 당시 신문 광고비는 2조1214억원, TV광고비는 2조687억원이라는 높은 매출실적을 올림으로써 신문광고비가 TV광고비를 조금 앞섰으나 실질적인 수입면에서 텔레비전이 신문을 앞서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 주요신문의 발행면수 대 광고단수를 비교해 보면 대부분의 신문이 50% 이상을 광고지면으로 할당되고 있다. 이는 총매출액에서 광고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율이 대부분 80%를 상회함으로써 주요 신문들의 수입구조가 신문구독료보다 광고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1999년 당시 조선일보는 총매출액 3912억원 중 2865억원, 중앙일보는 총매출액 3344억원 중 2642억원, 동아일보는 3106억원 중 2419억원이 광고수입으로 확인됐다. 2003년 1월 현재 36면 발행이 기본지면수로 정착돼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매출액은 물론 광고수입도 훨씬 높으리라 예상된다.

물론 광고 없이는 신문사의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현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신문사 매출의 80%, 지면의 50% 이상이 광고로 채워지는 기형적 경영수익구조는 무수한 문제지적에도 불구하고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경영과 소유의 분리, 경영수익의 합리화, 발행부수의 과다성과 정확성 문제, 자전거 신문이라는 불명예를 무릅쓰고 자행되는 판촉행위, 상품의 가치와 시장의 경쟁논리가 배제된 획일적이고 과다한 광고요금, 압력성 기사 또는 강요성 광고 논란 등 해결해야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미국의 Editor and Publisher(www.editorandpublisher.com)는 '99년도 세계 100대 신문 순위(발행부수 기준)를 발표했는데, 미국과 영국의 주요 신문사 중 월스트리트저널은 175만부로 20위, USA투데이는 167만부로 23위, 뉴욕타임스는 108만부로 40위, LA타임스는 107만부로 41위, 워싱턴포스트는 76만부로 69위, 영국의 더타임스는 72만부로 72위를 차지했었다.

당시 한국의 신문사는 '조선일보 273만부 10위, 동아일보 215만부 13위, 중앙일보 202만부 15위, 한국일보 200만부 16위, 경향신문 148만부 25위, 대한매일 70만부 78위'라는 높은 발행실적으로 5개 신문사가 상위에 선정됐다.

결론적으로 인구 4천만명이라는 열악한 시장여건(?)하에서 몇 억명이 넘는 시장을 갖고 있는 미국이나 영국의 유력일간지보다 높은 발생부수를 자랑하는 한국 신문사들의 마케팅 능력을 높이 평가해야 할지, 무리한 발행 부수로 광고수입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비난해야 할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덧붙이는 글 | 중앙일보 정기구독자 가족으로서 한마디하고자 한다. 부모님이 문화예술 관련 기사를 볼 목적으로 유일하게 중앙일보를 정기구독하고 있으므로 종종 중앙일보를 본다. 이 기사는 중앙일보의 경영에 간섭하거나 비난할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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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기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면서 네티즌들과 정치,사회문제들에 대하여 상호 공유하기위하여 기자회원으로 가입하였습니다. 특히 언론,정치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언론,정치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모든 것이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건축업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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