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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후보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불안하고 미숙한 급진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는 없으며, 지난 5년의 국정파탄과 부정부패를 기억한다면 실패한 민주당 정권에게 심판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이회창 후보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불안하고 미숙한 급진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는 없으며, 지난 5년의 국정파탄과 부정부패를 기억한다면 실패한 민주당 정권에게 심판을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는 16대 대통령선거 공식선거운동 마지막 날인 18일 오전 8시40분 당사 10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바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금은 북한 핵 문제, 부정부패, 경제불안, 교육붕괴 등 위기적 상황"이라며 "국민의 힘으로 나라를 구하고 새희망을 만들자"고 말했다.

또 이 후보는 "지난 5년간 국정파탄과 부정부패를 기억하신다면, 실패한 민주당 정권에게 심판을 내려달라"며 "내일은 안정이냐, 불안이냐를 선택하는 날이고 불안하고 미숙한 급진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이 후보는 대통령이 된다면 "겸손한 대통령, 서민생활의 아픔을 헤아리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밝힌 뒤 "화합과 통합의 시대를 열어 비열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포부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또 ▲청와대 개혁 ▲정당에 관계없는 인재 등용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이번 선거 판세는 어떻게 보고 있나.
"지금은 겸손히 마지막 국민 선택을 기다리는 심정이다. 물론 국민들의 선택은 저와 우리 당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몇 표 차이로 이기느냐는 지금 말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했다.

이번 대선은 여러 면에서 과거 대선과 차이가 있었다. 우선 과거 대선보다 혼탁한 선거운동이 없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흑색선전 등이 여전히 있었던 점은 개선돼야 한다. 분명한 것은 정권이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년간 실패한 정권이라면 바뀌는 것이 민주주의다."

- 미 행정부도 이번 선거에 관심이 많다. 이 후보가 노무현 후보보다 한미관계, 대북관계에 있어서 나은 점이 있다면.
"기본 인식이 문제다. 한미관계는 근본적인 동맹의 터전 위에서 한반도 문제와 동북아 문제를 이뤄내야 할 중요성이 있다. 이는 친미, 반미의 차이가 아니다. 야당 총재로 있으면서 4강국을 다니고 지도자들을 만나 외교 경험과 신뢰, 이해를 쌓았다. 이런 경험이 한미관계에 중요하다.

대북관계에 있어서도 햇볕정책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남과 북 쌍방이 먼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지켜야 한다. 그 동안은 원칙이 없었고 남북 생각이 서로 달랐다.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 한다는 원칙 하에서 상호주의 관계를 통해 남북관계를 풀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납득시켜야 한다.

강제적 수단보다는 대화로 추진할 것이다. 북한이 남한 새 정부가 분명한 원칙을 가진 것을 안다면 그들의 정책이 바뀌어야 문제가 풀린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공약중 좋은 것은 모두 수용하고, 야당 지도자들과 늘 국정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후보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공약중 좋은 것은 모두 수용하고, 야당 지도자들과 늘 국정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 이번 대선을 통해 국민들이 정치에 바란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또 세대대결이라고 하는데, 세대대결이 정말 있다고 생각하는지. 아울러 이러한 갈등의 해결 복안은.
"이번 선거는 현 정권의 비리에 대한 혐오감과 심판이었다. 동시에 국민들은 변화와 개혁을 바랐다. 정상적이지 않은 것들이 정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랬고, 정상으로 돌아갈 뿐 아니라 도약하기를 원했다. 변화와 개혁으로 21세기를 풀어가야 한다는 욕구가 있었다.

젊은 세대가 감성적이고 활발하지만 굉장히 정확하고 미래에 대해 잡혀진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나라가 제 갈길로 가기를 원했다. 내가 느낀 것은 우리 당의 '나라다운 나라'라는 슬로건이 많은 젊은이들에게 공감을 줬다는 것이다. 그 동안 젊은 세대와의 교감에 차이가 있었지만, 그 거리가 많이 좁혀졌다."

- 국민연금 등 복지정책 공약을 구체적으로 밝혀달라.
"우리는 2010년 국민소득 10만불의 강국을 목표로 뛰는 정책을 쓸 것이다. 동시에 '패자부활'과 같이 저소득층 배려를 함께 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2038년이면 적자가 되고 2045년이면 바닥나게 돼 있다. 이렇게 되면 30, 40대는 연금을 못타는 불행한 시대가 온다. 지금의 국민연금 문제는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군연연금과는 별개의 문제다. 저나 노 후보 모두 국민연금을 OECD 수준으로 받자는 점은 동일하다.

법을 개정하게 되면 지금 보험료 내는 사람들은 영향이 없다. 개정된 법부터 보험료를 내는 사람에게 법을 적용할 것이다."

유능한 인재로 정부를 구성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후보가 말한 드림팀 정부의 구체적 내용은.
"내각에는 총리가 있다. 현재 우리는 대통령 중심제이지만 내각 총리는 실질적 권한 책임을 가져야 한다. 장관 중심으로 내각을 이끌어가야 한다."

이회창 후보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만드는 정부는 최고의 드림팀이 될 것이며, 가장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삼고초려해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이회창 후보는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가 만드는 정부는 최고의 드림팀이 될 것이며, 가장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삼고초려해 모실 것"이라고 밝혔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회창 후보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지금 이 나라가 처한 사정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북한 핵문제, 부정부패, 경제불안, 교육붕괴... 이 모든게 위기적 상황입니다.

내일 국민 여러분께서는 역사적인 선택을 하십니다. 한 표, 한 표에 대한민국의 국운이 걸려 있습니다. 내일 국민의 힘으로 이 나라를 구해야 합니다. 새희망을 만들어야 합니다.

지난 5년의 국정파탄과 부정부패를 기억하신다면, 실패한 민주당 정권에게 심판을 내려 주십시오. 내일은 안정이냐, 불안이냐를 선택하는 날입니다.

대한민국은 여러분의 부모 형제가 피와 땀으로 세운 나라입니다. 불안하고 미숙한 급진세력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러분의 단합된 힘으로 정권교체를 이뤄어내 주십시오. 저 이회창은 사사로운 권력을 탐하기 위해 정권교체를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이 나라를 구하려면 정권을 교체하는 길 밖에 없습니다.

정권이 바뀌어야 나라가 바뀝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대통령 한 사람만을 뽑는 게 아닙니다. 국정을 담당한 사람들과 정책을 선택하는 선거입니다.

누가 핵 위기로부터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는지, 누가 부정부패를 청산하고 깨끗한 정부를 세울 수 있는지, 누가 정치를 바로잡고 경제, 교육을 살릴 수 있는지, 여러분께서 분명하게 선택을 해 주십시오.

이회창 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친뒤 참석한 대학생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이회창 후보가 기자회견을 마친뒤 참석한 대학생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통령이 된다면 저 이회창, 겸손한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사랑과 애정으로 국정을 보살피고 국민을 받들겠습니다. 서민생활의 아픔을 헤아리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장관들과 함께 서민의 삶의 현장 속으로 찾아가 직접 고민을 듣고 체험해서 정책을 결정하겠습니다.

과거의 잘못을 용서하고 화해와 통합의 시대를 열겠습니다. 지난날의 부정부패는 반드시 그 진실을 밝힐 것입니다.

하지만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않겠습니다. 처벌은 관용의 정신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 비열한 정치보복의 악순환을 제가 끊겠습니다.

그러나 새 정부의 부정부패는 추상같이 다스리겠습니다. 권력부패에 대한 국민의 냉소를 더 이상 방치해두지 않겠습니다.

제가 해야 할 첫 번째 개혁은 권력을 개혁하는 것입니다.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부터 개혁대상입니다. 부패 비리의 소지를 원천적으로 없애고, 대통령 비서는 비서의 일을 충실히 하도록 만들겠습니다.

저 이회창이 만드는 정부는 최고의 드림팀이 될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참신하고 유능한 인재들을 삼고초려를 해서 모실 것입니다. 민주당의 공약 중에서 좋은 정책을 모두 수용할 것입니다. 야당 지도자들과 늘 국정을 함께 논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통령이 되면 저는 강력한 지도력으로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저력을 한 곳에 모을 것입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낸 뚝심, 민주화의 꽃을 피워낸 헌신과 희생정신, 이 모두를 용광로에 담아 국민통합을 이루고 대한민국을 재창조하는 길로 나아갈 것입니다. 온 국민의 힘과 마음을 하나로 모아서, 세계 10대 강국에 당당하게 진입하겠습니다.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5년 전, 저 이회창은 여러분의 선택을 받는데 실패했습니다. '좀 더 많이 배우고 준비하라'고 저에게 주셨던 지난 5년의 시간, 많이 반성하면서, 많이 배웠고, 준비도 많이 했습니다.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저에게 힘을 보태 주십시오.

저 이회창, 모든 것을 다 버렸습니다. 다 버린 빈자리에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저는 오직 국민여러분과 함께 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다 바치겠습니다.

지금이야말로 말없는 다수의 애국심이 필요합니다. 감사합니다.

2002년 12월 18일


이회창 후보는 당사 10층에 마련된 종합선거상황실을 방문해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이회창 후보는 당사 10층에 마련된 종합선거상황실을 방문해 당직자들을 격려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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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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