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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훈우
학점 다음으로 기업들이 취업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것이 ‘어학’ 실력이다.

어학 요건은 비슷하게 제시하고 있는 데 대우나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의 대부분은 영어 회화를 필수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LG는 어학조건으로 TOEIC, TOFLE, JPT, HSK 등 2년 전까지의 어학성적표 제출을 요구한다. TOEIC의 경우 해당모집분야에 따라서 차이가 있지만 기본적으로 700점 이상이 되야 지원이 가능하다는 게 전반적인 분위기다.

성공회대 3학년 심정택씨는“토익이 쉽게 오르는 게 아니잖아요. 오랫동안 계속해야 되니까 힘들죠. 학원 다녔었는데 그 동안 안 하려다 다시 시작하려니 어렵네요”라고 말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취업 요건 중에는 ‘컴퓨터 실행 능력’도 빠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컴퓨터는 인터넷 활용, 워드/엑셀 등 기본프로그램 활용 능력과 다양한 경험을 요구한다.

이밖에도 사회봉사활동, 배낭여행, 동아리 활동과 같은 직접경험과 아르바이트와 인턴같이 전공을 활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험을 채용시 고려하는 것도 늘고 있다. 자격증의 경우 계열사와 채용 분야에 따른 필요 자격증 보유시에 가산점을 부여하고 있다.

이렇게 서류 전형 등을 통과하고 난 뒤에도 취업으로 가는 길은 멀기만 하다. 서류 전형보다 진땀나는 면접이 남은 것이다. 면접의 경우 간단히 일해 본 경험, 왜 이 회사를 택했는가와 같은 입사 동기, 어떤 각오로 일하고 싶은 지에 관해 묻는 것이 보통이다. 한화증권 인사팀 최규진씨는“일에 대한 업무지식보다 태도를 중심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요즘 기업들은 기존의 딱딱한 면접 방식에서 탈피해 자연스러운 분위기 속에 지원자의 숨겨진 면을 유도하여 적합한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색다른 면접방식이 등장하고 있다. 술자리에서 면접관들이 지원자들에게 장기자랑을 요구해서 성격을 짐작해보거나 술자리 매너, 술 주정 등을 체크하기도 한다. 디자인이나 서비스 직종 관련의 면접에서는 자율복장으로 지원자의 감각을 알아본다.

현장 리쿠르팅 면접은 취업 박람회에서 즉흥적으로 입사지원서를 받아 현장에서 면접을 보는 형식이다. 기존의 과정을 단번에 줄여 빠른 채용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밖에도 채팅, 화상면접 등을 이용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면접형식에 대해 고려해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취업을 위한 공부만 한다고 고용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취업인구 정해져 있어, 취업 낙방생은 있기 마련

이것저것 요구사항이 많다고 딱히 벗어날 방법도 없다. 취직을 걱정할 시기가 되면 모두들 사회에 고용되기 위한 수단을 마련하기 바빠진다.

E대학의 4학년 심모씨는 취업 준비에 한창이다. 반년 전부터 취업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그는 1, 2학년 때는 학과 공부만 좀 해두면 되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이었다. 그러나 막상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6개월 해외연수를 시작으로 일본어 자격증, TOEIC, 컴퓨터 자격증을 따놓느라 정신이 없다.

“영어 전공인데 경영도 복수전공 하고 있어요. 졸업하면 금융업계나 증권사 쪽에서 일하고 싶어요. 경영 공부하는 다른 친구들은 투자상담사 자격증 따놓은 친구들도 많아요.”

그는 이미 이력서를 작성해 취업을 원하는 은행이나 증권회사에 한 부씩을 돌려놓았다고 했다. 갑작스레 결원이 생기면, 취업의 기회를 잡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앞으로 그의 계획은“복수전공하고 있는 경영이 24학점이 남아서 겨울에 계절학기 들으려고요”이다. 나름대로 취업으로 향하는 길을 차근차근 밟아 나가는 셈이다.

그렇다고 모두가 취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취업 재수생은 이모씨는“졸업한 지 6개월이나 지났는데 이력서를 내면 서류전형은 거의 통과합니다. 면접을 여러 번 봐서 더 이상 떨리는 것도 없고 잘 봤다고 생각되지만 항상 낙방이예요”라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많은 학생들이 나름의 준비를 함에도 불구하고 고용되기는 쉽지 않다.

취업알선회사 인쿠르트의 조성안 대리는 현재 대졸 취업 상황에 대해 “경기가 하락해서 채용인원이 축소되거나 보류되었고 우선 들어가고 보자는 인식이 팽배해서 하향지원과 복수지원이 들어가는 문을 좁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성안 대리는 “학생들이 눈높이가 너무 높다. 석·박사, MBA소지자 등의 고학력자들이 하향 지원하는 추세인데 대졸자인 학생들이 경쟁에서 뒤쳐지는 게 당연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결국, 아무리 노력해도 정해진 취업인구는 정해져 있기 나름이니 취업에 낙방하는 대학생들도 있기 마련이라는 말이다. 취업으로 향하는 길은 수능을 치르고 점수에 따라 대학과 학과를 정하던 모습과 너무도 닮아있다.

덧붙이는 글 | 대학생신문 173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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