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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는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참 많은 굴곡과 감동, 그리고 아쉬움이 교차하는 한 해였습니다.

매일 아침, 길을 나설 때면 월드컵 개최 D-x일 표지를 보며 왠지 모를 설레임을 누르며 하루를 시작하곤 했는데, 어느 날 아침, 드디어 그 '월드컵'이 시작됐더군요.

눈앞에 다가온 '월드컵'이란 정체의 거대한 감동은 상상을 훨씬 초월했습니다. 마치 수십만 수백만의 선수가 한 게임 한 게임을 같이 뛰는 듯 한 기분으로 격렬한 심장박동을 공유 했었죠.

개인적으로, '대선'이란 또 하나의 축제는 제게 더 큰 감동으로 찾아왔습니다.

11월 중순 쯤부터이던가요? 하루하루 날짜가 가는 것이 너무도 초조해서 정말 한 보름씩 잠들었다 깨었으면 하는 소망이 생길 정도였죠.

각 방송사의 출구조사 카운트 다운이 시작되면서 벌벌 떨리던 내 손과, 승리를 확인하던 순간의 내 눈물은 아마도 평생 잊지 못 할 감격으로 남게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그 외에도 참 많은 사건 사고들과 함께 드디어 이 해도 우리 곁을 떠나갑니다.

군 입대 전, 사회인으로서의 마지막 ‘온전한 한 해’를 정리하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 대개가 그렇듯이 ‘군대’라는 존재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한 사람의 인생에 있어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지는 곳입니다.

아직 덜 자란 머리와 가슴에, 그 무게가 버거워서 입대전 한두해는 의미없는 방황으로 지나쳐 버리기 일쑤이기도 하구요.

저 역시 지난 서너 해를 덧 없는 방황으로 흘려버릴 뻔한 평범한 학생입니다. 더구나 남들보다 두어해 늦게 가게 되는 군대인지라, 스물을 갓 넘긴 후 서너 해를 이렇게 흘려보내고도, 제대 후에 진짜 사회에 나가게 됐을 때 후회하지 않는 인생이 가능하려나 하는 걱정에 잠 못 이룬 날들도 많았습니다.

지난 몇 달이 제 곁을 스치기 전까지는요.

내가 바라고 우리가 염원하는 상식이, 비록 힘들게 나아갈지언정 우리를 외면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 한 조각과, 자아의 정체성-꿈-을 확인하게 되는 계기라는 큰 선물 몇 가지를 받아 가지고 입대를 하게 됐습니다.

거기다, 부가 품목으로 따라 와준 것들- 내가 가야 하는 ‘군대’란 곳에 우리 대통령도, 그의 아들도 나와 하등 다를 것 없이 똑같이 고생을 하며 일개 사병으로ㅅ 의무를 마치고 나왔다는 그 사실에 못내 잘 지워지지 않았던 가슴한구석의 어두움이 걷히는 기분입니다.

지난날의 청년들, 선배들이 그래왔듯이 원하든 원치 않든 제대를 한 후에는 제게도 많은 변화가 있겠지요.

그러나 주어진 일을 능동적으로 헤쳐나가겠다는 다짐과, 사회를 바라보는 순수한 소망 섞인 눈을 포기하지는 않겠다는 약속을 하며 그곳에 가려합니다.

덧붙이는 글 | 떨리는 마음으로 처음 쓰는 글 입니다. 모자란 점 많더라도, 부디 널리 양해해 주시어 저와 함께 호흡을 나눠 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꿈꿔오던, '상식'에 조금 더 가까워진 사회속에서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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