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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대구시 주요 언론들이 시민공모주 강매에 대한 대구시민의 불만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월드컵 4강 진출은 국민적 경사였지만, 이후 대구시에는 시민축구단 창설이라는 무리수가 등장하였다.

주로 대구시내의 언론 기관들에 의해 자극된 시민축구단 창설 움직임은 조해녕 대구시장의 주도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160억원을 모금액을 목표로 현재 50억원 정도가 주식 공모라는 미명하에 반강제로 모금되었다.

대구시를 대표할 프로축구단이 연고 대기업 등에 의해 추진되는 것은 환영하는 바이다. 그러나 축구단 창설 비용 160억원을 시민공모주로 모금하겠다는 것은 당초부터 무리한 생각이었다.

어렵사리 기업을 이끌어 가는 기업인에게 우선적으로 모금액을 할당하였으나 약 30억에 이르는 돈으로는 축구단 창설이 불가능하였으며, 이후 대구시는 협조사항이라는 명목하에 경북도, 교육청, 학교, 관공서, 중소기업인, 학생, 금융기관 등 전방위적으로 모금 압박에 나서고 있다.

시민공모주 모금을 통한 축구단 창설을 주도하고 있는 대구시장은 최근 여타 업무 보다도 공모주 청약 업무에 더 분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치구, 일선 행정기관, 단위학교, 새마을 금고 등도 공모주 할당 때문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구경실련 등과 같은 시민단체에는 대구시의 공모주 모금 압력에 대한 제보가 잇따르고 있으며 경실련, 공무원직장협의회 등에서는 이미 대구시의 시민주 공모 방식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축구단 창설은 위한 시민공모주 모금은 반드시 자발적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그러나 대구시는 지금 100억원에 달하는 모금 부족분을 충당하기 위해 대구 시민과 기업, 각종 단체를 강력하게 압박하고 있다.

이전에도 공무원, 교사, 학생, 회사원 등에 대한 각종 행사 티켓을 자치단체가 할당하여 반강제로 판매한 적이 빈번하였으나, 작금의 시민공모주 모금 압력은 과거 군사정권시대에나 찾아 볼 수 있는 한심한 작태라 하겠다.

지방분권 세력의 주도자 역할을 자처하는 자치단체장들이 보여 주는 이러한 구태의연한 관주도 모금행사는 지방자치의 의의를 무색하게 하는 제왕적자치의 일단을 보여 주는 것이다. 더구나 모금에 시달리는 대구 시민들과, 권력에 눌려 마지 못해 돈을 내놓는 기업과 단체의 처지에 대해 대구시의 주요 언론 마저 입을 닫고 있는 현실에는 아연할 뿐이다.

언론들이 시민들의 처지를 외면하는 이유는 자기들이 대구시 축구단 창설을 주장하였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부 언론들은 대구시가 삼성 등의 기업에 모금을 요구한 사실을 자랑스럽게 보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우리 대구는 딴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본 기자가 평소 지방 분권 운동에 대한 지식인들의 신중한 고려--즉 성찰적 자치--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현재의 지방 자치하에서도 관주도적 독단적 행정 행위를 막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지방의 언론과 기득권, 정부가 한목소리를 낼 경우, 그로 인한 정책 실패의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들이 부담해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생기게 된다.

대구시는 더 이상 시민, 기업, 공무원을 피곤하게 하는 강제 모금 방식을 중지해야 한다. 특히 조해녕 시장은 무리한 목표의 추진 때문에 대구시 행정을 등한시 하는 모습을 중지해야 한다.

대구 시장은 '모금시장'이라는 라벨이 달리기 전에, 지금이라도 대구 시민들의 민생을 챙기야 한다. 또한 대구의 언론들도 자기들의 주장을 무리하게 고집하지 말고, 시민의 고충을 제대로 전달하는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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